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파산을 피할 수 있는 안전한 노후자금 인출 방법은?


네. 맞습니다. 노후자금을 적립하는 단계와 인출하는 단계의 상황이 달라서 자산관리 방법도 차이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수명연장과 함께 늘어나는 기간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관건입니다.

그러므로 무전장수(無錢長壽)
즉, 노후 파산을 피할 수 있는
인출 전략이 필요합니다.

은퇴자는 자신이 몇 살까지 살지 알 수 없습니다. 그런데 노후자금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노후 파산을 피하려면 어떻게 인출해야 할까요?

노후자금으로 종신형 연금에 가입하면 이런 고민을 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종신형 연금은 중도 해지가 안 되며, 물가변동에 맞춰 연금액이 늘어나는 것도 아니어서 은퇴 후반에 생활비가 부족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종신형 연금에 가입하지 않고, 노후자금을 투자하면서 인출하는 방법도 있는데요. 이때 노후 파산을 피하는 인출 방법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었습니다. 오늘은 그중 가장 대표적인 ‘안전 인출률’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노후자금을 적립하는 사람과 인출하는 사람을 비교해 설명해 보겠습니다. 두 사람이 직면하는 상황은 매우 다른데요. 크게 3가지 면에서 차이가 납니다.

적립 단계에서는 은퇴할 때까지 노후생활에 필요한 목돈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하지만 인출 단계에서는 매달 생활에 필요한 현금흐름을 만들어 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때 생활비는 부족해서도 안 되고 죽기 전에 먼저 고갈되어서도 안 됩니다.

적립 단계에서는 매달 자금이 유입됩니다. 따라서 투자에 실패하더라도 새로 유입되는 자금으로 회복할 기회가 있습니다. 하지만 인출 단계에서는 새로운 자금의 유입은 없고 유출만 있습니다. 투자에서 손실을 본 상황에서도 생활비는 인출해야 하므로 투자 초기에 큰 손실을 보면 다시 회복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은퇴자금을 적립하는 기간취업하면서 시작해서 은퇴할 때 끝납니다. 사람과 상황에 따라 조금 차이가 날 수는 있어도 큰 차이가 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인출 기간은 다릅니다. 출발점은 알 수 있어도 종착점을 알 수는 없습니다. 건강 상태에 따라 개인차가 크게 나는 것도 원인이지만, 수명연장으로 은퇴생활 기간이 갈수록 늘어나는 데도 이유가 있습니다.

이처럼 적립 단계와 인출 단계에서는 투자자가 직면하는 상황이 다르므로 자산관리 방법도 차이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수명연장과 함께 늘어나는 기간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관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네. 맞습니다. 노후 파산을 피하려면 은퇴생활 동안 안정적인 인출률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나치게 많은 자금을 찾아 쓰게 되면 나중에 노후자금이 부족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적은 자금을 인출하면 원하는 노후생활을 영위할 수 없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미국의 재무설계 전문가 윌리엄 벤겐(William Bengen)이 1994년 10월에 발표한 ‘안전 인출률’에 대한 연구에서 그 근거를 찾을 수 있는데요. 벤겐은 준비한 은퇴자금에서 매년 얼마만큼 인출해야 은퇴생활 기간 중에 파산하지 않는지 알고 싶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벤겐은 몇 가지 가정을 세웠습니다.

[벤겐이 가정한 은퇴생활]
먼저 은퇴생활 기간은 30년(65세~94세)으로 잡았습니다. 당시로는 매우 보수적으로 은퇴 기간을 잡은 셈입니다. 그리고 은퇴자금미국 주식과 채권에 반반씩 나눠서 투자하고, 생활비는 매년 연말에 한 번 인출하는 것으로 가정했습니다. 첫해 생활비가 결정되면 이듬해부터는 전년도 생활비에서 소비자물가 변동률에 맞춰 인출 금액을 조정하기로 합니다.

