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크 수술 퇴원 열흘만에 척추염 진단…대법 "병원 과실 단정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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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후 발생한 감염을 의사의 과실로 단정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김씨는 "의료진의 주의의무 위반으로 수술 부위에 감염증이 발생했다"며 병원과 의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당시 재판부는 김씨의 질환이 대부분 수술 중 세균에 직접 오염돼 발생한다는 점 등을 근거로 "이 사건 감염증이 수술 과정에서의 과실이 아니라 전혀 다른 원인으로 인하여 발생했다고 볼 자료가 부족하다"고 결론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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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2400만원 배상 명령한 2심 판결 '심리 부족' 이유로 파기…서울북부지법에 환송
"수술 중 감염으로 인정된다고 하더라도…그 사실만으로 진료상 과실 추정할 수 없어"
"의료진, 수술 시행함에 있어 감염 예방조치 소홀히 했다는 구체적 사정도 확인 안 돼"
수술 후 발생한 감염을 의사의 과실로 단정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수술 전후 의사가 취한 조치를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과실 여부를 정해야 한다는 취지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지난달 27일 김모 씨가 A 병원 의사와 병원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심의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북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김씨는 2018년 3월 23일 A 병원에서 척추 수술을 받고 5일 뒤 퇴원했다. 그러나 퇴원한 지 약 10일 뒤인 4월 7일 새벽 고열을 호소하며 응급실을 찾았고 엔테로박터 에어로게네스균에 의한 척추염(척추 내 경막상 농양)을 최종 진단받았다.
김씨는 "의료진의 주의의무 위반으로 수술 부위에 감염증이 발생했다"며 병원과 의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1심은 의료진의 감염예방의무 위반 등에 대한 증명이 없고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2심은 김씨의 주장을 받아들였고 병원이 24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당시 재판부는 김씨의 질환이 대부분 수술 중 세균에 직접 오염돼 발생한다는 점 등을 근거로 "이 사건 감염증이 수술 과정에서의 과실이 아니라 전혀 다른 원인으로 인하여 발생했다고 볼 자료가 부족하다"고 결론 내렸다.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우선 "김씨의 다른 신체 부위에 있던 원인균이 혈류를 통해 수술 부위의 감염을 일으켰을 가능성을 쉽게 배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수술 중 직접 감염으로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그 사실 자체만을 들어 곧바로 감염관리에 관한 진료상의 과실을 추정할 수 없다"며 "의료진이 수술을 시행함에 있어 그 당시 의학 수준에서 규범적으로 요구되는 수준의 감염 예방조치를 소홀히 했다는 구체적인 사정도 확인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수술 과정에서 감염된 것인지도 불분명할뿐더러 의료진의 과실이 구체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는데도 그로 인해 감염증이 발생했다고 막연히 추정해선 안 된다는 취지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의료행위의 과실과 인과관계 증명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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