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성 '여고생 살해' 20분 전 경찰 만났다…신고로 출동, 무슨일
일면식도 없는 10대 여학생을 무참히 살해한 박대성이 범행 직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면담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경찰은 가족의 신고를 받고 박대성의 가게로 출동했는데, 경찰은 면담 뒤 특이사항이 없다며 그대로 돌아갔고, 그로부터 20분 뒤 박대성은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은 지난달 26일 오전 12시 15분쯤 '극단적 선택이 의심된다'는 박대성 가족의 신고를 받고 가게로 출동했다.
경찰은 박대성과 5분 정도 이야기를 나눴지만 특이사항을 발견하지 못하고 그대로 돌아갔다.
하지만 경찰이 돌아가고 20여분 뒤 박대성은 갑자기 흉기를 들고 거리로 나가 일면식도 없는 A양(18)을 살해했다.
경찰은 박대성이 당시 술에 취한 상태였지만, 가게 앞에 앉아 혼자 흡연 중이었고 면담에서도 자신의 상태에 대해 "괜찮다"며 고분고분하게 답했다고 설명했다.
또 횡설수설하거나 자해 등의 자살 의심 징후로 볼만한 정황도 발견되지 않아 별다른 후속 조치 없이 현장 종결 처리했다고 부연했다. 경찰 관계자는 "면담 도중 범행 의심 징후 같은 건 전혀 발견하지 못했다"며 "다른 신고가 접수돼 이동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살인 혐의로 박대성을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박대성은 지난 9월 26일 0시 44분쯤 전남 순천시 조례동 거리에서 A양을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범행 후 도망친 박대성은 만취 상태로 거리를 배회하다가 행인과 시비를 벌였고, 범행 약 2시간 20분 만인 오전 3시쯤 경찰에 체포됐다.
박대성은 경찰 조사에서 술에 취해 기억나지 않는다며 정확한 동기를 진술하지 않았다. 그는 "(범행 당시)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장사도 안돼 소주를 네 병 정도 마셨다. 범행 상황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박대성은 이날 송치를 위해 순천경찰서를 나서는 길에 취재진이 "범행이 어디까지 기억나느냐, 피해자에게 미안하지 않으냐"고 묻자 "조금씩 (기억이) 나고 있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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