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수 원맨팀’에서 ‘원팀’ 진화 KB, WKBL 통합챔피언 등극

이해준 2026. 4. 26.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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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경기 용인시 처인구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BNK 금융 2025-2026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와 청주 KB스타즈의 경기에서 KB가 승리를 거두며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MVP에 선정된 KB 허예은이 골대 그물을 자르는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뉴스1

위기는 종종 대약진의 계기가 된다. 2025~26 여자프로농구(WKBL) 통합 챔피언 청주 KB가 바로 그랬다.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 팀의 주축인 박지수가 불의의 부상을 당했는데,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 박지수라는 불이 꺼지자 허예은·강이슬·사카이 사라 등이 몸을 던지며 KB의 통합 챔피언 등극을 일궈냈다.

KB는 26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용인 삼성생명과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80-65로 승리했다. 이로써 5전3선승제로 열린 챔피언전에서 3연승을 거두며 우승컵을 치켜들었다. 2021~22시즌 이후 4시즌 만의 우승이다. 지금까지 KB는 세 차례 챔프전 우승을 했는데, 모두 통합 우승이었다. 이번 시즌 정규리그를 1위로 마친 KB는 우리은행과 4강 플레이오프 2연승에 이어 챔피언결정전에서도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으며 피날레를 멋지게 장식했다. KB가 ‘박지수 원맨팀’의 한계를 완벽하게 극복하면서 여자 농구의 새로운 왕조를 연 순간이다.

신장 1m93㎝의 박지수는 정규리그 23경기에서 평균 16.5점 10.1리바운드를 기록한 간판 스타다. KB 공격과 수비의 시작이자 끝이었다. 정규리그 MVP 박지수는 챔피언결정전에서 단 1초도 뛰지 못했다. 훈련 중 발목을 다쳐 지난 22일 챔피언 결정전 1차전부터 벤치를 지켰다. 농구 전문가들은 박지수가 빠진다면 KB와 삼성생명의 대결은 백중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가드 허예은은 “지수 언니가 없어서 졌다는 말은 죽어도 듣기 싫었다”고 투지를 불태웠다. 쉬는 시간이면 미국 프로농구(NBA_를 즐겨본다는 1m65㎝의 단신 가드는 챔피언결정전 내내 코트를 종횡무진 누볐다. 허예은은 1차전 18점 6어시스트, 2차전 18점, 3차전 12점 8어시스트를 기록하며 KB의 우승을 진두지휘했다.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 기자단 투표에서 허예은은 총 투표수 72표 중 47표를 획득해 팀 동료 강이슬(25표)을 제치고 영예를 안았다.

26일 경기 용인시 처인구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BNK 금융 2025-2026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와 청주 KB스타즈의 경기에서 승리, MVP에 선정된 KB 허예은이 신상훈 한국여자농구연맹 총재와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고감도 3점포를 장착한 강이슬은 1차전에서 23점(3점슛 6개)으로 최다 득점을 올렸고, 2차전에서는 12점 10리바운드를 더블더블을 기록했다. 3차전에서도 28점(3점슛 3개)으로 최다 득점을 올리는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강이슬은 박지수 결장 소식에도 “우리의 수비 조직력이 좋아졌고 한 단계 성장했다는 확신이 있다”며 자신감 넘치는 태도로 후배들을 다독이며 구심점 역할을 했다.

이전까지 KB는 박지수가 결장하면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번엔 달랐다. 사카이는 “득점은 하지 못해도 리바운드는 꼭 차지하겠다는 마음으로 뛰었다”고 말했다. 그는 2차전에서 9점 10라운드를 기록하며 박지수의 공백을 지웠다. 3차전에서도 10점을 올렸다. 3차전에서는 이채은(14점), 송윤아(11점)까지 모두 5명의 선수가 두 자릿수 득점을 했다. KB가 박지수가 빠져도 강한 새로운 팀으로 진화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챔피언 결정전 1차전(69-56 승리), 2차전(59-51)에서 거듭 삼성생명을 제압한 KB의 기세는 3차전에서 조금도 꺾이지 않았다. 1쿼터부터 10점 안팎의 리드를 잡아나간 KB는 3쿼터를 67-48, 19점 차 리드로 마치면서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었다. KB 김완수 감독은 3차전을 앞두고 박지수의 출전 여부에 대해 “본인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어하며 미안해하지만 무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경기 막판 박지수를 기용하며 세리머니를 펼칠 수 있었지만 박지수는“코트 안의 동료들이 빛나야 한다”며 이벤트성 출전을 사양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김완수 KB 감독은 "흔히 챔프전에서 이기려면 '미친 선수'가 나와야 한다고들 하는데, 이번엔 특정인 한 명이 아닌 선수단 전원이 제 몫을 다했다. 모두가 한곳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이 지도자로서 감동적인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박지수·강이슬·이채은 등 주축 선수들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데, 어떻게든 붙잡아 왕조를 구축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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