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관의 뉴스프레소] 친윤-친한 '내전' 고조, 관망파는 어느 쪽에 설까?
[손병관 기자]
▲ 10월 24일자 동아일보 3면 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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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2월 6일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현 대통령비서실장)은 국회 대통령탄핵소추안 표결을 3일 앞두고 박근혜 당시 대통령을 만났다.
그는 "지금 분위기로는 탄핵 가결정족수 200표를 훨씬 웃도는 230표까지 가능하다"며 흔들리는 여당 의원들을 설득해달라고 호소했다. 박근혜는 "차라리 탄핵 표결을 수용하겠다"며 여유를 부렸지만, 표결에서 찬성 234표가 나와 탄핵안이 가결됐다.
이는 새누리당의 탄핵 찬성표(60표 안팎)가 반대표(50표 안팎)보다 10표 가량 더 나오지 않으면 나올 수 없는 숫자였다. 정진석의 우려가 '기우'가 아니었던 셈이다.
당시 여당 내에서는 대통령 탄핵을 놓고 친박과 반박근혜가 맹렬한 기 싸움을 했는데, 당 내분을 지켜보던 중립지대 의원들이 대거 탄핵안 찬성으로 선회한 것으로 분석됐다.
8년이 지난 현재, 여야가 김건희-채상병 쌍특검 처리를 놓고 대치하는 상황에서 여권은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의 '내전'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대통령을 따르는 친윤계와 한동훈을 따르는 친한계 사이에서 마음을 정하지 못한 '관망파'가 향후 파워게임의 키를 쥐게 된다. 24일 동아일보와 조선일보가 각각 여당의 세력분포를 추정했다.
두 신문 모두 친한계가 20명 안팎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6일과 22일 한동훈 주재 만찬에 참석한 의원 수를 토대로 했다.
친윤계 숫자부터는 계산이 엇갈린다.
동아일보는 추경호 원내 대표와 3선의 이철규·정점식, 초선 최고위원 김민전·인요한 등 25명을 친윤으로 분류했다.
조선일보의 추산치는 친한계보다는 훨씬 많은 30~40명이다. 그러나 현 정권 초반인 21대 국회 당시의 절반 수준보다는 줄어든 숫자다. 총선 참패와 대통령 지지율 하락, 김건희 의혹이라는 '퍼펙트 스톰'이 몰아친 결과다. 자신을 '친윤'으로 분류하는 기사가 나오면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친윤에서 빼달라"고 요구하는 사례도 있다고 한다.
친윤계 숫자가 엇갈리면서 관망파 숫자도 62명(동아일보), 50여 명(조선일보)으로 갈렸다. 그럼에도 윤석열과 한동훈의 '빈손 회동' 이후 더더욱 마음을 굳힌 친윤계와 친한계 모두를 압도하는 숫자다.
여당의 한 중진 의원은 조선일보에 "친윤·친한 양쪽 모두 계파의 결집도에선 과거 친이명박·친박근혜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약한 상황"이라며 "상당수 의원이 계파보단 사안에 따라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2) "김건희와 제인 구달의 만남, 사용 승인 안 난 장소에서 급조"
지난해 7월 7일 대통령 부인 김건희와 유명 환경운동가 제인 구달의 만남이 국방부의 장소 사용 승인이 나기 전에 이뤄진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한국일보가 민주당 이용우 의원실이 환경부로부터 받은 자료로 보도했다.
이용우 의원실이 환경부 담당 부서에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이병화 당시 대통령실 기후환경비서관(현 환경부 차관)과 환경부 담당국장이 구달의 방한과 관련해 김건희와의 기념식수 행사, 식수 행사 장소 내 기념 사업 등에 대해 같은 해 6월말 처음 논의했다고 한다.
환경부는 7월 6일 국방부에 용산 어린이정원 내 국유재산(건축물)에 대한 사용 승인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미군 장군 관사였던 건물을 어린이 환경생태 교육관으로 조성하겠으니 사용을 허가해달라는 취지의 공문이었다.
