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개그맨들의 따돌림…살 수 없었다" 돌연 은퇴한 개그우먼 고백

장구슬 2024. 9. 27.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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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우먼 천수정. 사진 천수정 유튜브 캡처

개그우먼 천수정이 과거 동료 개그맨들의 집단 따돌림을 견디지 못해 연예계를 은퇴했다고 고백했다.

천수정은 지난달 유튜브를 통해 “데뷔 초부터 개그우먼으로 활동하는 내내 남모를 아픔으로 너무나도 괴로웠고 불안한 마음뿐이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은퇴 후 남편과 함께 한국을 떠나 캐나다에서 살고 있는 천수정은 “한국에서는 불안한 마음뿐이었다. 데뷔 직후 방송사 두 곳에서 신인상을 받았지만 사실 속은 병 들고 있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직장 내 폭력 속에서 마치 거대한 빙산을 만난 나룻배가 된 것 같았다”며 “한국을 떠나 호주로 도피도 해봤고 다른 일을 찾아보고 상담도 받으면서 잊으려 노력해봤지만, 트라우마가 된 시간은 나를 오랫동안 쫓아다니며 괴롭혔다”고 호소했다.

당시 피해 내용에 대해서는 “집단 따돌림이 있었는데 도를 넘은 신체적·언어적 폭력을 당했고 여자로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수치심을 느꼈다”며 “20대 초반의 내 목소리가 듣기 싫다고 윽박지르며 비웃던 그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심장이 뛰고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는 견디기 힘들어 떠나고 싶었다. 당장 직업을 때려치우지 않으면 살 수가 없겠더라. 정말 때려치우길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사진 천수정 유튜브 캡처


이어 “아직도 집단 따돌림 가해자인 동료 개그맨들이 나오는 한국 TV 프로그램을 못 본다”며 “가해자가 아닌 내가 두려움과 공포에 떨며 살았던 시간이 이제는 부질없이 느껴진다”고 밝혔다.

천수정은 “이제는 내가 개그우먼이라는 직업을 때려치운 이유, 연예계를 떠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속 시원히 말할 수 있다”며 “최고의 복수는 용서하는 것이더라. 나는 용서하려고 한다. 화려했던 그때보다 평범한 지금이 더 행복하다”고 했다.

천수정은 2008년 MBC 공채 코미디언으로 데뷔해 같은 해 MBC 방송연예대상 코미디·시트콤부문 신인상을 받았으며, 대한민국문화연예대상 드라마방송부문 신인개그맨상을 수상했다. 천수정은 드라마 ‘상두야학교가자’, 영화 ‘여고괴담 3-여우 계단’ 등에 출연하는 등 연기 활동도 병행했다.

장구슬 기자 jang.gu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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