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주만 10여 분인데... 이 노래가 '열풍'인 이유
[이선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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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래 '간주 점프는 안돼요' 커버 이미지. |
| ⓒ 유세윤 |
사랑하는 사람과의 시간을 단 1초도 버릴 수 없기에, 간주점프는 안 된다고 호소하는 유세윤보다 핵심은 바로 이 노래의 간주다. 노래 시작 직전 유세윤의 내레이션도 뭉개버린 채 튀어나오는 전주는 '마치 이 노래의 주인공은 연주 그 자체야'라고 외치는 듯하다. 처음 공개된 노래의 길이는 약 7분 3초가량이었다. 1절이 끝난 시점인 2분 22초 무렵부터 등장하는 간주는 4분의 4박자, 16마디 구성. 일렉기타의 화려한 멜로디라인이 돋보이는 구성이다. 이 간주가 끝나는 것처럼 보이고 유세윤이 2절의 운을 떼려는 찰나, 반 박자 빠르게 단소 연주가 파고 든다.
이렇게 32마디의 간주가 끝난 후 2절과 후렴구가 반복되며 끝났던 노래가 이후부터 달라지기 시작한다. 음악방송 콘셉트로 구성된 또다른 영상에선 일렉기타와 단소 솔로 연주를 지나, 만돌린, 그리고 중동 지역 가수로 추정되는 이의 16마디 스캣(scat, 특정 가사 없이 읖조리는 창법)을 끝으로 겨우 간주가 끝난다. 뒤이어 2절을 부르는 유세윤이 1절 때와 달리 수염이 덥수룩 자라있는 모습은 간주가 무한 증식할 수 있음을 강하게 암시한다. 마치 끝나지 않는 사랑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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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세윤 유튜브 관련 이미지. |
| ⓒ 유세윤유튜브 |
기타, 트럼펫, 바이올린, 클라리넷은 물론이고, 판소리와 대금 같은 한국 전통악기에 어린아이의 멜로디언 연주, 심지어는 중창단과 해병대 호루라기까지 간주에 가세하는 모습은 가히 이 노래가 얼마나 간주에 진심인지를 알 수 있게 한다. 단순히 웃기기만을 위한 콘셉트일 수도 있지만, 문득 실험적이었던 여타 노래들이 떠오른다. 아래는 '간주점프는 안돼요'와 함께 들어보길 추천하는 노래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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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울림 2집 앨범 커버. |
| ⓒ 지구레코드 |
1970년대 한국에 이런 곡이 등장했다는 건 세계 록음악을 통틀어보더라도 상당히 선구적이고 파격적이었다는 게 중론이다. 방송 버전이나 라이브 버전에선 전주를 다소 줄이는 경우가 있었다. 2023년에 리마스터링 버전이 나와 팬들의 마음을 다시 한번 설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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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탈리카 - One 커버 이미지 |
| ⓒ EMI Records |
3분 54초부터 4분 50초대까지 기타 리프와 더블 베이스 드럼 연주가 인상적인 간주가 나온다. 특히 4분의 3박자와 4분의 4박자를 오가는 변박 구성에 조를 바꿔가며 연주되는 멜로디 또한 쾌감을 준다. 참고로 이 곡은 기타 전문 잡지 < Guitar World >지에서 선정한 100대 기타 솔로곡 중 8위를 기록하며 전 세계 팬들의 지지를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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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태지 5집 커버. |
| ⓒ 서태지컴퍼니 |
4분 31초의 노래 길이 중 1절이 1분 24초에 끝나고, 후렴구가 한번 등장한 뒤 2분 14초부터 간주가 시작된다. 이 간주가 3분 56초까지 이어지는데, 시간만 놓고 보면 1절 분량에 맞먹는다. 뒤이어 후렴구가 한번 나오고 마무리되는 식이다. 당시론 파격적인 구성이었기에 그만큼 대중에게 강한 인상을 주기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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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 캡 포 큐티 - I will possess your heart 커버 이미지. |
| ⓒ Atlantic Records |
단순한 베이스 리프를 반복하면서 피아노, 그리고 기타 연주가 합류하며 점진적으로 사운드의 질감과 밀도를 높여가는 식이다. 주로 고독한 도시 감성, 이별의 정서를 노래했으며 최근엔 보다 미니멀한 사운드로 꾸준히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벌써 15년 째... 유세윤을 응원하며
이처럼 전주나 간주가 매우 긴 형태의 노래는 현대 록음악에선 새롭다 할 수 없지만, 유세윤은 그걸 개그와 접목했다는 데에 박수를 받을 만하다. 올해만 해도 '리듬이 깨져'나 '똥술', '안 들을래요', '솥밥' 등 여러 곡을 발표하며 왕성한 가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리듬이 깨져' 경우엔 간주 부분에 의성어만을 활용해 약 30초간 노래를 끊어가는 구성이 특징인데 KBS에선 청취자들을 헷갈리게 할 수 있다며 방송 불가 판정을 내렸다. 이 때문에 유세윤은 KBS 앞에서 동료 개그맨들과 재치 있게 피켓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처음엔 그저 개그 소재의 확장 내지는 소소한 취미 활동에 그칠 줄 알았던 게 벌써 15년째다. 뮤지와 함께 결성한 UV가 2010년부터였고, 틈틈이 따로 또 함께 활동하며 유세윤은 지금껏 여러 음원을 발표해 왔다. 그 속마음이 어떻든 다시금 잊힌 노래를 찾아들을 수 있게 된 건 분명하다. 꾸준한 그 활동을 응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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