다음날 김건희와 구달은 어린이정원에서 만났는데, 국방부의 사용 승인은 일주일 뒤인 14일 결재됐다고 한다.
대통령실은 "두 사람이 어린이 환경·생태 교육관 예정지에서 산사나무 기념식수를 한 뒤 '개 식용 문화종식' 등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는데, 환경부 실무진은 "과에서는 대통령실 브리핑을 보고 사업 진행을 인지했다"고 밝혔다.
한국일보는 "담당 부처 내 사전계획 없이 김 여사와 구달 박사의 만남을 위해 급하게 사업이 추진된 정황인 셈"이라고 썼다.
이 교육관 조성 예산 23억 원도 장소 등 구체적인 설명 없이 슬그머니 끼워넣었다고 한다. 이용우는 "아무 권한도 없는 민간인에 불과한 영부인 행보에 의해 사업이 추진되는 것은 정부 시스템의 붕괴와 같다"고 지적했다.
3) 미국과 나토 "북한군, 러시아에 있는 것 맞다"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23일 "북한군이 러시아에 있다"고 확인했다. 국가정보원과 우크라이나 언론들이 전한 '북한군의 우크라이나전 파병설'이 힘을 얻는 모양새다.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병력이 러시아에 머물거나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까지 진출했다는 보도들이 나온 후에도 미국 등 우방국들의 확인이 없다는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판단을 유보해왔다.
미국 국방장관 로이드 오스틴의 말은 "북한군이 러시아로 갔다는 증거를 보고 있다. 그러나 그들이 정확히 무엇을 하고 있는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도 그는 "북한군이 러시아를 도와 이 전쟁에 참여하려는 의도가 있다면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파라 다클랄라 나토 대변인도 "동맹국들이 북한군이 러시아에 파병된 증거를 확인했다"며 북한군이 우크라이나에서 싸우게 된다면 러시아의 불법적인 전쟁을 돕는 것이라고 논평했다.
국정원은 국회 정보위에 "러시아로 이동한 북한 병력이 3000여명에 달하며 12월 즈음에는 1만여 명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만 명 파병이 현실화될 경우 북한은 병사들의 '피의 댓가'로 월 276억 원의 수입을 올리게 된다.
1960~70년대 미국으로부터 막대한 지원을 약속받고 최대 5만 명의 병력을 베트남에 보냈던 우리나라로서는 씁쓸한 뒷맛을 남기는 뉴스다.
4) 이제는 AI가 사람처럼 컴퓨터도 다룬다
AI 언어모델 '클로드'의 개발사 앤트로픽이 최신버전 '클로드 3.5 소네트'를 업그레이드했다고 밝혔다.
앤트로픽은 아마존의 투자를 받는 스타트업인데, 미국에서는 오픈AI의 대항마로 꼽힌다.
워낙 AI 관련 서비스가 많다보니 뭐가 새롭나 싶겠지만, 추가된 기능이 무려 '컴퓨터 이용'이다. AI가 사람처럼 키보드와 마우스를 이용해 컴퓨터를 다룰 수 있다는 얘기다.
앤트로픽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시연 영상에서 '친구와 함께 샌프란시스코 금문교를 볼 수 있는 일출 하이킹 코스를 준비해달라'는 사용자의 요청에 따라 클로드는 마우스를 움직여 크롬 브라우저를 연 뒤 구글 홈페이지에서 일출을 볼 수 있는 장소와 일출 시각 등을 검색한 뒤 사용자의 캘린더로 이동해 하이킹이 가능한 일정을 입력했다. 현재는 베타버전 서비스에 머물고 있는데, 컴퓨터 창을 확대·축소하는 동작에서 인간의 숙련도에 크게 못 미친다고 한다.
