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으면 오지마"...셀카 찍으면 '벌금 40만원' 문다는 유럽의 충격적인 근황

유럽 인기 관광지, 관광객 못 오게 막으려 벌금까지 도입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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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방역 완화로 막혔던 하늘길이 열리고 해외 여행을 계획 중인 분들이 많아지고 있는 요즘. 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두고 유럽 관광 명소에서 관광객 제한에 나섰다고 합니다. 모르고 여행을 떠났던 관광객들의 불편 호소가 이어지는 상황인데요. 어디에서 어떤 규제를 펼치고 있는지, 벌금을 물지 않기 위해 무엇을 주의해야 하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로이터 연합뉴스

유럽의 관광 명소들은 최근 저마다의 방식으로 방문객들을 향해 "차라리 오지 말라"고 외치고 있습니다. '많아도 너무 많이' 온다는 게 이유입니다. 현지 주민들은 불편을 호소하고 관광객 입장에서도 제대로 여행을 즐기기 힘든 이른바 '오버 투어리즘(Over tourism·과잉 관광)'이 만든 새 풍경입니다.

오버투어리즘은 ‘지나치게 많다’는 뜻의 ‘오버(over)’와 관광을 뜻하는 ‘투어리즘(tourism)’이 결합된 말로 관광객이 수용 가능한 범위를 넘어설 정도로 몰려들어 지역 주민들의 삶을 침범하는 현상을 뜻합니다.

코로나19 이전에도 '오버 투어리즘'을 토로했던 유럽에선 엔데믹 특수가 맞물리며 최근 관광객이 폭증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그동안 발이 묶였던 중국인 관광객들이 '해외여행 제한조치 해제'에 따라 대거 여행길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요 관광지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요. 이에 명소들을 끼고 있는 유럽 도시들은 일찌감치 관광객 제한에 나서고 있습니다.

셀카 찍으면 '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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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리비에라의 해안 마을 포르토피노는 지난 4월 '셀카 벌금'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사진 촬영이 빈번한 건물 앞 등을 이른바 '레드존'으로 지정한 뒤 셀카를 찍기 위해 해당 영역에 머무는 관광객에 최대 275유로(약 39만 원)의 벌금을 물립니다.

시 당국은 "관광객들이 좁은 거리에서 사진 촬영을 위해 멈춰 서는 탓에 보행자는 물론 차량까지 통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당국은 교통을 방해할 경우 벌금을 부과하는 등 강경책까지 도입했으나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습니다.

당일치기 여행은 '입장료 '받아

붐비는 이탈리아 베니스의 거리/위키미디아 커먼스

이탈리아 베니스 당국은 당일치기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입장료를 부과한다고 밝혔습니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루이기 브루그나로 시장은 "내년(2024) 1월 베니스에 들어오려는 당일치기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사전 예약 시스템을 올해(2023) 6월에 시작할 것"이라고 알렸습니다.

따라서 내년 1월에 베니스에 당일치기로 들어가려면 6월 예약 시스템이 가동되자마자 예약해야합니다. 당일치기 관광객들은 예약 뿐 만 아니라 도시 입장료도 내야하는데 입장료는 성수기, 비성수기에 따라 하루 1인당 3~10유로입니다. 단, 베니스에서 숙박하는 관광객의 경우 별도의 예약이 불필요합니다.

연간 20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몰리면서 베니스 경제에는 큰 도움이 됐지만 물가와 집값 모두 올라 현지인들에게는 큰 고통으로 다가왔다고 하는데요. 5년 전 6만 7000명이던 베니스 인구는 지난해 연말 5만 명으로 급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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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는 지난해 크루즈 취항도 금지했습니다. 환경파괴 방지와 지나치게 많은 관광객들을 수용하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이런 조치에도 불구하고 관광객 감소가 미미하자 이번에 도시 입장료를 신설한 것으로 보입니다.

