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올 들어 28% 올랐는데…더 오른다고?

이창환 2024. 9. 23.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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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기준금리를 내리면서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UBS는 "금리가 하락하면 달러는 약세를 보이고 대체자산인 금의 매력은 올라간다"며 "미국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와 전쟁 등 지정학적 위험이 금 가격을 더 밀어 올릴 수 있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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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컷에 온스당 2600달러 돌파 사상 최고치
금리 추가 인하, 지정학적 갈등으로 추가상승 가능

미국이 기준금리를 내리면서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전문가들은 금리인하와 더불어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금값이 더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23일 뉴욕상품거래소에 따르면 미국에서 거래되는 금 선물 가격은 현재 온스당 2645달러를 돌파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금은 올해 들어서만 가격이 27.7% 상승했다. 20후 연간 기준 가장 큰 폭의 오름세다.

금 가격이 치솟은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 19일 시장의 예상보다 더 크게 기준금리를 내리는 빅컷(0.5%포인트 인하)을 단행했기 때문이다. 미국이 금리를 내리면 달러 가치가 하락하는데 대체 자산으로 꼽히는 금의 가치는 올라간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중동전쟁 등 지정학적 위험도 금의 가치를 올리는 요인이다. 최근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전면전 가능성이 커지면서 금 가격이 더 오르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UBS는 "금리가 하락하면 달러는 약세를 보이고 대체자산인 금의 매력은 올라간다"며 "미국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와 전쟁 등 지정학적 위험이 금 가격을 더 밀어 올릴 수 있다"고 관측했다. 파와드 라자크자다 포렉스닷컴 애널리스트는 "지정학적 불안이 지속되면서 금 같은 안전자산으로 피난 수요가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연준의 0.5% 포인트의 금리 인하 발표에 금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20일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서 관계자가 골드바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금 가격이 최소 내년까지는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의 금리인하가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연말 미국의 대선 이후에도 지정학적 위험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아서다.

삼성선물은 올해 금 가격이 온스당 275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고, 내년에도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옥지희 삼성선물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고용시장 냉각신호가 점점 뚜렷해지는 가운데 침체우려가 계속 제기될 수 있어서 기준금리 인하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옥 애널리스트는 "금과 역의 상관관계인 금리 및 달러화 가치의 하향 안정화는 금 가격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한다"며 "더불어 중국 인민은행을 위시한 중앙은행들의 매수세가 이어지는 점도 금 가격에는 우호적"이라며 "금은 다른 광물들과 마찬가지로 공급부족 문제가 있어서 내년에도 상승여력이 존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성봉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도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및 달러약세에 대한 기대감이 최근 금 가격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며 "미국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과 공급 제한 등으로 연말까지 금 가격이 추가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금이 단기 고점에 가까워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독일의 코메르츠은행은 "미국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여 금값 상승이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니얼 갈리 TD(Toronto-Dominion)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금리 인하로 금 매수 수요가 여전히 남아 있지만 금 상장지수펀드(ETF) 자금유입이 미미하고 아시아에서는 매수세가 줄었다는 것을 고려할 때 금값이 과도하게 올랐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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