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신형 콜로라도, 압도적 세련미..도심에서 매력적

쉐보레 신형 콜로라도를 시승했다. 3세대 풀체인지 모델인 신형 콜로라도는 내외관 디자인 변화와 함께 커진 차체와 부드러운 주행감각으로 돌아왔다. 특히 래더 프레임 플랫폼 기반으로도 안정적인 승차감과 매끄러운 파워트레인을 통해 도심 주행도 어울리는 모습이다.
쉐보레 콜로라도는 지난 2019년 국내에 선보이며 수입차 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몰고 왔다. 픽업트럭의 본고장 미국에서 숙성된 완성도 높은 상품성, 그리고 픽업트럭에 대한 다양한 세제혜택을 통해 대배기량 SUV에 대한 합리적인 소비로 자리매김, 꾸준히 판매를 이어왔다.
픽업트럭을 본격적인 레저용 차량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도 2세대 콜로라도가 출시된 시점부터로 생각된다. 2024년 현재 국내 수입차 시장에는 쉐보레 콜로라도, GMC 시에라, 포드 레인저, 지프 글래디에이터 등 북미 픽업트럭이 레저용, 트레일러 견인용으로 인기다.
3세대 신형 콜로라도는 '프리미엄 픽업트럭'을 강조하며 고급화된 모습으로 등장했다. 기존 콜로라도의 사양과 비교하면 상위 모델로 생각될 정도로 많은 사양이 추가됐다. 물론 가격도 많이 올랐다. 미국에서는 '2024 올해의 트럭'에 선정될 정도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신형 콜로라도의 외관 디자인은 터프한 분위기가 주도한다. 면과 선이 강조된 세련된 디자인은 픽업트럭 디자인의 정점으로도 보여진다. 휠베이스를 키우며 프로포션이 개선돼 완성도가 높아졌다. 기존 중형 픽업트럭에서 준대형 픽업트럭으로 반등급 상승한 효과도 있다.
차체는 전장 5410mm(-5), 전폭 1905mm(+20), 전고 1810mm(-20), 휠베이스 3337mm(+79)로 휠베이스를 늘리고 전방 오버행을 축소, 어프로치 앵글을 29.1도(+4.1)로 개선했다. 최저지상고는 226mm(+13)로 확대됐다. 기본적인 도하능력과 함께 견인력은 3492kg이다.
실내에는 쉐보레의 최신 디자인 트렌드를 담았다. 11인치 전자식 계기판과 11.3인치 인포테인먼트 모니터는 풀화면 무선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한다. 늘어난 휠베이스와 함께 2열 좌석의 바닥 부분이 확대돼 거주성을 높인 것도 긍정적인 변화 중 하나다.
오프로드 특화 기술이 상당 부분 추가됐는데, 오프로드 퍼포먼스 디스플레이(피치&롤, G포스), 오프로드 드라이브 모드, 올 터레인 타이어, 타이어 공기압 감소 모드, 언더바디 카메라(옵션)가 더해졌다. 특히 타이어 공기압 감소와 언더바디 카메라는 GMC 허머EV의 사양이다.
픽업트럭 특화 사양으로 리어 슬라이드 글래스, 뒷좌석 아래의 히든 스토리지, 테일게이트에 짐을 넣는 스토우플렉스 테일게이트, 여성들도 가볍게 열고 닫을 수 있는 이지 리프트&로워 테일게이트, 간이 길이 측정 툴, 220V 파워아울렛, 램프, 베드라이너가 기본 제공된다.
신형 콜로라도에는 2.7리터 4기통 가솔린 터보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 오토트랙 액티브 2 speed 4WD, 디퍼렌셜 잠금장치 조합으로 최고출력 314마력(5600rpm), 최대토크 54.0kgm(3500rpm)를 발휘한다. 공차중량 2150kg, 국내 복합연비 8.1km/ℓ(도심 7.5, 고속 9.1)다.
운전석에서의 시트포지션은 도심형 중형 SUV와 비교해도 좋은 편이다. 일반적으로 래더 프레임 차량에 오르면 껑충하거나 인체공학적인 구조와는 거리가 있는데, 쉐보레 모델 라인업은 세단이나 크로스오버처럼 안정적인 시트포지션을 보인다. 피로감을 줄여주는 요소다.
도심주행에서는 의외로 매끄러운 승차감과 주행감각이 크게 다가온다. 래더 프레임 섀시와 대구경 휠, 올터레인 타이어가 적용됐음에도 승차감이 좋은 편이다. 또한 새롭게 적용된 파워트레인은 상위 모델, 대형 픽업트럭인 실버라도에 사용된 것으로 여유로운 감각이다.
적극적인 가감속에서는 퍼포먼스가 눈에 띄게 좋아졌다. 가속페달을 강하게 다루면 저회전부터 강력한 토크가 발휘되며 고회전까지 꾸준히 힘이 이어진다. 비공식 기록으로 100km/h 정지가속은 7초 중반을 마크한다. 또한 제동력도 좋아져 풀제동시에도 안정적인 모습이다.
고속주행과 굽은 길에서의 주행감각은 픽업트럭 보다는 대형 SUV에 가까운 감각이다. 기존 2세대 콜로라도가 직진 성능 대비 코너링에서의 움직임은 다소 허둥대는 모습이 있었는데, 3세대 신형 콜로라도는 이런 복합적인 상황에서도 예측 가능한 모습을 보여 안정성이 좋다.
일상적인 장거리 여행에서는 고속도로에서도 차창 밖의 풍경을 확인할 수 있다. 전고가 높은 차량의 공통적인 장점인데, 가족들과의 여행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2열의 시트 배열은 1열 대비 다소 높다. 또한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 사용시 피로감을 줄여줄 수 있다.
아쉬운 부분으로는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 사용시 차로중앙유지가 빠진 차선이탈방지만 제공한다는 점인데, 개인적으로는 차로유지보조에 대한 지나친 믿음은 아직 이르다는 판단이다. 도로상의 다양한 변수를 고려할때 전방차량과의 거리유지기능까지만 추천하고 싶다.
고속도로 주행시에는 평균 12km/ℓ 전후의 제원상 연비보다 좋은 연비를 보여준다. 장거리 항속주행이 많은 미국의 특성상 대부분의 미국산 차량에서 항속주행 연비는 차의 덩치나 배기량 대비 좋은 모습이 확인된다. 비교적 고출력임에도 일반유 권장인 부분도 긍정적이다.
오프로드 주행시에는 다양한 특화 기술이 눈에 띈다. 차량의 피치와 롤, 고도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장비를 비롯해, 험로에 차가 빠졌을때 타이어 공기압을 원격으로 줄여주는 기능을 제공한다. 최신 군용차에서나 볼 수 있는 기술로, 공기압을 채워주는 기능은 없다.
도심형 SUV 대비 높은 최저지상고와 비교적 큰 휠 트래블, 견고한 래더 프레임 섀시, 그리고 기계식 차동제한 장치(M-LD) 등 오프로드 주행에 대한 기본적인 요건을 갖췄다. 온로드에 특화된 모델과 달리 좌우 롤에 대한 억제가 적은 편이라 험로 승차감이 좋은 편에 속한다.

언더바디 카메라는 지금까지 양산차에 적용된 기능 중 가장 진보된 장비다. 낮은 해상도로 바닥면을 비춰주는 것이 아닌, 후방 카메라 수준의 선명한 화면으로 차량 하부를 보여준다. 또한 카메라 시야가 오염된 상황에서는 세척 기능을 통해 선명한 화면을 확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