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뒷담] “집회 참석 안 하면 지점 감점”… 기업은행 ‘시끌’

장은현 2024. 9. 22.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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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 IBK기업은행지부가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일대에서 열린 '2024년 임단투 승리 결의 대회'에 '노조원 필수 참석' 지침을 내려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금융노조 기업은행지부에 따르면 지난 11일 집회에 기업은행 노조원 약 2500명이 참석했다.

금융노조 기업은행지부 측은 과거 집회에 참석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던 직원 입장에선 필요한 규정이라고 항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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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노조원들이 지난 11일 서울 영등포구 일대에서 집회를 벌이고 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제공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 IBK기업은행지부가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일대에서 열린 ‘2024년 임단투 승리 결의 대회’에 ‘노조원 필수 참석’ 지침을 내려 논란이 일고 있다. 집회에 참석하지 않으면 경영평가 항목 중 노조가 관여할 수 있는 점수를 깎겠다고 통보한 것이다.

22일 금융노조 기업은행지부에 따르면 지난 11일 집회에 기업은행 노조원 약 2500명이 참석했다. 주최 측 추산 참석자 7000여명 가운데 36%가량이 기업은행 노조원이었던 셈이다.

기업은행 노조원들의 참석률이 높았던 건 노조에서 집회 참석을 의무화했기 때문이다. 한 수도권 기업은행 지점에서 근무하는 A씨는 “집회에 안 가면 지점 점수가 깎인다고 해 먼 거리에도 참석했다”고 말했다. 다른 직원 B씨도 “경평(경영평가)에 반영된다고 하니까 노조원들이 집회에 가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금융노조 기업은행 지부는 노조원 권익 보호를 명분으로 각 지점에 대해 경영평가를 하고 점수를 부여한다. ‘가정의 날 퇴근 시간 준수’ ‘연차 소진’ 등을 확인해 노조원 권리를 보장한다는 취지인데 여기에 집회 참석 여부도 반영한다는 것이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중 집회 참석을 점수화해 의무로 규정한 곳은 없다. 한 은행 관계자는 “집회에 가고 안 가고를 결정하는 건 본인 마음인데, 이를 점수에 반영하는 건 웃긴 일”이라고 꼬집었다.

금융노조 기업은행지부 측은 과거 집회에 참석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던 직원 입장에선 필요한 규정이라고 항변한다. 한 관계자는 “기업은행은 공공기관이다 보니 정부의 통제를 받고, 그런 상황에서 시중은행과 경쟁하려면 내부 지침 등을 통해 더 연대해야 한다고 말하는 직원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금융노조는 영업시간 30분 단축과 주 4.5일제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오는 25일 총파업이 예정돼 있었지만 사용자 측과 합의에 도달해 총파업은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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