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장에서는 흥행 성적이 저조했지만, 넷플릭스 공개 후 반전의 주인공이 된 한국 영화들이 있다. 극장 개봉 당시에는 관객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으나 OTT 플랫폼에서 다시금 재조명되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낸 사례들이다. 이는 최근 관객들이 영화를 소비하는 방식이 변화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다양한 장르를 접할 수 있는 넷플릭스는 숨겨진 명작을 발굴하는 공간으로도 기능하고 있다. 아래 소개할 7편의 영화는 극장에서 고배를 마셨지만, 넷플릭스 순위권에 오르며 ‘재발견’된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 감독
- 출연
- 이설,김찬형,장남부,박종환,차래형,서현우,정재광,서혜린,허성태,차미경,김하은,김진황
- 평점
브로큰 (2025)

2025년 2월 개봉한 <브로큰>은 하정우, 김남길, 유다인, 박종환 등 화려한 캐스팅에도 불구하고 극장에서는 약 19만 관객에 그치며 흥행에 실패했다. 손익분기점 110만 명에 한참 못 미쳤던 이 영화는 넷플릭스 공개 하루 만에 국내 영화 순위 1위를 기록하며 대반전을 일으켰다. 김진황 감독이 연출한 <브로큰>은 시체로 발견된 동생, 실종된 동생의 아내, 이 모든 사건과 맞닿은 베스트셀러 소설까지, 퍼즐처럼 얽힌 미스터리를 추적하는 민태(하정우)의 이야기를 그린다. 개봉 당시 관객들의 평점은 저조했지만 OTT 플랫폼 내 환영받는 장르 특성 덕분에 뒤늦은 관심을 받고 있다.
ㅣ
폭락 (2025)

2025년 1월 개봉한 <폭락>은 ‘가상화폐’라는 시의성 높은 소재를 다루고도 극장에선 2만 명대의 관객을 기록하며 흥행 참패했다. 그러나 넷플릭스 공개와 동시에 한국 TOP10에 진입했고, 곧바로 1위를 차지하며 관심을 끌었다. 고(故) 송재림 배우가 마지막으로 남긴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화제가 됐다, 영화는 무너지는 시스템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인물들의 처절한 사투와 현실감 넘치는 사회 풍자로 재평가를 받았다. 극장에서 놓쳤던 이 영화는 OTT를 통해 비로소 대중에게 도달한 셈이다.
ㅣ
진범 (2019)

2019년 개봉 당시 16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조용히 퇴장했던 스릴러 영화 <진범>이 넷플릭스에서 6년 만에 역주행에 성공했다. 피해자의 남편과 용의자의 아내가 진실을 쫓는 과정을 그린 이 작품은 긴장감 넘치는 심리전과 반전을 통해 강한 몰입감을 자아낸다. 송새벽과 유선의 밀도 높은 감정 연기가 호평받으며, 지난 연휴 기간 중 넷플릭스 국내 영화 부문 1위를 기록했다. 극장에선 묻혔지만, 스릴러 장르 강세와 추천 알고리즘의 힘으로 OTT에서 새로운 생명을 얻은 대표적 사례다. OTT 특유의 시청자 접근성과 큐레이션 전략이 작품의 진가를 뒤늦게 끌어올린 셈이다.
ㅣ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 (2024)

송중기 주연의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는 팬데믹으로 제작이 지연되고 여러 우여곡절 끝에 개봉했지만, 흥행은 아쉽게도 42만 명에 그쳤다. 반면 넷플릭스에선 비영어권 영화 부문 글로벌 1위라는 기록을 세웠다. 콜롬비아 보고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범죄 활극은 국제적인 이민자 문제와 생존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며 시청자들의 호응을 이끌었다. 한국형 누아르의 세계화 가능성을 입증한 대표작으로, 글로벌 OTT에서의 성공은 국내 흥행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ㅣ
대가족 (2024)

양우석 감독, 김윤석과 이승기 주연의 <대가족>은 복잡하고도 따뜻한 가족의 풍경을 유쾌하게 풀어낸 드라마다. 극장에선 34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다소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지만, 넷플릭스 공개 하루 만에 국내 영화 부문 1위에 오르며 완전히 다른 반응을 이끌었다. 오랜 시간 떨어져 있던 가족들이 한 지붕 아래 모이며 벌어지는 갈등과 화해의 과정은 보편적 공감을 자아낸다. 코미디와 감동의 균형 잡힌 연출이 넷플릭스 시청자들에게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간 것으로 보인다.
ㅣ
어쩌다, 결혼 (2019)

김동욱과 고성희가 출연한 <어쩌다, 결혼>은 ‘계약 결혼’이라는 진부한 소재를 신선한 대사와 감각적인 연출로 탈바꿈시킨 로맨틱 코미디다. 하지만 당시 경쟁작들에 밀려 7만 6천 명이라는 저조한 관객 수에 그쳤다. 이후 넷플릭스에서 다시금 입소문을 타며 한국 영화 부문 6위까지 진입했다. 사랑 대신 자유를 위해 결혼을 선택한 두 인물의 ‘쿨한’ 관계 설정은 2030 시청자들의 공감을 끌어냈고, 예상외의 여운을 남기며 뒤늦은 재평가를 받았다.
ㅣ
스텔라 (2022)

손호준과 이규형이 주연한 코믹 드라마 <스텔라>는 아버지의 유산으로 남은 오래된 자동차 한 대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다. 극장 개봉 당시 10만 명이 채 안 되는 관객을 모으며 조용히 사라졌지만, 넷플릭스 공개 이후 빠르게 TOP10에 진입해 주목받았다. 불완전한 가족애, 뒤늦은 후회 등 다양한 감정선이 유쾌한 전개 속에 녹아 있어 많은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OTT에서 더욱 따뜻하게 다가온 가족영화였다.
나우무비 에디터 김무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