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수산물값 낮춘다는 ‘온라인 도매’ 실적, 농·축산물의 50분의 1

김혜지 2024. 10. 2.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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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이 유통구조'를 투명화해 물가를 낮추겠다는 취지에서 출범한 '온라인 도매시장'의 수산물 실적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서천호 국민의힘 의원실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로부터 제출받은 '농·축·수산물 온라인 도매시장 거래실적' 자료를 보면 수산물의 거래량은 올해 7월 1일부터 지난달 23일까지 26억4600만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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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안정 기여’ 제도 취지 무색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시민들이 수산물을 살펴보고 있다. 이한형 기자


‘깜깜이 유통구조’를 투명화해 물가를 낮추겠다는 취지에서 출범한 ‘온라인 도매시장’의 수산물 실적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산물 거래량은 농, 축산물과 비교해 50분의 1에 그치는 수준이다. 신선도 유지가 어려운 수산물 특성상 다른 신선식품과 비교해 보관, 배송이 까다로운 탓이다.

2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서천호 국민의힘 의원실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로부터 제출받은 ‘농·축·수산물 온라인 도매시장 거래실적’ 자료를 보면 수산물의 거래량은 올해 7월 1일부터 지난달 23일까지 26억4600만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농, 축산물은 1339억400만원으로 수산물과 50배 이상 차이났다.

온라인 도매시장 제도는 온라인 플랫폼에서 농어가와 소비자·유통기업간 직거래가 가능한 서비스로 지난해 11월 출범했다. 기존 도매시장의 폐쇄성을 디지털 전산화해 유통마진을 줄이는 게 핵심이다. 초기에 농, 축산물로 시작하다 올해 7월 1일부터 수산물까지 거래할 수 있도록 제도를 확대·개편했다.

저조한 수산물의 온라인 유통실적은 신선도 유지가 핵심인 수산물의 특수성에서 기인한다. 농, 축산물 대비 부패, 변질이 쉬워 보관, 배송이 까다롭다. 수산물의 저장성이 현저히 낮다보니, 정부도 온라인 도매시장에서 수산물을 가장 나중에 취급 품목으로 인정했다.

이 때문에 향후 수산물 실적이 개선될지도 미지수다. 출범 초기인 점을 고려해도 월평균 거래량이 농, 축산물보다 낮은 탓이다. 농, 축산물의 온라인 유통도매 서비스가 개시된 지난해 10월 16일~12월 31일간 이들 품목의 실적은 각각 21억4800만원, 31억2800만원으로 월평균 10억~30억원대다. 올해 들어서는 2086억2300만원, 514억8100만원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반면 수산물 실적은 아직까지 월평균 8억원대 머무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수산물 물가는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어 정부가 공언한 “(온라인 도매시장이) 물가안정에 기여할 것”이라는 제도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8월 수산물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동월 대비 1.8%로 3개월 전보다 10배 이상 치솟았다. 특히 수출량 급등, 사재기 의혹 등으로 폭등한 김값 상승률은 30%에 육박한다.

해수부는 현재 마른김, 소금 등 5개 품목에 대해서만 온라인 도매를 취급하고 있다. 일단 내년까지 상대적으로 보관이 쉬운 냉동, 건어물 제품을 중심으로 거래한 뒤, 오는 2026년 각종 시스템 구축을 마친 후 살아있는 생선인 ‘선어’류로 품목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세종=김혜지 기자 heyj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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