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에도 '찐전자'와 '후자'가 있다?

한예주 2022. 12. 18.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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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의 전자 계열사는 전자와 후자(삼성전자를 제외한 나머지)로 나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삼성전자와 계열사 임직원들의 차별적 처우와 전자의 눈치를 봐야하는 계열사들의 상황을 자조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삼성전자의 사업 부문별 처우 차이가 커지는 점에 재계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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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부문과 그 외 부문 처우 차이 '화두'
생활가전사업부 소외감은 커져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한예주 기자] 삼성그룹의 전자 계열사는 전자와 후자(삼성전자를 제외한 나머지)로 나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삼성전자와 계열사 임직원들의 차별적 처우와 전자의 눈치를 봐야하는 계열사들의 상황을 자조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최근엔 삼성전자 안에서조차 이 기조가 확산되고 있다. DS(반도체) 부문과 그 외 부문에 대한 처우 차이가 커지면서다. 그 결과 DX(디바이스 경험) 부문의 생활가전사업부는 "지옥불에 들어가는 거나 다름없다"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기피부서가 됐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냉장고·세탁기·식기세척기 등을 생산하는 생활가전사업부 인력 충원 난항은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다른 사업부와 비교해 실적이 낮아 성과급 적지만 일은 많아 생활가전사업부는 어느덧 회사 내에서 '가면 안 되는 곳'으로 자리매김했다. 삼성전자는 6개월마다 목표달성장려금(TAI·옛 PI)과 1년에 한번 초과이익성과금(OPI·옛 PS)을 지급하고 있는데, DS 부문과 생활가전사업부의 TAI·OPI는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중형차 한 대 값의 차이가 난다고 한다.

생활가전사업부 제품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광주사업장은 직원들 사이에선 '광주전자'라는 이름으로 불릴 지경이다. 삼성전자가 아닌 다른 회사나 다름없는 취급을 받는다는 의미로 붙여진 별명이다. 삼성전자의 국내 유일 생활가전 생산단지로서는 크나큰 '오명'인 셈이다.

이 같은 분위기에 생활가전사업부 인력 충원에 어려움을 겪던 삼성전자는 최근 '무리수'를 두기도 했다. 사내게시판에 내부 직원이 생활가전사업부로 이동하면 일시금 2000만원과 3년 뒤엔 원래 일하던 곳으로 돌려보내준다는 채용 공고를 낸 것이다. 3년 동안 TAI와 OPI 등을 현 사업부와 생활가전사업부 중에서 높은 금액을 택할 수 있게 했고, 인사 평가 시엔 상대적으로 유리한 별도 기준을 적용시켜주겠다는 사항도 포함했다.

이는 곧장 기존 생활가전사업부 직원들의 반발을 샀다. 한 직원은 "이번 공고는 생활가전사업부를 모두가 오기 싫어하는 곳으로 낙인 찍는 대참사"라며 "열심히 일하던 구성원들의 힘을 빼놓고 있다"고 토로했다.

문제는 파격 조건에도 타 부서 직원들이 큰 메리트를 느끼지 못했다는 점이다. 일시금 2000만원 지급에 일부는 솔깃했지만 대체론 "곧 죽어도 생활가전은 안 간다"라는 반응을 내비쳤다고 한다.

삼성전자의 사업 부문별 처우 차이가 커지는 점에 재계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최근엔 DS 부문만 대졸 초임이 150만원 인상된 점도 논란이 됐다. DS 부문 이외 사업 부문 초임은 그대로 유지돼 DS 부문의 대졸 초봉은 5300만원, 다른 곳은 5150만원이 됐다. 지금까지 사업 부문별로 보너스나 일부 복지가 차등 지급된 사례는 있었으나 초임이 달라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DS부문은 연내 추가 보상금도 계획했다가 다른 사업 부문의 반발에 부딪혀 추진시키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측은 과거 부문을 나누지 않고 직원을 뽑았던 것과 달리, 현재 부문별로·직군별로 채용을 진행하고 있어 직원들이 사전에 처우에 대한 부문을 인지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특정 사업 부문의 지나친 소외는 저성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은 여전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반도체 인력난이 워낙 심한 상황에서 경영진들의 판단이 이해는 되지만, 잘되는 부문은 투자를 늘리고 안되는 부문은 투자를 줄이면 성과 격차가 커져 DS 부문을 제외한 사업 부문의 지원율은 떨어질 수 있다"면서 "연봉이나 성과급, 복지 등의 처우에 대해 어느때보다 관심이 높아진 만큼 신중한 판단이 필요해보인다"고 말했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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