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한반도 일촉즉발 상황... 현 정부, 해결 의지도 능력도 없어"

김형호 2024. 9. 19.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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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9 평양선언 6주년 기념식서 윤 정부 작심 비판... "미 대선 후 북미 대화" 전망도

[김형호 기자]

 19일 오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9·19 평양공동선언 6주년 기념식'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이 발언하고 있다. 2024.9.19
ⓒ 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은 19일 한반도 안보와 관련해 "상황이 엄중하고 위태롭다. 군사적 충돌로 번질 수도 있는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와 관련해선 "누가 대통령이 되든 북미 대화가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 한미 전략 공조가 절실하다"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광주 김대중컨벤션션터에서 개최된 '9·19 평양공동선언' 6주년 기념식 인사말에서 이 같이 언급하고는 "남북한 당국은 더 이상 상황을 악화시키지 말고 당장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9·19 군사합의 폐기 뒤 긴장 고조... 남북, 대화 나서야"

문 전 대통령은 현재 한반도 안보와 관련 "상황이 너무 엄중하고 위태롭다. 9·19 군사합의가 폐기돼 남북 간 오물 풍선과 대북 확성기 방송 같은 비군사적 형태의 충돌이 시작됐다"고 언급했다. 이어 "한 걸음만 하면 군사적 충돌로 번질 수도 있는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11월 미국 대선과 관련해선 "미국 대선 이후 새 정부가 출범하면, 누가 대통령이 되든 북미 대화가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 이유로는 "미국 입장에서도 갈수록 커져가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19일 오후 광주광역시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9·19평양공동선언' 6주년 기념식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2024. 9. 19
ⓒ 김형호
"미국 대통령 누가 되든 북미 회담 재개 전망... 정부, 노력 기울여야"

문 전 대통령은 그러면서 "그럴 때 우리가 과거처럼 이른바 '패싱'을 당하고 소외되지 않으려면 우리가 먼저 대화를 선도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미) 대화가 재개될 경우 북한은 달라진 협상 전략을 가지고 나올 가능성이 높다"며 "지난 정부 때와 달리 완전한 비핵화를 받아들이지 않고 핵 보유국 지위를 주장하고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이에 따라 문 전 대통령은 "우리 입장대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관철하기 위해선 한미 간 보다 긴밀한 협상 전략의 공유와 공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전 대통령은 북한이 현 정부 들어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한 것을 두고는 "기존의 평화 담론과 통일 담론도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게 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비핵화 해법과 평화 프로세스도 새롭게 설계해야 할지도 모른다"며 "(모두) 대한민국 정부가 앞장서서 해야 할 일들이다. 그러나 현 정부는 그럴 의지도 역량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19일 오후 광주광역시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9·19평양공동선언' 6주년 기념식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롯한 내빈들이 손을 잡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김희중 천주교 대주교, 김부겸 전 국무총리, 강기정 광주시장, 김정숙 여사, 문 전 대통령, 우원식 국회의장,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김동연 경기지사. 2024. 9. 19.
ⓒ 광주광역시
문 전 대통령을 비롯한 참석자 다수는 현 정부 들어 긴장 수위가 높아지는 한반도 안보와 관련해 한목소리로 우려를 표시했다.

이재명 "냉전 시절로 퇴행... 싸워서 이기는 것보다 평화가 진짜 안보"
조국 "윤석열 정부, 남북 군사 충돌 막을 '안전핀' 뽑은 뒤 무대책 일관"
임종석 "윤 대통령, 안보 공포감을 국내 정치에 이용...위험하고 무책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영상 축사에서 "(윤석열 정부 들어) 평화의 시계가 냉전 시절로 퇴행했다. 남북 사이 대화와 협력은 고사하고 오물풍선과 대북 전단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남북 모두를 패배자로 만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이런 식의 강경 대응을 당장 멈춰야 한다"며 "싸워서 이기는 것보다 싸우지 않아도 되는 평화를 만드는 것이 진짜 안보"라고 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윤석열 정부 집권 후 한반도 갈등을 이용하려는 자들이 평화를 좀먹고 있다. '9·19 군사합의'를 폐기하면서 군사적 충돌을 막아오던 '안전핀'을 뽑았다. 그리고 아무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윤석열 정부를 비판했다.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윤석열 정부의 대북정책은 좋게 얘기하면 '힘에 의한 평화', 그냥 얘기하면 '전쟁불사'"라며 "국민 안전과 생명을 담보로 위기가 주는 공포감을 정치에 이용하고 있다. 너무나 위험하고 무책임하다"고 했다.

임 전 실장은 그러면서 "제발 최소한의 소통을 위한 안전장치라도 마련하기를 충심으로 조언한다"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오후 광주광역시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9·19평양공동선언' 6주년 기념식에서 영상으로 축사를 하고 있다. 2024. 9. 19
ⓒ 김형호
'9·19 평양공동선언' 6주년 기념행사는 '평화, 가야 할 그날'을 주제로 20일까지 이틀에 걸쳐 광주와 전남 영암에서 개최된다.

기념식과 학술행사인 광주평화회의가 열린 첫째 날 행사에는 문 전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권과 학계 인사 500 여명이 참석했다.

기념행사 이틀째인 20일에는 전남 영암 호텔현대 바이라한 목포 컨벤션홀에서 9·19평양공동선언 6주년 기념 '전남 평화회의'가 열린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기조연설을 한다.

'9·19 평양공동선언'은 지난 2018년 9월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선언문이다. 군사적 긴장 완화 조치, 철도·도로 구축 등 남북경제협력에 관한 내용이 담겼다.

6주년 기념식과 평화회의는 광주시·전남도·경기도·노무현재단·포럼사의재·한반도평화포럼이 주최하고 한반도평화공동사업위원회가 주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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