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주린 황소' 황희찬이 뜬다…손흥민 공백 지우고 화려한 부활 도전장
김명석 2024. 10. 10. 07:30
‘굶주린 황소’가 출격을 준비한다.
황희찬(28·울버햄프턴)이 주장 손흥민(32·토트넘)을 대신해 요르단 골문을 정조준한다. 무대는 10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요르단 암만 국제경기장에서 열리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2차전이다. 손흥민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빠지면서 무려 2년 9개월 만에 ‘손흥민 없는’ 월드컵 예선이 치러지는 가운데, 그를 대신해 왼쪽 측면 공격수 자리를 대신 채울 가능성이 가장 큰 선수가 바로 황희찬이다.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대표팀의 정신적인 지주이자, 중요한 순간마다 어김없이 해결사 역할을 해온 손흥민의 공백을 메우기가 쉽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다만 부담만큼이나 황희찬에게는 놓칠 수 없는 기회이기도 하다. 최근 급격하게 애매해진 자신의 대표팀 내 입지를 넓히고, 나아가 소속팀 내 불안한 입지를 반전시킬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더욱 벼르고 있을 경기다.
최근 대표팀 2선은 손흥민이 왼쪽,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오른쪽에 자리 잡으면서 황희찬의 입지가 줄었다. 손흥민, 이강인과 달리 최근 6월과 9월 소집 모두 2연전 중 선발 기회가 1경기에 그쳤을 정도다. 이런 가운데 손흥민이 빠진 경기에서 측면 공격수로서 해결사 역할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다면, 황희찬의 비중도 다시 커질 수 있다. 대표팀 입장에선 행복한 고민이다.
경기 출전 자체가 매우 간절한 상황이라, 그야말로 거침없이 그라운드를 누빌 황희찬의 모습에 더욱 많은 기대가 쏠린다. 황희찬은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무려 12골을 터뜨리며 맹활약하고도, 정작 이번 시즌 소속팀에선 주전 경쟁에서 밀린 상태다. 소속팀이 최하위로 추락한 상황에서도 반등을 위한 카드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제한적인 출전 시간 탓에 지난 시즌 무서웠던 기세도 끊겼다. 그라운드 위에서 자신을 증명해보이고 싶은 황희찬의 의욕은 그 어느 때보다도 불타오를 수밖에 없다.
홍명보 감독 역시 지난 명단 발표 기자회견 당시 콕 집어 황희찬이 처한 상황을 언급한 바 있다. 당시 홍 감독은 “팀에서 어려움을 겪는 선수가 대표팀에서 좋은 활약을 하고 힘을 얻으면, 소속팀으로 돌아가 좋은 활약을 하는 경우가 있다”며 이번 소집이 황희찬의 반등을 돕는 기회가 되기를 바랐다.
기대감이 커지는 건 황희찬이 대표팀에서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오만전에서도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뜨렸고, 지난 6월 싱가포르전에서도 골망을 흔드는 등 최근 A매치 4경기에서 2골을 기록 중이다. 그 어떤 경기보다 많은 주목을 받게 될 경기에서 존재감을 다시 보여줄 수 있다면, 주춤하고 있는 흐름들도 단번에 바꿀 수 있다.
김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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