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산대 앞 1시간 줄섰다"…이마트 진풍경 부른 정용진 우승턱
매장에서 상품을 살피는 고객보다 계산 줄에 선 이들이 더 많았다. 대기 줄을 살피고 쇼핑을 포기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19일 오전 11시, 서울 광진구 이마트 자양점 풍경이다.
현장에서 만난 60대 주부는 “김장하면서 먹을 돼지고기를 사러 왔다”며 “사람은 많고 복잡한데 오늘은 물건이 없어 김과 통조림 등 가공식품 위주로 샀다”고 말했다. 이날 이마트 양재점에 들른 직장인 강모(49)씨는 “주말 쇼핑을 위해 매장에 들렀으나 계산 대기 줄을 보고 그냥 나왔다”고 말했다.
SSG랜더스 우승을 기념해 주말 동안 열린 할인 행사에 이마트 매장은 이렇게 북새통을 이뤘다. 상품 결제를 위해 1시간 가까이 줄을 서야 하는 진풍경이 전국 이마트 곳곳에서 펼쳐졌다. 셀프 계산대도 줄을 서야 하는 건 마찬가지였다.
전국 이마트 매장에는 최근 인기인 겨울철 캠핑용품은 씨가 말랐다. 할인 폭이 큰 대형 TV는 매장이 열기 전부터 대기 번호표를 받아야 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서울 양천구 이마트 목동점을 다녀간 30대 남성은 “캠핑용품에 관심이 많아 세일 상품을 둘러 봤는데 인기 상품은 일찍부터 품절이었다”고 말했다. 라면 같은 인기 상품은 매대가 비어있는 곳도 있었다. 원플러스원(1+1) 할인에 들어간 생필품은 특히 인기가 많았다.
일부 점포엔 인파가 몰리며 매장 입구를 걸어 잠그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인천 이마트 연수점은 18일 오전 셔터를 내리고 고객 입장을 일시적으로 제한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많은 고객이 방문해 안전을 위해 부득이하게 출입을 제한했다”고 말했다.
유통가에선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스포츠 마케팅이 성공했다는 평가다. 대대적인 세일 행사에 앞서 정 부회장은 지난 13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업무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란 글과 함께 세일 예고 포스터를 올렸다.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는 행사 전단지가 유출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정 부회장은 18일 자신의 SNS에 SSG랜더스 우승 사진과 함께 “오늘부터 쓱세일”이란 글을 올렸다.
주로 연말에 집중되던 소비가 이번 행사에 쏠렸다는 분석도 있다. 유통 업계는 매년 말이면 대대적인 세일 행사를 기획했지만 올해는 이태원 참사로 행사를 취소하거나 규모를 대폭 줄였다. 신세계그룹도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쓱데이’ 이벤트를 열기로 했으나 행사 규모를 대폭 축소했다. 쓱데이는 신세계 온·오프라인 계열사가 모두 참여하는 연중 최대 규모 할인 행사다.
유통가는 이달 21일 개막하는 ‘2022 카타르 월드컵’을 계기로 스포츠 마케팅에 나설 예정이다. 롯데홈쇼핑은 다음 달 2일까지 '파이팅 일레븐' 특집전을 연다. 11번가는 축구공 모형의 응원 나팔과 인기 메뉴 쿠폰 등 월드컵 맞춤형 200여 개 상품을 선보인다.
편의점 업계는 야식과 주류를 중심으로 월드컵 상품을 꾸렸다. 주요 경기가 한국 시간으로 저녁부터 새벽까지 이어지기 때문이다. 치킨 업계도 월드컵 메뉴를 선보이며 스포츠 마케팅에 돌입했다. 교촌치킨은 팔각, 계피, 회향, 정향, 산초 등 5가지 대표 향신료를 활용한 블랙시크릿치킨을 최근 공개했다.
강기헌・유지연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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