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호 前서울청장, 이태원참사 대응 ‘무죄’…유족 반발

권남영 2024. 10. 1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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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광호(60) 전 서울경찰청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권성수)는 17일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청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김 전 청장은 이태원 참사 대응과 관련해 기소된 경찰 간부 중 최고위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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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업무상 과실과 사고 확대, 인과관계 증명 어려워”
이태원 참사에 부실 대응한 혐의로 기소된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이 17일 오전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광호(60) 전 서울경찰청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권성수)는 17일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청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김 전 청장은 이태원 참사 대응과 관련해 기소된 경찰 간부 중 최고위직이다.

같은 혐의로 함께 기소된 류미진 전 서울청 인사교육과장과 정대경 전 112 상황팀장에게도 모두 무죄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경찰 등의 대응이 국민의 일반적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고 인정하면서도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이 사건 사고 발생이나 확대와 관련해 피고인들의 업무상 과실이나 인과관계가 엄격히 증명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김 전 청장의 경우 이태원 참사를 구체적으로 예견할 가능성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봤다. 재판부는 “(서울경찰청 관련 부서와 용산경찰서에서 제출한) 보고서나 문자 메시지 등을 종합적으로 볼 때 피고인으로서는 2022년 10월 28~30일 이태원 일대에 다수 인파가 집중될 것이라는 내용을 넘어 ‘대규모 인파사고가 발생할 여지도 있지 않을까’하는 우려나 관련 대비가 필요하다는 정보를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김 전 청장이 핼러윈 축제에 앞서 서울청 내 부서장과 경찰서장 등에게 점검과 대책 마련을 지시한 점을 언급하며 “전체적인 내용과 조치를 보면 합리적 수준에 현저히 미치지 못하는 비현실적이고 추상적인 지시에 불과했다고 단언하기는 쉽지 않다”고 부연했다.

이어 김 전 청장이 참사 당시 용산경찰서장으로부터 전화 보고를 받아 사고를 인지한 직후 서울청 경비과장에게 가용 부대 급파 지시를 내린 점 등을 고려했을 때 참사 발생 이후 그의 업무상 과실로 사건 사고가 확대됐다고 볼 수도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재판을 지켜본 유족들은 무죄가 선고되자 고성을 지르며 항의했다.

앞서 검찰은 김 전 청장에게 금고 5년, 류 전 과장과 정 전 팀장에 대해선 각각 금고 3년, 금고 2년 6개월을 구형한 바 있다.

김 전 청장은 2022년 10월 29일 이태원 핼러윈데이 다중 운집 상황으로 인한 사고 위험성을 예견했음에도 적절한 경찰력을 배치하지 않고 지휘·감독 등 필요한 조치를 다 하지 않아 참사 당일 사상자 규모를 키운 혐의로 지난 1월 불구속 기소됐다. 치안정감이던 김 전 청장은 이태원 참사 대응과 관련해 징계(정직) 처분을 받음에 따라 지난 6월 의원면직(사직) 처리됐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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