물결치는 영화의 바다…힘찬 돛 올린 부국제 [2024 BIFF]
김예슬 2024. 10. 2.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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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영화의 바다로 힘찬 항해를 시작했다.
2일 부산 우동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열린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에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인이 한자리에 모여 축제의 장을 꾸몄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아시아의 시선, 영화의 바다'라는 슬로건과 함께 돛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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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영화의 바다로 힘찬 항해를 시작했다. 2일 부산 우동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열린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에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인이 한자리에 모여 축제의 장을 꾸몄다. 배우 강동원, 차승원, 박정민, 김신록 등 개막작 출연진부터 이정재, 송중기, 이동휘, 이준혁, 장동건, 김희애, 예지원, 김규리, 권해효 등 배우들과 해외 영화인까지 빼곡하게 자리했다. 배우 안재홍, 박보영의 사회로 진행된 현장에는 4500명을 훌쩍 넘기는 관객이 운집,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샤넬과 함께 처음으로 까멜리아상을 제정해 시상을 진행했다. 첫 번째 수상자는 류성희 미술감독이다. 영화 ‘살인의 추억’, ‘올드보이’, ‘괴물’, ‘국제시장’, ‘암살’, ‘헤어질 결심’ 등의 미술 연출을 맡은 그는 한국 영화계에 영화 미술의 새 지평을 연 입지전적 인물로 평가받는다. 박찬욱 감독과 작업한 ‘아가씨’를 통해서는 한국인 최초로 칸영화제 벌칸상을 받는 성과를 거뒀다.
“의미 있는 상을 만들어 주셔서 감사하다”고 운을 뗀 류성희 감독은 “영화를 시작할 땐 여성 미술감독이 없었고 장르 영화는 남성들의 영역으로 인식됐다”면서 “멜로나 로맨스가 아니면 고용이 어렵다고 거절당할 때마다 어떻게든 살아남아 인식과 문화를 바꾸겠다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류 감독은 “편견을 버리고 모두에게 균등한 기회가 주어진다면 우리 앞에 펼쳐질 가능성은 무한할 것”이라면서 “새 도약을 꿈꾸는 재능 있는 여성 영화인들과 수상 영광을 함께 나누겠다”고 했다.
이날 개막식에선 한국영화공로상과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수상도 이뤄졌다. 한국 영화를 전 세계에 널리 알린 배우에게 수여하는 공로상은 지난해 말 작고한 고(故) 이선균에게 돌아갔다. 그의 지난 연기세계를 돌아보는 영상이 나올 땐 송중기 등 객석에 자리한 동료 배우들이 눈시울을 붉혔다.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은 올해 ‘뱀의 길’과 ‘클라우드’로 부산을 찾은 일본 명장 감독 구로사와 기요시가 선정됐다. 봉준호 감독과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도 축사를 보냈다. 무대에 오른 기요시 감독은 “훌륭한 상을 받아 놀랍다”면서 “상상도 못 했다”며 기뻐했다. 그는 또 “영화를 찍기 시작한 지 40년이 됐고 처음 부산국제영화제에 참가한 게 20년 전”이라면서 “영화 인생의 반을 부산국제영화제가 지켜봐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간의 경력으로 이런 명예로운 상을 받았다”며 감회를 전했다.
개막작으로 꼽힌 넷플릭스 ‘전,란’(감독 김상만) 팀도 무대에 올라 인사를 전했다. ‘전,란’은 대대로 무도인을 배출한 양반가 아들 종려(박정민)와 그의 몸종 천영(강동원)이 우정을 키우다 전란으로 서로 적이 돼 재회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제 안위만 생각하는 선조(차승원)와 나라를 위해 몸 바쳐 싸웠으나 인정받지 못한 의병들의 분노도 함께 펼쳐진다. 연출을 맡은 김상만 감독은 “사회 계급 시스템에 놓인 이들의 이야기지만 오늘날 개개인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강동원·박정민·차승원·김신록·진선규·정성일 등 배우들도 “분에 넘치는 영광”이라며 설렘을 담은 소감과 함께 기대를 당부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아시아의 시선, 영화의 바다’라는 슬로건과 함께 돛을 올린다. 이날 최초 공개한 개막작 ‘전,란’을 시작으로 오는 11일 폐막작 ‘영혼의 여행’(감독 에릭 쿠)까지 열흘간 여정에 나선다. 총상영작은 279편이다.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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