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소문 고가, 철거중 붕괴…3명 사망
![26일 오후 2시33분쯤 철거 중이던 서울시 서소문 고가차도 상판 일부가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감리단장과 현장관리소장, 외부 전문가 등 3명이 사망하고 서울시와 서대문구 공무원 3명이 부상했다. [연합뉴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7/joongang/20260527001116791zruq.jpg)
2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해 시공사 관리소장 등 3명이 사망하고 3명이 다쳤다. 잔해가 철로를 덮쳐 경의선 서울~수색 구간 양방향과 행신역발(發) KTX 운행이 중단됐다. 주변 도로도 통제돼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경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33분쯤 철거 작업 중이던 서소문 고가차도 상판과 공중비계 일부가 무너지며 아래에서 작업하던 차량과 작업자 등을 덮쳤다. 현장관리소장 이모(60대)씨와 외부 전문가인 구조기술사 이모(50대)씨가 숨졌다. 감리단장 안모(60대)씨는 구조된 뒤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다. 서울시 공무원 2명, 서대문구청 공무원 1명 등 부상자 3명은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재명 대통령이) 사고로 인해 유명을 달리한 피해자에게 안타까움을 표했다”며 “사고 원인을 엄정히 조사하고 추후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도 철저히 마련하라 지시했다”고 밝혔다.


사고는 고가차도 철거 현장의 안전 점검 과정에서 발생했다. 이종무 서대문소방서 재난관리과장은 “안전 진단을 위해 ‘거더’(교량 등 건설 구조물을 떠받치는 보) 사이로 관계자들이 들어갔다가 거더가 붕괴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안전진단 33분 만에 쾅…“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았다”

현장 목격자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사고 현장에서 약 30m 떨어진 곳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김창태(67)씨는 “‘쾅’ 하는 소리가 나자마자 흙먼지가 구름처럼 가게까지 들어왔다”며 “곧장 119에 신고하고 현장에 뛰어가보니 ‘살려달라’는 신음소리까지 들려왔다”고 말했다. 인근에서 유리가게를 운영하는 60대 조모씨는 사고 장소를 “콘크리트를 자르는 공사를 매일 새벽마다 하던 곳”이라고 설명하며 “너무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고, 비명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40대 최모씨는 “과거에도 손가락만 한 콘크리트가 종종 떨어져서 민원을 넣은 적이 있었다”며 “기차가 지나갈 때마다 진동이 너무 커서 ‘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사고 현장 인근의 건물 관리인인 50대 이모씨도 “워낙 낡은 데다 고압선도 지나는 곳인 만큼 철거를 빨리했어야 하는 곳이 아닌가 싶다”고 했다.

492m 길이의 서소문 고가차도는 1966년 준공됐다. 2019년 고가 하부로 콘크리트 조각이 떨어지는 사고 등이 발생하며 시민 안전 우려가 커지면서 정밀 안전진단에서 ‘안전성 미달’인 D등급을 받았다. 지난해 8월부터 철거 공사에 들어간 서울시는 다음 달 말까지 작업을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 철거공사 진행률은 87.2%였다.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가 발주하고 주식회사 흥화가 철거공사를 맡았다. 감리는 수성엔지니어링이 담당했다.
경찰은 “원인을 명확히 규명하겠다”며 전담수사팀을 설치했다. 수사팀은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장을 주축으로 광역범죄수사대 중대재해수사2계 등 3개 팀과 서대문경찰서 형사팀 등 50명으로 구성됐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27일 새벽까지 경의중앙선 등 4개 노선에서 심야 임시전동열차 추가 운행에 나섰다.
김정재·이아미·한찬우·김민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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