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한화-아워홈에 4%대 금리 인수금융 '놀랄 노' [넘버스]

조회 4252025. 2. 24. 수정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전경 /사진 제공=우리은행

우리은행이 아워홈을 인수하려는 한화에 4%대 금리로 자금을 제공한다는 소식에 업계가 난색을 표하고 있다. 가뜩이나 몸을 사리던 경쟁사들로서는 낮은 금리를 앞세운 공격적인 영업으로 주름살이 깊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시장이 이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올해 대형 인수합병(M&A) 거래 중 하나로 꼽히는 한화의 아워홈 지분인수 과정에서 최종 인수금융주선사로 낙점됐다. 현재 양측이 세부 조건을 협의하는 가운데 금리는 4.6~4.7% 수준에서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그룹은 아워홈의 경영권 지분(58.62%)을 확보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으며, 거래 규모는 8695억원이다. 이 가운데 우리은행이 250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을 단독 주관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인수금융의 대출금리를 4%대로 제시해 주선 자격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시중은행과 증권사들의 인수금융 금리가 5% 중반대에 형성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비교적 낮은 수준이다.

인수금융을 조달하는 입장에서는 낮은 금리로 자금을 빌려주는 금융기관을 반길 수밖에 없다. 인수금융은 적게는 수백억원에서 많게는 수천억원까지 자금을 빌리기 때문에 0.1%p의 금리 차이로도 수십억원의 격차가 발생한다

이에 인수금융 시장에서 활약하는 다른 금융사들의 고심이 더욱 깊어지는 모습이다. 특히 최근 지주사 산하의 금융사는 위험가중자산(RWA) 관리를 강화하는 기조라 예전만큼 공격적인 펀드 출자 등이 어려워진 상황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4%대의 낮은 금리로 기업들에 인수금융을 제공하면 국내 증권사는 도저히 상대할 수가 없다”며 “우리은행이 금리로 공격적인 영업을 할 줄은 시장도 예상하지 못해 모두 놀란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인수금융 시장에서 금융사들이 점점 더 공격적으로 영업활동을 벌이고 있어 더욱 어려운 영업환경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우리은행의 낮은 대출금리로 셀다운(인수 후 재매각)은 어려울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증권사, 보험사, 연기금, 캐피털 등 제2금융권의 조달금리가 시중은행을 한참 웃돌아 우리은행의 셀다운 조건을 충족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어떤 전략으로 저금리의 인수금융을 내주는지는 모르겠다”며 “4%대 금리까지는 따라갈 수 없어 시장에서 셀다운이 소화될지는 불확실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인수금융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한편 한화그룹은 아워홈 지분 50.6%를 우선적으로 인수하는 딜을 진행하고 있다. 인수대금은 7500억원으로 한화호텔앤리조트가 2500억원, IMM크레딧앤솔루션이 2500억원, 우리금융이 나머지 2500억원을 출자하는 구조다. 구본성 전 부회장이 보유한 지분 8%는 2년 안에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남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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