그럼에도 클로드의 새로운 기능은 AI가 새로운 단계, 범용 인공지능(AGI, 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에 진입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AI가 사람의 세세한 명령 없이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포함한 도구를 사용해 사람의 능력치 이상의 결과물을 내는 '에이전트' 역할까지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앤트로픽은 '고위험' 수준은 아니라고 했지만, 사람이 AGI 를 이용해 PC나 디지털 기기에 해킹이나 신원 조작, 폭탄 제조법 생성 등의 범죄성 행위를 지시하는 '새로운 위협'에 노출될 가능성도 열린 것이다.
5) "신입생 안 뽑습니다"... 한 사회학과의 장례식
신입생 모집을 중단하며 폐과의 기로에 선 대구대 사회학과가 다음달 장례식 형식의 학술제를 연다. 경향신문이 1면과 2면에 비중있게 보도했다.
대구대 사회학과가 최근 사회학 연구자들에게 학과의 장례식을 진행한다는 이메일을 보냈다.
학과는 이메일에서 "대학 본부 결정에 따라 올해 신입생 모집을 끝으로 지난 45년 동안 이어왔던 사회학과의 일과를 하나하나 마무리한다"며 "졸업생과 재학생이 한 자리에 모여 더 나은 세상을 꿈꾸게 해 준 사회학과의 죽음을 애도하려 한다"고 전했다.
대구대의 이번 조치는 2021학년도 신입생 모집에서 대규모 미달 사태를 겪은 뒤 취업에 유리한 실용학문 위주로 재편하는 구조조정의 일환이다.
2024학년도에 생명공학과, 화학공학, 통계학과의 신입생 모집이 중지되고 웹툰전공, 광고 PR전공, 보건의료정보학과 등이 신설됐다. 2025년도에는 사회학과 외에도 법학부, 산림자원학과, 전자전기공학부, AI학과, 주얼리 디자인 학과에서 신입생 모집이 중단된다.
2021년 대구가톨릭대를 시작으로 경남대, 청주대 등이 속속 신입생을 모집하지 않기로 했다. 인문사회계열 학과의 축소는 특히 비수도권 대학에서 두드러지는 추세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비판적 사고를 강조하는 사회학 전공 학생들은 지역 내 시민사회 등에서 역할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그런 기회마저 사라질까 우려된다"고 했다.
6) '양차대전의 철천지 원수' 영국과 독일, 러시아에 맞서 손 잡는다
독일과 영국의 국방장관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안보 불안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군사협력 협정을 맺기로 했다. 영국 런던의 서명 장소를 따서 '트리니티 하우스 협정'이라고 불리게 됐다.
양차 세계대전에서 맞섰던 두 나라는 1955년 구 서독의 나토 가입을 계기로 군사협력을 맺어왔다.
협정이 발효되면, 독일 공군의 대잠 초계기 P-8 가 영국의 스코틀랜드 공군기지에 배치돼 러시아군 잠수함의 움직임을 감시하는 임무를 맡게 된다. 양국은 영국군의 스톰쉐도우 미사일보다 훨씬 정밀한 신형 미사일과 신형 드론도 공동개발하기로 했다.
존 힐리 영국 국방장관은 협정 체결 하루 전에 발표한 성명에서 "트리니티 하우스 협정은 독일과의 관계에서 기념비적인 순간"이라며 "유럽의 안보를 강화하는 중대한 사건"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7) 오늘의 1면톱
▲ 경향신문 = 특별감찰관 꺼낸 한동훈… 딱 자른 추경호
▲ 국민일보 = 특별감찰관 충돌 韓 꺼내자, 秋 제동
▲ 동아일보 = 20대 채용 줄고 월급 꽁꽁 '富의 사다리' 휘청거린다
▲ 서울신문 = AI와 HI, 공생의 대항해 떠나다
▲ 세계일보 = '특별감찰관 추천' 충돌 여권 커지는 '불협화음'
▲ 조선일보 = "北, 러에 파병" 美, 공식 확인
▲ 중앙일보 = 윤 대통령 "한·미, 핵기반 대체불가 동맹"
▲ 한겨레 = 대통령 보란듯…한동훈, 특별감찰관 추진
▲ 한국일보 = 美·나토 "북한군 러 파병… 매우 심각" 공식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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