예를 들어 첫해 생활비로 40,000달러를 인출하고 물가가 2.5% 상승했다면 이듬해에는 41,000달러를 인출하는 식입니다. 이렇게 하면 구매력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벤겐은 가장 나쁜 시기에 은퇴한 사람도 은퇴생활 도중에 파산하지 않기를 바랐습니다.

그래서 1926년부터 매년 연초에 은퇴해서 30년(1926년~1955년, 1927년~1956년 등) 동안 은퇴생활을 하는 다양한 사례를 분석했습니다. 분석 대상 기간에는 1930년대 대공황, 1940년대 제2차 세계대전,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일 때 은퇴한 사람을 모두 포함합니다.

벤겐의 분석에서 최악의 결과는 1966년 은퇴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이들이 30년 은퇴생활을 하는 동안 파산하지 않으려면 첫해에 준비한 노후자금에서 4.15%보다 적게 인출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듬해부터는 첫해 인출금액에서 매년 물가상승률만큼 증액해서 인출하면 됩니다.

매년 노후자금에서 4%만 인출하면
은퇴 파산을 피할 수 있다는
‘4% 룰’은 이렇게 탄생했습니다.

벤겐의 연구 이후 안전 인출률에 대한 연구는 계속해서 이뤄졌습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1988년 미국 트리니티대학 경제학과 교수 3명이 발표한 연구논문입니다. 이들은 1926년부터 1995년까지 미국 주식과 채권에 은퇴자금을 5가지 방법으로 세분화해서 투자한다고 가정하고 분석했습니다.

분석 결과 초기 은퇴자산의 4%만 인출하고 이후 매년 물가 상승률에 맞춰 인출 금액을 늘려 나갔을 때 30년 동안 은퇴자금이 고갈되지 않을 확률이 96% 이상이라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이 연구 결과를 우리 삶에 적용해서 계산해 보겠습니다.

일단 우리가 한 해 동안 사용하는 생활비(지출 금액)의 25배를 은퇴자금으로 모읍니다. 그리고 이렇게 모은 은퇴자금을 매년 4%(물가 상승률 반영)씩 인출하면 최악의 상황에도 30년은 파산하지 않고 버틸 수 있습니다. 이것을 보통 ‘4% 룰’이라고부릅니다.

그러면 한 해 생활비로 3,000만 원을 쓰는 사람은 7억 5천만 원, 4,000만 원을 쓰는 사람은 10억 원, 8,000만 원을 쓰는 사람은 20억 원을 모아야 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왜 이렇게
많은 금액이 나오는걸까요?

4%룰이 최악의 상황에서
은퇴한 사람도 30년 동안 파산하지
않는 걸로 가정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대다수의 경우 4%룰에 따라 노후자금을 인출하면, 30년이 지난 다음에 노후자금이 많이 남아 있게 됩니다. 그래서 혹자는 4%룰을 두고 가난하게 살다가 부자로 죽는 방법이라고 비판하기도 합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미래에셋은퇴연구소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은퇴자가 60세부터 85세까지 25년 동안 은퇴생활을 한다고 가정하고, 노후 파산에 이를 확률을 몬테카를로 시뮬레이션*을 활용해서 계산했습니다.

* 몬테카를로 시뮬레이션: 수백 차례 이상의 실험을 통해 통계 자료를 얻고, 그 자료를 통해서 원하는 확률 분포를 얻어 내는 분석 방법

이 자료에서는 분석 과정에서 생활비는 매년 초에 인출하고, 첫 번째 인출 금액이 결정되면 매년 물가 변동률에 맞춰 인출 금액을 늘려 나간다고 가정했습니다. 또한, 은퇴자산은 국내 주식과 채권에 나눠서 운용하는데 주식의 비중을 달리 가져가면서 노후 파산 확률을 측정했습니다.

분석 결과 최초 인출률이 4% 이하일 때는 자산배분과 관계없이 은퇴 파산 확률이 10% 미만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최초 인출률이 7%를 넘는 경우에는 대부분의 자산배분 구간에서 은퇴 파산 확률이 50%를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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