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주택
평생을 부지런한 농부로 살아온 부모님의 집. 그 옆에 부모님과 함께하기 위한 집을 지었다. 주변 자연을 배려하고 가족의 역사를 긍정하며, 농부의 삶을 닮은듯한 다정한 집이다.
농촌의 한 울타리 두 집
‘농가’는 많은 것을 내어준다. 너른 땅은 키워낼 작물에 양보하고, 경사진 땅 한편에 자연과 벗하며 겸손하게 자리한다. ‘농가’는 분주하다. 마당도 마냥 놀리지 않는다. 창고가 놓이고, 평상이 깔려 작업 공간으로 쓰이고, 그래도 남는 땅은 또 텃밭이 된다. 농 부들은 그렇게 바지런히 살아낸다. 건축주의 부모님도 이 땅의 농부로서 평생 집을 지켜왔다.
교편을 내려놓고 은퇴한 건축주는 연로한 부모님 곁에 머무르기 위해 귀촌 후 집을 짓고자 했다. 부모님을 모시기 위함이지만, 한편으론 이제 막 인생 제2막을 열어젖힌 건축주 부부 본인들의 삶을 위한 집이기도 해야 했다. 건축주는 건축사사무소 익히의 두 소장과 함께 고민했다. ‘한 울타리 안 두 가족’, 그리고 ‘농가의 삶’ 두 가지를 한 집에 녹여내고자 했다. 장고 끝에, 완전 철거 후 신축 대신 본채-행랑채-창고 구성의 구옥에서 행랑채를 철거하고 그 자리에 작은 규모의 새집을 짓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정직한 농부를 닮은 집
새집은 건축주 부부와 부모님 세대의 적절한 거리감과 남향 채광을 위해 도로와 평행하게 앉혀졌다. 최소의 땅에 ‘ㄱ’자의 집을 얹고, 농 부처럼 소박하지만 단단하게 집을 구성했다. 깔끔함을 더해줄 콘크리트 기단과 땅의 색을 닮은 벽돌 벽 위에 단정한 금속 지붕을 얹었다. 현관으로 들어서면 긴 복도가 거실부터 안방까지 막힘없이 이어진다. 좁은 듯 긴 복도를 지나 거실로 들어서면 지붕선까지 열린 천장으로 확 넓어지며 주방이 나타난다. 복도와의 대비 덕분에 거실과 식당, 주방으로 이어지는 공간은 더욱 극적인 개방감이 느껴지게 된다. 여기에 안방과 거실 사이에 자리한 ‘집 속의 집’을 떠올리게 하는 작은 방은 바깥에서처럼 정직함 속 작은 웃음을 짓게 한다. 천천히 삶의 기반을 옮겨오며 적응하고 있다는 건축주는 아직 심을 것도 가꿀 것도 많다며 마당을 가리킨다. 맨흙이 드러나 보이는 마당을 잔디와 꽃, 나무로 채워 집을 완성할 그의 계획에서 농부의 마음이 엿보이는 듯했다.
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이천시
대지면적 : 516㎡(156.09평)
건물규모 : 지상 1층
거주인원 : 2명(부부)
건축면적 : 95.52㎡(28.89평)
연면적 : 90.99㎡(27.52평)
건폐율 : 18.51%
용적률 : 15.28%
주차대수 : 1대
최고높이 : 5.2m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벽체 : 경량목구조 2×6 S.P.F. 구조재 / 지붕 : 2×10 S.P.F. 구조재
단열재 : 그라스울 48K, 비드법단열재 가등급, 스카이텍
외부마감재 : 외벽 – 점토벽돌 / 지붕 – 컬러강판
창호재 : 이건창호 PVC 이중창호
에너지원 : LPG
전기·기계 : ㈜에이스엔지니어링
설비 : ㈜에이스엔지니어링
구조설계(내진) : ㈜금나구조기술사사무소
시공 : ㈜지음재건설
설계·감리 : 건축사사무소 익히
Point. 집 속의 집
Interior Source
내부마감재 : 벽 – 신한 실크벽지, 합지벽지 / 바닥 – 메라톤 강마루 / 천장 – 신한 실크벽지
욕실·주방 타일 : 자기질 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 대림바스
주방 가구 : 그로시 도장 + 세라믹 타일
현관문 : 이건 PVC 시스템도어
방문 : ABS 도어, 자작합판
붙박이장 : HPL, E0 등급
담장재 : 노출콘크리트
건축가 박민정, 김태환 : 건축사사무소 익히
취재_ 신기영 | 사진_ 변종석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25년 4월호 / Vol. 314 www.uuj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