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현X강동원 '느좋' 조합의 첩보 멜로 <북극성>

전지현, 강동원 (사진: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드디어 같은 프레임에 선 전지현과 강동원. 9월 2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북극성>(극본 정서경, 연출 김희원·허명행) 제작발표회는 전지현과 강동원의 첫 호흡만으로도 관심이 뜨거웠다. 여기에 이미숙, 박해준, 김해숙, 유재명, 오정세, 이상희, 주종혁, 그리고 할리우드 배우 존 조까지, 이름만으로도 무게감이 다른 라인업이 총출동해 글로벌 프로젝트의 위용을 증명했다. 9월 10일(수) 3개 에피소드를 공개 후 17일부(수)터 매주 2편씩, 총 9부작으로 이어진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북극성>

정서경 작가와 김희원 감독이 다시 의기투합한 <북극성>은 ‘파워풀한 여성’을 전면에 세운다. 유엔대사로 국제적 명성을 쌓아온 서문주(전지현)가 ‘대통령 후보 피격 사건’의 배후를 좇고, 그 곁을 국적 불명의 특수요원 백산호(강동원)가 지키며 한반도를 위협하는 거대한 진실과 맞선다. 김희원 감독은 “강인하면서도 아름다운 화면을 좋아하는데, 두 배우만 서 있어도 그 이미지가 자연스럽게 완성됐다”고 말하며, 실제로 두 사람의 장신 투샷을 살리기 위해 세트 층고까지 조율했다는 비화까지 전했다.

전지현은 “김희원 감독, 정서경 작가의 작품이라는 점에 욕심이 났다. 강동원 배우와 더 늦기 전에 꼭 함께하고 싶었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그가 그린 서문주는 “조용하지만 대담한 행동력”을 지닌 인물. 대의와 소신, 냉철함과 인간미 사이의 균형을 좇는 외교관의 얼굴로, ‘액션·정치·첩보’의 와중에 서정 멜로의 감도를 끌어올릴 핵심 축이다.

첫 첩보 멜로에 뛰어든 강동원은 백산호를 “외롭고 고민 많은 인물”로 정의했다. 그는 “문주를 만나며 ‘물불 안 가리고 지켜야겠다’는 결심으로 변해간다”며 현란한 액션이 ‘보호’라는 감정으로 번역되는 과정이 관전 포인트라 전했다. 액션 디렉팅을 맡아 공동 연출에 합류한 허명행 감독은 “같은 동작도 강동원이 하면 다른 멋이 산다”며 물리적 설득력과 미학적 완성도를 동시에 예고했다. 강동원은 “촬영 내내 ‘이 사람, 정말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전지현과의 호흡을 ‘어른 멜로’로 요약했다. 두 사람이 농담처럼 주고받았다는 “우린 뭘 좀 아는 남녀 같다”는 말은, 작품의 정서를 가장 세밀하게 설명하는 문장일지도 모른다.

제작발표회 현장의 키워드는 단연 ‘느좋(느낌이 좋다)’이었다. 전지현은 “모니터로 봐도 ‘느좋’ 그 자체였다”며 화면을 채운 좋은 느낌을 강조했다. 서로 다른 세계에서 살아온 두 사람이 ‘설명되지 않는 끌림’에 사로잡혀 관계를 확장해 가는 서사는, 정치 스릴러의 빽빽한 긴장 속에도 멜로의 체온을 잃지 않는다. 액션과 서스펜스의 볼륨을 키우되, 감정의 미세한 떨림을 놓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북극성>은 ‘장르와 멜로의 완급 조절’에 방점을 찍는다.

이미숙은 한국 정·재계를 뒤흔드는 아섬해운 회장 임옥선으로 강렬한 카리스마를 예고한다. “한순간에 캐릭터를 집약해 보여줘야 해 어려웠다”는 고백에서 드러나듯, 압축된 장면마다 존재감을 폭발시킬 인물이다. 박해준은 전 세대를 아우르는 차기 대선 후보 장준익으로, ‘부드러운 카리스마’ 뒤 미스터리를 심어 긴장감을 높인다. 김해숙은 소신과 따뜻함을 겸비한 대통령 채경신을 맡아 지도자의 품격과 인간미의 결을 세밀하게 살린다. 유재명은 국가정보원장 유운학으로 “대본을 펼치자 상상 못 한 스케일이 펼쳐졌다”고 표현했을 만큼, 서사의 긴장과 정보전의 묘미를 책임진다. 오정세는 능력치 만렙이지만 형에 대한 열등감으로 뒤틀린 검사 장준상으로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고, 이상희는 서문주의 동지이자 보좌관 여미지로 헌법을 필사하며 캐릭터의 신념이 몸에 배도록 준비했다고 전했다. 주종혁은 실제 경호팀장의 동작·시선을 연구해 문주의 경호실장 박창희의 디테일을 완성했다.

미국 국무부 차관보 앤더슨 밀러로 합류한 존 조는 <북극성>의 국제 스케일을 실감케 하는 캐스팅이다. 김희원 감독은 “대본에 대한 질문의 깊이가 남달랐다. 현장에서 얻은 아이디어가 풍성해졌다”고 밝혔다. 전지현 역시 “존 조는 사람 자체의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화면으로 스며드는 배우”라며 “상대 배우가 편안히 집중하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다”고 호흡을 전했다. 한반도라는 지정학적 무대를 세계 관객의 언어로 번역하는 데 있어 핵심축이 될 인물이다.

<작은 아씨들>로 촘촘한 인물 설계를 증명한 김희원 감독은 이번엔 허명행 감독과 컴퓨터 한 대를 ‘공유하는 기분’으로 공조했다며 공동 연출의 소감을 전했다. 액션 시퀀스는 물론, 몸과 마음의 움직임이 동시에 필요한 장면에서 허 감독의 감각을 적극 차용했다는 고백도 이어졌다. 허 감독은 “김 감독이 필요로 하는 것, 고민하는 것들을 서포트하는 데 집중했다”고 답하며 공동 연출이 만들어낸 질감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정치, 첩보, 스릴러, 멜로가 교차하는 다층적인 장르를 하나의 톤으로 묶는 데 두 사람의 합은 결정적으로 작동한다.

<북극성>은 거대한 사건의 표면을 따라가는 ‘첩보 스릴러’이자, 선거·권력·여론의 결을 섬세하게 읽어내는 ‘정치 드라마’, 그리고 어른의 방식으로 상처와 책임을 감내하는 ‘멜로’다. 세계 뉴스가 ‘남의 일’이 아닌 ‘내 삶의 파도’로 다가오는 시간, 작품은 “내가 서 있는 곳에서 무엇을 바라봐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연속적으로 던진다. 다층의 장르가 교차하는 지점마다 인물의 선택과 윤리가 놓이며, 액션은 감정으로, 멜로는 서사로 환류한다.

마지막으로 배우들은 입을 모아 “이 작품은 전 세계 어디에 내놔도 자랑스러운 시리즈”(이미숙), “기대를 넘어설 작품”(오정세),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했다”(전지현·김희원)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올가을, 북극성을 따라가며 첩보 멜로의 새로운 좌표를 확인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글 · 나우무비 심규한 편집장
사진 ·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