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가 모리스 “한강, 검열과 체면 문화에 맞선 작가”

신창호 2024. 10. 12.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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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한국인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한강에 대해 그의 작품을 영어로 번역해온 미국 작가가 "통념에 맞선 그의 획기적인 작품들이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의 영문판을 공동 번역한 페이지 아니야 모리스는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한강은 한국의 검열과 체면 문화에 수도없이 맞서왔으며, 매번 더 강하고 흔들림 없는 작품으로 자신을 침묵시켜려는 어떤 시도도 떨쳐냈다"며 "획기적인 작품들이 한국 문학의 지형을 재편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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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노벨문학상]
“획기적 작품, 전 세계서 인정
한국 문학의 지형 재편했다”
한강이 2021년 부친 한승원 작가의 전남 장흥군 집필실에 보낸 자필 편지. 연합뉴스


첫 한국인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한강에 대해 그의 작품을 영어로 번역해온 미국 작가가 “통념에 맞선 그의 획기적인 작품들이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의 영문판을 공동 번역한 페이지 아니야 모리스는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한강은 한국의 검열과 체면 문화에 수도없이 맞서왔으며, 매번 더 강하고 흔들림 없는 작품으로 자신을 침묵시켜려는 어떤 시도도 떨쳐냈다”며 “획기적인 작품들이 한국 문학의 지형을 재편했다”고 밝혔다.

모리스는 “그런 그의 작품은 한 세대의 한국 작가들에게 주제를 더 진실하고 대담하게 다루어야 한다는 영감을 전파했다”고 말했다. 이어 “수년간 한국이 어떻게 하면 노벨 문학상을 수상할 수 있을지에 대한 방법이 논의됐지만, 한강의 거대한 성공에도 그가 이에 대한 답이 될 것이라 진지하게 고려된 적이 한번도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노벨 문학상 가뭄을 끝낸 주인공이 여성이 된 것은 정말 최고의 놀라움이자 시적으로 구현된 정의처럼 보인다”고 덧붙였다.

앞서 스웨덴 한림원은 전날 노벨 문학상 수상자 선정 이유를 설명하면서 “한강의 작품 세계는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고 표현했다.

1993년 계간 ‘문학과 사회’ 겨울호에 시를 발표하며 등단한 뒤 이듬해 소설가로도 데뷔한 한강은 죽음과 폭력 등 보편적인 인간의 문제를 시적이고 서정적인 문체로 풀어낸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모리스는 한강의 작품 이외에도 소설가 박경리의 토지 등 한국의 주요 문학작품을 영문판으로 번역해온 번역가이자 작가다. 내년 1월 출간될 예정인 한강의 2021년작 ‘작별하지 않는다’는 제주 4·3사건의 비극을 세 여성의 시선으로 바라본 작품으로, 2023년 메디치상 외국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작품의 영문판 제목은 ‘우리는 헤어지지 않는다(We Do Not Part)’로 정해졌다.

신창호 선임기자 proco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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