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규, 베식타스 이적 후 3경기 연속골... 123년 역사상 첫 기록 세워

이준목 2026. 2. 23.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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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무대서 주전 기회 얻은 공격수... 북중미월드컵 스트라이커 경쟁서 가장 뛰어난 컨디션 보여줘

[이준목 기자]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 공격수 오현규가 튀르키예 프로축구 베식타스 이적 이후 3경기 연속골을 터트리며 쾌조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오현규는 23일 오전(한국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튀프라쉬 스타디움에서 열린 괴즈테페와의 '2025-2026 튀르키예 쉬페르리그' 23라운드 홈 경기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하여 후반 29분 쐐기 골을 터뜨려 베식타스의 4-0 완승을 이끌었다.

겨울 이적시장에서 벨기에 헹크를 떠나 베식타스에 입단한 오현규는 데뷔전이던 지난 9일 알라니아스포르와 홈 경기(2-2 무승부)에서 오버헤드킥으로 데뷔골을 넣은데 이어, 16일 바샥셰히르와의 원정 경기(3-2 승)에서는 1골 1도움을 올리며 베식타시의 역전승에 이바지했다. 이어 괴즈테페전까지 골맛을 보면서 3경기에서 3골 1도움을 기록했다.

베식타스 구단이 발표한 공식 기록에 따르면, 오현규는 1903년 창단한 구단의 123년 역사상 최초로 '이적 직후 3경기 연속 골'을 터트린 선수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또한 베식타스는 오현규가 가세한 이후 3경기에서 2승 1무를 거뒀고 시즌 승점 43(12승 7무 4패)으로 쉬페르리그 1부 18개 팀 중 4위에 올라있다.

불과 한달 전만 해도 불안한 팀내 입지로 이적을 모색해야했던 오현규의 상황을 고려하면 상전벽해다. 오현규는 K리그 수원 삼성에서 활약하던 2023년 1월 스코틀랜드 셀틱으로 이적하며 유럽파의 반열에 오른 후 2024년부터는 벨기에 리그 KRC 헹크에서 활약해왔다.

짧은 시간 동안에도 오현규의 유럽 경력은 다사다난했다. 스코틀랜드와 벨기에에서는 모두 안정적인 주전으로 활약하지는 못하며 백업멤버나 준주전 정도의 위상에 만족해야했다.

지난해 9월에는 독일 분데스리가 슈투트가르트행이 성사 직전까지 갔으나 구단이 메디컬테스트에서 오현규의 부상전력을 문제삼으며 이적이 무산됐다. 이후 친정팀 헹크로 복귀하여 주전으로 활약했지만 이번에는 감독교체라는 변수가 발목을 잡았다.

오현규를 중용하던 토르스텐 핑크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경질되고, 니키 하옌 감독이 새롭게 부임하면서 오현규는 전력 구상에서 갑자기 배제됐다. 어쩔 수 없이 겨울 이적시장에서 긴급히 새로운 팀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다행히 튀르키예의 명문 베식타스가 오현규에게 손을 내밀었다.오현규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풀럼, 리즈 유나이티드, 크리스털 팰리스 등 여러 팀들의 관심을 받았으나, 가장 적극적으로 오퍼를 제시한 베식타스를 선택했다.

베식타스는 겨울 이적시장에서 주전 공격수 태미 에이브러햄을 아스톤 빌라로 떠나보낸 공백을 오현규의 영입으로 메웠다. 튀르키예 리그에서 한국인 선수가 뛰는 것은 2021년 페네르바체SK에서 뛰었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후 5년 만이자, 오현규는 베식타스 역사상 첫 번째 한국인 선수가 됐다.

일각에서는 오현규가 유럽 5대리그 같은 상위리그에 갈 기회를 놓친 것을 아쉬워하는 반응도 있었다. 하지만 오현규 입장에서 튀르키예행은 합리적인 차선책이었다. 튀르키예 1부리그의 UEFA리그 랭킹이 9위로 직전에 몸담은 벨기에(8위)와 큰 차이가 없고, 베식타스는 갈라타사라이, 페네르바체와 함께 튀르키예 3강으로 꼽히며 유럽클럽대항전에도 자주 출전하는 팀이었다. 무엇보다 오현규가 베식타스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꾸준한 출장기회를 부여받으며 주전으로 뛸 가능성이 더 높다는데 있었다.

그리고 오현규는 이적 이후 자신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며 빠르게 새 소속팀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러한 오현규의 부활은 북중미월드컵을 앞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에 있어서도 청신호다.

현재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최전방 공격수 1순위는 윙포워드가 주포지션인 손흥민(LA FC)이다. 정통 스트라이커 자원으로는 오현규를 비롯하여 J리그에서 뛰고 있는 오세훈(시미즈 S펄스), 덴마크에서 활약중인 조규성(미트윌란) 등이 경합 중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홍명보 감독의 마음을 확실히 사로잡았다고 할만한 선수는 없는 실정이다.

손흥민은 탁월한 득점력을 갖췄지만 33세가 되면서 전성기가 다소 지났고, 포스트플레이나 몸싸움에 강한 전형적인 원톱과는 거리가 있다. 조규성은 지난 월드컵에서 2골을 넣은 경험이 있고, 오세훈은 몸싸움과 공중전에 강점이 있다.

하지만 조규성은 장기 부상을 딛고 복귀한 지 얼마되지 않아 경기 감각과 체력이 불완전하다. 공교롭게도 조규성은 23일 실케보르와의 수페르리가 21라운드 원정경기에서 또다시 무릎 부상을 당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다음 대표팀 소집이 불투명해졌다.

오세훈은 뛰어난 신체능력 대비 부족한 득점력이 아쉽다. 지난해 마치다에서 주전으로 무려 31경기에 출전하고도 단 2골에 그쳤다. 소속팀에서의 부진으로 지난해 10월(브라질·파라과이)과 11월(볼리비아·가나) 평가전 에서는 대표팀에서도 부름을 연달아 받지 못했다. 올해는 친정팀 시미즈로 이적하며 지난 21일 비셀 고베전에 페널티킥으로 시즌 첫 골을 기록하며 부활의 기지개를 켜고 있다.

반면 오현규는 A매치 통산 24경기에서 6골을 기록중이다. 홍명보 감독 부임 이후로는 손흥민을 제외하고 스트라이커 포지션에서 가장 많은 경기 출전과 득점을 기록한 선수이기도 하다.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한 저돌성과 수비가담, 강한 슈팅력, 출전시간 대비 높은 골 전환율 등은 오현규의 최대 장점이기도 하다. 유럽에서 몸싸움이 거칠고 수비가 강하기로 소문난 튀르키예 리그에서도 오현규의 이런 장점은 여전히 통하고 있다.

오현규가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북중미월드컵 본선진출은 물론이고 더 나아가서는 주전까지도 충분히 노려볼만하다. 오현규는 홍명보 감독 체제에서는 주로 경기 후반에 투입되어 분위기를 바꾸는 조커 역할을 수행해왔다. 유럽무대에서 활약중인 공격수 자원중 가장 뛰어난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는 오현규가 경쟁에서 현재 가장 앞서나가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축구대표팀은 다음달 코트디부아르(아프리카), 오스트리아(유럽) 등과 A매치 원정 평가전을 치를 예정이다. 오현규를 비롯한 공격수 자원들에게는 눈앞으로 다가온 북중미월드컵 본선 최종엔트리 확정을 좌우할 마지막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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