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조 퇴직연금 쟁탈전 임박…은행권 분주

정진용 2024. 9. 21.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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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현물이전' 제도 시행을 앞두고 은행권에서 미리 고객을 유치하려는 경쟁이 치열하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기준 국내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394조3000억원이다.

자본시장연구원은 퇴직연금 시장이 오는 2030년에는 1000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수백조원의 퇴직연금을 두고 내달 15일부터 현물이전 제도가 시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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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부터 현물이전 제도 시행
은행권, 퇴직연금 적립액 절반 이상 차지
“집토끼 놓칠라” 고객 접점 늘리고 수익률 제고 강구
서울 시내 한 은행 창구. 연합뉴스

‘퇴직연금 현물이전’ 제도 시행을 앞두고 은행권에서 미리 고객을 유치하려는 경쟁이 치열하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기준 국내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394조3000억원이다. 지난해 말(382조3000억원)과 비교해 11조9832억원 증가했다. 앞으로도 꾸준한 성장이 예상된다. 자본시장연구원은 퇴직연금 시장이 오는 2030년에는 1000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수백조원의 퇴직연금을 두고 내달 15일부터 현물이전 제도가 시행된다. 지금까지는 가입자들이 퇴직연금을 다른 금융사 계좌로 옮기려면 운용 중인 투자 상품을 모두 팔고 현금화 하거나, 만기일까지 기다려야 가능했다. 과정이 번거로워 소비자 선택권이 제약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정부는 소비자 불편을 해소하고 시장경쟁을 통해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현물이전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퇴직연금 계좌를 다른 금융사로 이전할 때 기존 포트폴리오 그대로 옮길 수 있게 된다. 가입자의 금융사 선택 폭이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퇴직연금 적립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은행권은 고객 이탈을 경계하고 있다. 전체 퇴직연금 적립액 394조2832억원 가운데 은행 적립액은 207조1945억원(약 52.5%)이다. 증권사 94조512억원(23.8%), 보험사 93조375억원(23.5%)이다. 

은행별 적립금 규모는 2분기 기준, 신한은행이 42조2031억원으로 5대 시중은행 중 가장 크다. 이어 △KB국민은행 38조9360억원 △하나은행 36조1297억원 △우리은행 24조6650억원 △NH농협은행 21조7920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수익률은 소비자들이 퇴직연금을 갈아탈 때 고려할 핵심적인 판단 요소다. 퇴직연금은 적립금 운용 책임에 따라 확정급여형(DB형)과 확정기여형(DC형), 개인형(IRP형)으로 나뉜다. 원리금 비보장형 상품의 은행별 최근 1년간 운용 수익률을 살펴보면, 먼저 DB형의 경우 국민은행이 9.42%로 가장 높았다. 신한은행 9.33%, 농협은행 7.57% , 우리은행 7.33%, 하나은행 6.62%가 그 뒤를 이었다.

DC형은 하나은행이 14.83%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국민은행 13.73% ,우리은행 13.04%, 신한은행 12.81%, 농협은행 11.80% 순이었다. IRP는 국민은행 13.62%, 하나은행 13.26%, 농협은행 12.90%, 우리은행 12.71%, 신한은행 12.25%로 집계됐다. 

은행들은 제도 시행을 앞두고 고객을 붙잡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RA)를 활용한 수익률 제고 시도가 대표적이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인공지능(AI) 로봇이 개인의 투자성향에 맞게 자산을 운용해 주는 서비스를 뜻한다. 국민은행은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함께 퇴직연금 RA 서비스 출시를 준비 중이다. 우리은행은 이달 퇴직연금 RA 일임 서비스 제공을 위해 콴텍, 파운트, 퀸팃 3개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를 제휴사로 선정했다.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려 특화점포 확대에도 나섰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연금 VIP 손님을 위한 전문 대면 상담 채널인 ‘연금 더드림 라운지’를 경기도 성남시 분당에 개소했다. 부산, 대구, 광주 등에 이어 7번째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경기도 수원시, 울산시, 서울시 강남에 ‘신한 연금라운지’ 3곳을 추가로 열어 총 5곳의 연금라운지를 운영 중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비이자이익 확대를 주문하는 데다 퇴직연금 시장의 성장 속도가 빠르다”면서 “앞으로 은행 간 경쟁뿐만 아니라, 증권사 등 타업권과도 경쟁해야 해 차별화된 상품·서비스 제공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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