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했다" 관광객 몰린 해변서 남녀가…'벙커샷' 연습 삼매경

삼척 해변에서 골프 연습을 하는 한 남녀의 모습. 사진 YTN 캡처

전시회로 관람객이 몰린 해변에서 한 남녀가 골프 연습을 하는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일고 있다.

29일 YTN은 지난 27일 오후 강원 삼척 해변에서 골프 연습을 하는 한 남녀의 모습을 보도했다.

공개된 영상에는 여성이 해변 백사장 위에서 골프채를 휘두르고, 옆에 있던 남성이 자세를 가르치며 시범을 보이는 모습이 담겼다. 이들이 스윙을 하자 골프공이 해변 곳곳으로 날아갔다.

당시 삼척해변에서는 지난 25일부터 열린 제9회 삼척 국화 전시회로 인해 관람객들이 수시로 오가고 있었다. 그러나 이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골프 연습을 이어갔다.

영상을 제보한 이는 YTN에 “설마 골프채인가 해서 제가 한참 보는데, 골프채고 공이더라”며 “힘 조절을 못 해서 날아오면 맞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해변과 공원 등 공공장소에서 무분별한 골프 연습이 이뤄지고 있는 광경이 포착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제주와 속초 등 다른 지역 해변과 공원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목격돼 공분을 산 바 있다.

이 같은 무단 골프 연습을 제재할 구체적인 근거는 현재 마땅치 않다. 사람이 맞는 등 실제 발생한 피해가 없으면 경범죄처벌법에 따라 최대 10만 원의 벌금 정도를 물릴 뿐이다. ‘민폐 골프 연습족’ 등장에 따라 2021년 공공장소에서 골프 연습을 금지하는 이른바 ‘무단 골프 방지법’이 발의됐으나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번 22대 국회에서도 공공장소에서 골프 연습을 금지하고 이를 어길 시 최대 1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법률 개정안이 재발의 됐으나 아직 통과되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최근 서울시가 제19회 조례·규칙심의회를 통해 심의·의결한 조례·규칙 공포안에는 서울시 어린이놀이시설 내 행위 제한 규정이 신설된 바 있다.

이 조례는 최근 어린이놀이시설에서 골프 연습 등 물건을 던지거나 타격하는 행동을 하는 일이 발생하면서 마련됐다.

개정된 조례에 따라 서울시 놀이시설에서 ‘물건을 던지거나 타격해 시설물이나 이용자에게 위험이 되는 행위’는 금지된다. 지자체가 나서서 중지 요청을 할 수 있으며, 그럼에도 위반 시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