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를 지옥도로 만들 해상 발사
제주를 지옥도로 만들 해상 발사
2. 국방과학연구소의 태안 안흥종합 시험장과 주민들의 고통
3. 제주 해상에서 내년 말까지 10차례 고체 연료 우주 발사체 시험을 한다고?
4. 해상발사는 군-기업-제주도정이 만들 제주의 지옥도

◇ 태평양 적도에 위치한 키리바시 국가와 다국적 합작 로켓 발사
"현재 운영 계획에는 키리바시 주민과의 과도한 접촉은 포함되지 않습니다(크리스마스 섬은 비상용으로만 평가됨). 발사대 및 조립관제선이 발사 현장에 머무는 시간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사회적·경제적 고려 사항은 무시할 수 있는 수준으로 간주됩니다." (해상 발사 프로젝트를 위한 환경영향평가, ICF 카이저 컨설팅 그룹, 1999년 2월 10일)
키리바시 Republic of Kiribati는 적도와 날짜변경선에 모두 걸쳐져 있는 유일한 나라이다. 해가 가장 먼저 뜨는 나라로 알려져 있다. 33개의 섬, 그 중 21개는 무인도인 태평양 제도 국가이다. 이 작은 섬나라의 약 12만 인구 대부분은 서쪽에 거주한다. 키리바시 라는 명칭은 18세기 영국 해군 대령 길버트 Gilbert 의 현지 발음에서 유래되었다. 키리바시는 영국의 식민지였다가 1979년에야 독립했다. 1950, 60년대는 영국과 미국의 핵실험장으로 쓰였으며 지금은 지구 온난화로 또 다른 섬 국가 투발루 등과 함께 전 국토가 수면 아래에 잠길 위험을 안고 있다. 키리바시의 동쪽 끝 섬 키리티마티(Kiritimati) 섬은 키리바시 면적의 3/4를 차지하며 지구상 가장 큰 산호섬이다. 키리티마티는 키리바시어로 크리스마스Christmas를 뜻한다. 성탄절에 발견된 섬이란 뜻이다. 1957년 영국은 이 곳에서 수소 폭탄 실험을 했다. 현재 약 7천 명 넘은 인구가 거주한다.
이 키리티마티 섬에서 500마일 (약 800 Km 이상) 떨어진 곳에서 1999년 부터 2014년 까지 많은 해상 발사가 이루어졌고 인공위성들이 목적 궤도에 안착되었다. 이 해상 발사는 다국적 합작 회사인 씨 런치 리미티드 파트너쉽 Sea Launch Limited Partnership에 의해 이루어졌는데 미국 보잉 회사 외에 러시아, 우크라이나, 노르웨이 등이 모항, 조립관제선, 발사대 등 시스템 요소들에 공동 결합했다. 모항은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롱 비치 항구에 소재한 해군기지를 임대하여 개조하여 만들었다. 한국 최초의 군용 위성(민군 겸용)인 무궁화 5호도 2006년 이 씨 런치 리미티드의 해상 발사대에서 발사되었다.
1999년 ICF 카이저 컨설팅 그룹이 미국 교통부 산하 연방항공청 상업우주운송 담당 부국장실에게 쓴 해상발사 환경영향평가에는 이 글의 첫 인용문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해상 발사 시 키리바시 국가 주민들에게 미쳐질 영향은 거의 무시되고 있다. 사실 192쪽에 달하는 환경영향평가 전반은 해상 발사가 환경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 이라 말하고 있다. 우리 나라의 대부분의 환경영향평가가 사업 시행자의 이익을 위해 형식적으로, 그리고 부실하게 이루어지는 것을 연상케 한다.
그러나 같은 해인 1999년 9월, 콜린 우다드가 크리스티안 사이언스 모니터 지에 쓴 특별 기고는 다른 각도의 이야기를 전한다. 키리바시 국민들은 경제적 측면 뿐 만 아니라 기본적인 생존을 위해 어업에 의존하고 있다. 1998년 키리바시는 사모아 아피아에 본부를 둔 남태평양 지역 환경 프로그램(SPREP)에 씨 런치에 대한 독립적인 환경 연구 수행을 요청했다. 당시 SPREP은 씨 런치 회사의 안전 및 사고 대비 계획에 수많은 모호한 점이 있다고 지적하며 매 발사 후 단계마다 버려진 로켓 에서 나온 4.5톤의 미사용 연료가 "수 평방킬로미터에 달하는" 케로신 (등유) 유막을 생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 국방과학연구소의 태안 안흥종합 시험장과 주민들의 고통
국방과학연구소가 '기상관측하는 곳'이라는 말로 주민들을 속이고 충남 태안 안흥종합시험장을 설립한 것은 1977년 이었다. 그 후 50년 가량 "시도 때도 없이" 신무기 시험을 하였다. 인근 근흥면의 20개 마을로 구성된 사단법인 태안군서남부소음피해대책위원회의 박성엽 위원장에 의하면, "1970년대 당시 남면 거아도 주민 40여 세대 150여 명을 쫓아내고, 근흥 도황3리와 정죽 3~4리 주민 120여 세대 약 500명을 이주시켰다." 그들은 "당시 제대로 된 보상도 없고, 이주비 한 푼도 못받고 정말로 억울하게 연구소 때문에 고향을 떠나 경향각지로 흩어졌다" (주간태안신문, 2025년 2월 20일자 인용)
시험장에는 "한화, LIG, 풍산 등 중요 8개 회사의 사기업들이 미사일과 각종 포 시험들을 하고 있고" 그들은 "이곳에서 세계 인증 합격 도장을 받아 사우디와 폴란드 등으로 수출해 연간 수조원을 번다고 한다." (주간태안신문, 2025년 2월 20일자 인용)
박상엽 위원장은 "이쪽 마을들은 포 소음으로 가축을 못 키운다. 소·돼지는 유산이 되고, 닭도 산란율이 40∼50% 정도다. 창문이 깨지고 벽에 금이 가는 건 다반사고, 지반도 내려앉는다. 소음으로 인한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말도 못한다"고 토로한다.(한겨레, 2021년 1월 6일)
국방과학연구소가 고체추진 우주 발사체 실험에 성공한 것은 2022년 3월과 12월 이었다. 당시 시각적으로나 청각적으로나 국내 시민들은 물론, 일본에까지 충격을 안겼던 실험들이다. 2020년 7월 한미 미사일지침 4차 개정으로 우주 발사체에 대한 고체연료 사용 제한이 해제되고 2021년 5월 완전 해체로 미사일지침이 종료된 이후의 일이다. 미사일 지침 해제는 사거리와 탄두 중량에서 좀 더 위력적인 미사일 개발로 나아가게 했고 또한 위성 제작, 발사, 관제 및 데이터 분석 등을 요소로 하는 우주 산업 추진을 활성화 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아울러 군 우주 발사체 기술의 기업 이전도 본격화되었다. 제주를 비롯한 지자체 들이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우주 산업을 내세우기 시작했다.
