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이 될 뻔했던 윤동희 "일본 실력 인정, 또 지고 싶진 않다" [APBC 인터뷰]

유준상 기자 2023. 11. 2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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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기간 동안 존재감이 부각된 건 아니었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터진 적시타 한 방이 잠시나마 팬들과 동료들을 웃게 했다.

윤동희는 "이마이의 정말 공이 좋았다. 같은 야구선수로서 어떻게 보면 일본 선수들이 잘하는 것에 대해서 인정해야 할 것 같고, 거기서도 배워야 하는 게 분명히 있다고 생각했다. 투수들의 경우 한국에서 좀 보기 힘든 투수였던 것 같다. 사실 외국인 투수들과 상대할 때만 느꼈던 공인데, 같은 동양인으로서 그런 공을 던진다는 게 좀 놀라웠다"고 감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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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도쿄, 유준상 기자) 대회 기간 동안 존재감이 부각된 건 아니었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터진 적시타 한 방이 잠시나마 팬들과 동료들을 웃게 했다. 팀의 패배에 아쉬움을 삼켜야 했던 외야수 윤동희가 그 주인공이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23 결승에서 일본에 연장 10회 승부 끝에 3-4로 패배하면서 2개 대회 연속으로 준우승을 차지했다.

3번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윤동희는 5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활약했다. 전날 대만과 예선 3차전(4타수 2안타 1볼넷)에 이어 2경기 연속 멀티히트. 특히 2-2로 팽팽하게 맞선 10회초 2사 3루에서 유격수 옆을 빠져나가는 안타로 3루주자 최지훈의 득점을 도왔다. 만약 정해영이 10회말 1점 차의 리드를 지켰다면 윤동희의 타점이 한국의 첫 번째 APBC 우승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경기 후 윤동희는 "다들 최선을 다했지만, 결과가 이렇게 나온 것에 대해선 우리가 인정해야 할 것 같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치르면서 각자 얻는 게 있었을 것이고, 나 또한 너무 좋은 경험을 했기 때문에 좋았던 것 같다"며 "(10회초 적시타에 대해) 그동안 갖고 있던 부담감을 많이 덜어낸 안타였다. "그때그때 빠르게 적응하려고 하고, 또 상대 투수의 공에 대해 빠르게 파악하려고 노력하다 보니까 결과도 따라오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분명 윤동희를 포함해 선수단 전체가 '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갖고 있었다. 윤동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때도 예선에서 대만에 지고 결승에서 이겼던 것처럼 이번에도 이길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한 뒤 경기에 임했고, 아무래도 한번 경험해 봤기 때문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다른 선수들도 다 생각했을 것이다"고 돌아봤다.

최고구속 156km/h에 달하는 강력한 직구를 뿌린 우완투수 이마이 다쓰야와 맞대결은 어땠을까. 윤동희는 "이마이의 정말 공이 좋았다. 같은 야구선수로서 어떻게 보면 일본 선수들이 잘하는 것에 대해서 인정해야 할 것 같고, 거기서도 배워야 하는 게 분명히 있다고 생각했다. 투수들의 경우 한국에서 좀 보기 힘든 투수였던 것 같다. 사실 외국인 투수들과 상대할 때만 느꼈던 공인데, 같은 동양인으로서 그런 공을 던진다는 게 좀 놀라웠다"고 감탄했다.

한편으로는 조금 늦게 올라온 컨디션이 아쉬울 법도 하다. 윤동희의 올해 APBC 최종 성적은 17타수 4안타 타율 0.235 1타점. 그는 호주, 일본과 예선을 치를 때까지 4타수 무안타로 침묵하다가 대만전으로 예열을 마친 뒤 일본전에서 상승세를 유지했다.

윤동희는 "(스스로) 쫓겼던 것 같다. 아무래도 상위 타선에 있다 보니까 내 역할을 해줘야만 팀의 승리에 기여할 수 있다고 봤는데, 그런 부분에 있어서 아쉬움을 많이 느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부진을 통해서 배운 것도 있었다. 윤동희는 "사실 자세하게 말씀드릴 수는 없을 것 같은데, 대회를 치르면서 많이 느낀 것 같다. 많은 관중 앞에서 경기를 해본 것도 어떻게 보면 이번이 처음이고, 그런 압박감 속에서 어떻게 경기를 풀어야 할지 등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얘기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당시 이의리의 대체 선수로 발탁됐던 윤동희는 당시 6경기 23타수 10안타 타율 0.435 1홈런 6타점으로 눈도장을 찍었고, 이번 대회에서도 기회를 얻었다. 소속팀에서 꾸준히 활약한다면 향후 국제대회에서도 태극마크를 달 가능성이 높다. 긴말이 필요하지 않았던 윤동희는 "잘해야 할 것 같다. 또 이렇게 지고 싶지 않다"고 앞으로의 활약을 다짐했다.

사진=도쿄, 유준상 기자/연합뉴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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