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대통령이 무형적 도움"…재계 2위 SK그룹 어떻게 컸나 [최태원·노소영 이혼 2심]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이혼에 따른 재산 분할로 1조3808억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온 가운데 재판부가 노 관장의 아버지인 노태우 전 대통령이 SK그룹의 경영 활동에 무형적 도움을 줬다고 판단해 주목된다.
서울고법 가사2부(김시철 김옥곤 이동현 부장판사)는 30일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소송에서 “노 관장이 SK그룹의 가치 증가나 경영 활동의 기여가 있다고 봐야 한다”며 “노 전 대통령이 최종현 전 회장의 보호막이나 방패막이 역할을 하며 결과적으로 (SK그룹의) 성공적 경영 활동에 무형적 도움을 줬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앞서 노 관장 측은 1990년대에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가운데 약 343억원이 최 회장과 그의 부친인 고 최종현 회장에게 전달됐으며 1992년 증권사 인수, 1994년 SK 주식 매입 등에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SK그룹의 역사를 살펴보면 섬유에서 시작해 적극적인 인수합병(M&A)으로 에너지, 통신, 반도체 등으로 사업을 키워 재계 2위 그룹으로 성장했다. SK그룹의 출발은 1953년 설립된 선경직물이다. 고 최종건 창업회장은 직기(직물을 짜는 기계) 4대로 섬유업을 시작해 종합상사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첫 번째 M&A는 1973년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이었다.
이후 SK를 확 키운 ‘빅딜’은 1980년 대한석유공사(유공·현 SK이노베이션) 인수였다. 최종건 회장의 동생인 최종현 회장 때다. 유공 인수를 계기로 재계 10위권이던 SK는 5위로 단숨에 뛰어올랐다. 1994년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 인수로 SK그룹은 에너지와 통신 기업으로 변모했다. 사업 다각화에 성공한 SK는 해외진출 확대를 위해 1998년 사명을 선경에서 SK로 변경했다.

2012년 하이닉스 인수는 또 한 번 SK그룹의 체질을 바꿔 놨다. 당시만 해도 반도체 불황 사이클이라 인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지금 보면 ‘신의 한 수’였다. 현재 SK하이닉스 시가총액은 142조4700억원으로 그룹 내 최대이자, 코스피 2위다. 핵심 계열사로 성장한 SK하이닉스를 지렛대 삼아 SK그룹은 2022년 현대차그룹을 제치고 재계 2위에 올랐다. 현재 SK그룹은 지주회사인 ㈜SK를 중심으로 에너지, 정보통신, 반도체, 바이오 등을 주력 사업으로 두고 있다.
최선을 기자 choi.sun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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