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집단 공시 대해부] 문주현의 엠디엠, 2세 소유 '엠디엠플러스' 승계 핵심축
문주현 회장이 이끄는 엠디엠은 2021년 부동산 개발업체(디벨로퍼) 중 처음으로 공시대상 기업집단에 포함됐다. 엠디엠은 올해 5월 기준 자산총액 7조13억원으로 지난해보다 자산총액이 감소했으나 여전히 준대기업으로 분류되고 있다.
엠디엠그룹은 엠디엠과 엠디엠플러스를 주축으로 부동산 개발 사업을 펼치고 있다. 문 회장은 엠디엠 지분 95%를 보유하고 있으며 엠디엠플러스는 문 회장의 두 딸인 문현정, 문초연 씨가 각각 47.6%씩 지분을 가지고 있다.
엠디엠ㆍ엠디엠플러스 정점 수직계열화
문주현 회장은 엠디엠 외에도 한국자산신탁(15.1%), 엠디엠플러스(4.8%), 엠스페이스대명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20%)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문 회장의 그룹 내부지분율은 3.11%로 지난해보다 0.2%포인트 감소했다.
부동산 사업을 위한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와 리츠 등을 제외하면 엠디엠, 엠디엠플러스, 한국자산신탁, 한국자산캐피탈, 엠디엠자산운용 등 5개 회사가 주요 사업 법인이다. 그룹 내 계열사가 적다보니 지배구조 자체도 단순하다.
문 회장이 엠디엠과 엠디엠플러스를 통해 한국자산신탁을 소유하고 한국자산캐피탈을 손자회사로 두는 구조다. 엠디엠은 2010년 한국자산신탁을 사모펀드(PEF)를 활용해 인수했다. 이듬해 정식 인수를 하면서 그룹 계열사로 자리잡고 있다.
지배구조가 단순한 만큼 전체 내부지분율도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편이다. 엠디엠그룹 내부지분율은 88.52%로 준대기업집단으로 분류되는 37개사 중 엠디엠보다 내부지분율이 높은 회사는 오케이금융그룹, 반도홀딩스 등 6곳뿐이다.
엠디엠은 문 회장이 1998년 설립했다. 설립 후 첫 10년간은 마케팅, 컨설팅 분야에 집중했다. 2006년 부산 해운대구 우동부지를 매입하면서 본격적으로 디벨로퍼로서의 행보를 시작했다. 당시 엠디엠이 매입한 부지에 세워진 대우월드마크센텀은 현재도 해운대의 주요 랜드마크 중 하나로 꼽힌다.
2010년대 들어 판교 푸르지오 월드마크, 엠타워를 비롯해 송파 푸르지오 시티, 광교 푸르지오 월드마크 등을 개발하면서 디벨로퍼로서 입지를 굳혔다. 한국자산신탁 인수 이후 부동산 개발사, 신탁사, 캐피탈, 자산운용사 등을 보유한 종합부동산금융그룹으로 거듭났다.
본체 엠디엠보다 큰 엠디엠플러스, 낮은 2세 내부지분율 해법
그룹의 모체는 엠디엠이지만 현재는 엠디엠플러스의 외형이 더 크다. 엠디엠의 자산 규모는 2023년 기준 1조1543억원인 반면 엠디엠플러스는 1조4366억원이다. 2002년 설립된 엠디엠플러스는 마곡나루역 보타닉푸르지오시티, 위례 중앙타워 등 사업 개발에 참여하면서 빠르게 성장했다.
엠디엠플러스는 본래는 외식사업, 예식장업을 위해 설립된 블루코스트가 전신이다. 초기부터 문 회장의 두 딸의 지분이 과반 이상이었다. 문 회장은 한때 20% 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현재는 4.8%의 지분만을 소유하고 있다. 엠디엠플러스는 한국자산신탁(10%), 엠디엠자산운용(70%)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현재 엠디엠과 엠디엠플러스의 자산 규모가 비슷한 수준이기 때문에 언제든 합병 등을 통해 자녀들의 지분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양사 모두 비상장사이며 주주도 문 회장과 친족으로 구성돼 있어 합병 무산 가능성은 낮다.
문 회장을 제외한 친족들의 내부지분율은 0.61%에 불과하지만 엠디엠플러스를 정점으로 막강한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다. 엠디엠과 엠디엠플러스가 합병될 경우 합병지주사아래 한국자산신탁, 엠디엠자산운용을 자회사로 두고 한국자산캐피탈을 손자회사로 두는 식으로 수직계열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장녀 문현정 씨는 1990년생으로 현재 엠디엠과 엠디엠플러스, 쏘울컬렉션, 엠디엠에프엔씨 등에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차녀 문초연씨는 엠디엠플러스 지분 외에 엠디엠글로벌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으나 그룹 내 경영에는 참여하고 있지 않다.
엠디엠글로벌은 부동산 개발업을 영위한다고 밝히고 있으나 자본금 10억원 미만의 회사로 존재감이 크지 않다. 문 회장의 4촌인 문태현 씨가 대표를 맡고 있는에 엠디엠과 직접적 연관성이 많지 않다. 문태현 씨는 엠디엠이 개발 사업을 위해 설립하는 PFV에 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엠디엠그룹은 향후에도 엠디엠플러스를 중심으로 그룹 규모를 키워나갈 것으로 보인다. 2세 지분이 높은 엠디엠플러스의 외형가치가 커질 수록 합병비율을 산정할 때 자녀의 지분율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진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