유네스코는 2017년과 2021년에는 지나친 과잉 관광을 우려해 베니스를 ‘위기에 처한 세계문화유산’에 등재시키는 문제를 검토한 바 있습니다. 이번 입장료 신설 조치에 대해 대다수 전문가들은 하루에 10유로에 불과한 돈이 아까워 관광객들이 방문객 방문을 주저할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프랑스는 '버스 운행 중단'까지

프랑스 마르세유 칼랑크 국립공원/언스플래쉬

프랑스 마르세유 칼랑크 국립공원은 다음 달까지 사전 예약제를 시행해 하루 2,500명이던 방문객을 400명으로 줄이기로 했습니다. "생물 다양성을 보존하기 위한 조치"란 설명입니다.

한 해 300만 명이 찾는 프랑스 노르망디의 바위섬 몽생미셸은 지난달 유일한 통행 수단인 버스 운행을 일시 중단했습니다.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은 올해 초 하루 방문객 수를 종전 4만5,000명에서 3만 명으로 제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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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크로아티아의 아드리아해 연안에 있는 관광도시 ‘두브로브니크’는 기념품 판매 가판대의 80%를 폐쇄하고 유람선과 관광버스 운행을 제한했습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는 관광객이 숙박하는 경우 추가 세금을 부과했으며, 이탈리아 베니스에선 신규 호텔 개발을 금지하기까지 했습니다.

'주거비 폭등'...현지인들이 받는 심각한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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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곳곳에 쓰레기가 쌓이고 교통 정체가 극심해지는 건 예사입니다. 도심 집주인들이 주택을 에어비앤비 등 관광객용 숙박 공유 서비스로 대거 활용하면서 거주자들의 월세 등 주거비가 폭등하는 문제도 발생했습니다.

지난달 이탈리아 피렌체가 숙박 공유업의 신규 등록을 금지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습니다. 피렌체는 관광객용 단기 임대를 포기하는 집주인에게 재산세를 면제해 주는 혜택도 제시했습니다.

유럽은 오버 투어리즘의 부작용으로 인한 손해가 관광으로 얻는 이익을 넘어선다고 봅니다. 한편, 미 월스트리트저널은 "관광 산업에 크게 의존하는 유럽 국가들이 지나치게 많은 관광객들과 싸우는 상황"이라며 "인파를 줄이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반면 물 들어 오니 노 젓는 '이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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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유럽의 모습은 관광객 유치에 혈안이 된 동남아 국가들과 대조적입니다. 최근 베트남은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무비자 유효 기간을 15일에서 45일로 연장했습니다.

이에 베트남 관광에 대한 전세계의 관심이 뜨겁습니다. 구글의 글로벌 시장분석 도구인 ‘구글트렌드(google trends)에 따르면, 지난 3월 중순부터 이달 중순까지 3개월간 베트남 관광에 대한 검색량은 이전 같은 기간보다 10~25% 증가해 세계 7위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4배 증가한 수치입니다.

베트남에서 검색량이 가장 많은 도시는 호치민시였습니다. 뒤이어 하노이, 다낭, 푸꾸옥(Phu Quoc), 냐짱(Nha Trang), 호이안(Hoi An) 순이었습니다. 이밖에 뀌년(Quy Nhon), 하이퐁(Hai Phong), 붕따우(Vung Tau), 하롱(Ha Long), 껀터(Can Tho) 등도 검색량이 빠르게 증가하는 곳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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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스페인 여행정보업체 포워드키가 최근 선정해 발표한 '올여름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휴양지' 순위에 베트남 양대도시인 하노이와 호치민이 이름을 올리며 그 인기를 한번 더 입증하고 있습니다.

이로써 베트남 상반기 누적 외국인관광객은 약 560만명으로 올해 목표치 800만명의 69%를 달성했습니다. 이에 베트남은 국제 여행사와 면허증 보유 관광 가이드 숫자도 증가하는 등 관광객 증가에 발맞춘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해외 여행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전 세계 여행지에서도 새로운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관광객 제한 정책을 펼치고 있지는 않은지 등 해당 국가의 분위기를 잘 살피고 가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