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살 초등학교 입학, 17살 서울대…천재 소년의 정체는 한국 록 전설이 됐다

어릴 적 동네 친구들을 따라간 것이 인생을 바꿨습니다. 다섯 살에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열일곱에 서울대에 입학한 남자. 바로 한국 록의 전설, 김창완 씨입니다. 우리에게는 배우이자 방송인으로 익숙하지만, 원래 그는 대한민국 록 음악사를 새로 쓴 밴드 ‘산울림’의 리더였습니다. 김창완 씨는 실제로 서울대학교 농과대학 잠사학과를 졸업했는데요, 잠사학과란 누에를 키워 실크를 생산하는 과정을 연구하는 학문으로, 산업화 이전 시대에선 매우 중요한 학문이었습니다.

놀라운 것은 김창완 씨가 초등학교 입학 시점이었습니다. 1954년생인 그는 여섯 살 무렵, 동네 친구들이 사라지자 그들을 따라 놀러 간 학교에서 자연스럽게 입학하게 됐다고 합니다. 당시엔 지금처럼 입학 연령이 엄격히 관리되지 않아 가능했던 일입니다. 그 덕분에 실제 나이보다 학번이 빨랐고, 심지어 송골매의 배철수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학번은 위였다는 사실!

그는 방송에서 “서울대에도 인기 있는 과가 있고, 그렇지 않은 과가 있지만 어쨌든 서울대다”라며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서울대 출신 가수’라는 타이틀이 가수로서 자신에게 큰 도움이 됐다고 솔직히 밝힌 바 있죠. 김창완 씨는 서울대 출신이라는 후광에 대해 “그거 아니었으면 인기 얻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털어놨습니다. 하지만 “미모는 타고나는 것이지만, 결국 나는 끝까지 해냈을 것”이라며 특유의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

졸업 후, 그는 취직과 음악 사이에서 고민했지만 결국 음악을 선택했습니다. 대학가요제에는 졸업자라 참가하지 못했지만, 서울대 밴드 ‘샌드페블스’가 김창훈 씨가 쓴 ‘나 어떡해’로 그랑프리를 수상하며 존재감을 드러냈습니다. 이후 산울림의 데뷔 앨범은 대중의 예상을 깨고 대성공을 거뒀고, ‘아니 벌써’,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 같은 히트곡이 연달아 터지며 한국 록의 부활을 이끌었습니다.

막내 김창익 씨의 안타까운 사고 이후 산울림은 활동을 멈췄지만, 김창완 씨는 여전히 음악, 연기, 방송 등 다방면에서 맹활약 중입니다. 천재 소년에서 록의 전설로, 그는 오늘도 무대를 누비며 여전히 우리 곁에 있습니다. 그의 인생은 ‘한국 음악계의 산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