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2024년 단기차입금을 줄이며 부채 조절에 나섰다. 네이버는 지난해 3월 정관을 변경해 사채 발행 절차를 간소화한 뒤에도 1년 동안 신규 사채를 발행하지 않았다. 대신 사업 성장과 네이버Z를 포함한 다수 자회사 처분으로 이익을 늘려 투자 여력을 마련했다.
20일 네이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연결기준 단기차입금은 1354억원으로 전년보다 59.3% 감소했다. 단기차입금은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빚이다. 같은 기간 네이버의 재무활동 현금흐름을 보면 2801억원 규모의 단기차입금을 상환했다. 새로 차입한 현금은 693억원이다. 새로 빌린 돈 보다 갚은 돈이 약 4배 많았다.
또한 네이버는 지난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정관을 변경해 사채 발행 절차를 간소화했다. 기존엔 사채를 발행할 때마다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야 했다. 바뀐 절차에서는 이사회가 정한 한도 내에서 대표이사가 사채의 금액, 종류를 정해 발행할 수 있다. 금리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시장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사채 발행 과정의 효율을 높인 결정이다.
하지만 네이버는 정관 변경 뒤 사채를 한 차례도 발행하지 않았다. 주주총회 전인 지난해 1월 2000억원 규모 공모채 발행이 마지막이다.
차입금과 사채는 이자와 함께 갚아야 할 빚이지만, 기업의 사업 투자 밑천이기도 하다. 네이버는 인공지능(AI)·클라우드·로보틱스 등 신사업 투자와 광고·커머스·콘텐츠 등 기존 사업 고도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네이버의 지난해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조5899억원으로 전년 대비 29.4% 증가했다. 이는 기업이 영업으로 번 돈을 의미해 본업의 경쟁력을 가늠하는 지표 중 하나다.
또한 지난해 2조원 가까운 연결 당기순이익을 남겼다. 2023년 9850억원으로 1조원을 넘지 못했던 당기순이익은 1년 사이에 1조9320억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특히 기타수익이 7325억원으로 전년 대비 254% 증가했다. 이 중 종속기업투자자산처분이익이 전년 대비 652% 많은 5094억원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 운영사인 네이버Z를 처분했다. 네이버의 자회사인 스노우가 지닌 지분 20%를 약 1000억원에 일본 라인야후 자회사 Z인터미디어트글로벌과 라인플러스에 매각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총 14개 자회사를 처분했다.
윤상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