고체연료를 기반으로 하는 추진기관은 가격이 액체 연료보다 훨씬 저렴하며 상대적으로 관리가 쉽고 신속하게 반응하여 군사용으로 주로 사용된다. 또한 저궤도로 소형 위성 들을 발사하는데 많이 쓰인다. 그러나 고체 연료는 연소 시 미세먼지, 일산화탄소, 다이옥신, 황산화물 등 독성 물질을 배출하여 대기는 물론 토양과 수질까지 오염시킨다. 또한 우주발사체의 고체 연료 경우, 액체 연료와 달리 연소 시 오존층이 위치한 성층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여러번 발사시 결과적으로 기후 온난화를 가속화시킨다,
◇ 제주 해상에서 내년 말까지 고체 연료 우주 발사체 시험을 한다고?
2023년 12월 4일 국방과학연구소의 3차 고체추진 우주발사체 실험은 제주 남쪽 중문 해상에서 4km 떨어진 곳이었다. 이 때 한화 시스템이 제작한 SAR 관측(군사용으로는 '정찰') 소형 위성이 발사되었는데 당시 나를 포함하여 이 발사에 항의하던 이들은 해상으로부터 시커멓고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검은 연기와 굉음에 충격과 분노를 느꼈다. 발사체는 동쪽으로 날아갔고 당시 차량으로 약 20분 떨어진 동쪽의 강정마을 유리창이 강한 진동으로 흔들거렸다는 것을 후에 들었다. 당시 어업하는 선박들에게는 사전에 알려졌을지 몰라도 발사장에서 가장 가까운 중문 마을 주민들도 사전에 소식을 제대로 접하고 있지 못했다.
그 해상 발사대는 약 2주 후 강정 제주해군기지에 입항했다. 그 전에 제주도정은 제주해군기지에서 차량으로 15분 떨어진 중산간 지하수 특별관리 구역, 옛 탐라대학에 우주·첨단 산업 단지인 '하원 테크노 캠퍼스'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한화시스템의 위성 제조 공장 우주센터가 기공식을 가진 것은 2024년 4월 29일이고 준공식을 가진 것은 그로부터 20개월 후인 2025년 12월 2일이다. 한화 시스템이 생산할 SAR초소형 위성은 전천후 날씨로 관측이 가능하기에 군사용으로 적합하며 정찰이 용이한 지구 저궤도(지표면에서 200~2000km 지점)에 발사될 예정이다. 한국은 2031년까지 100기의 초소형 위성을 발사할 예정이다. 그러나, 지자체는 물론, 대한민국 정부는 우주 조약의 회원국이면서도 미중의 패권 각축을 위해 이미 수많은 군집 위성이 발사된 저궤도가 입을 환경적 피해, 충돌 가능성으로 인한 군사적 위험성, 그리고 위성 제작 및 로켓 발사로 인한 토양과 수질의 오염 등 에 대해 책임있는 평가도, 대책도 내놓고 있지 않다. 이재명 정부가 지향하는 우주산업 5대 국가의 실체이다.
2023년 12월 제주도정이 펴낸 하원 테크노 캠퍼스 구상도에는 위성, 로켓 조립장 외에 절대보전지역인 하천을 경계로 하는 곳에 고체, 액체 엔진 연소 시험장, 우주용 추력기 시험장이 있었다. 강정정수장은 위험천만하게도 이 곳에서 불과 4km 에 존재한다.(지하수 오염을 유발할 하원 테크노 사업 중단 및 우주 클러스터 사업 중단 촉구 서명 캠페인은 https://campaigns.do/campaigns/1739)
2월 9일 CBS는 군의 고체 추진 발사체 4차 시험이 4월, 제주 해상에서 있을 것이며 이번에도 한화 시스템 위성이 발사될 것이라 보도 하였다. 그리고 2월 10일 그동안 서귀포 해상에서 멀리 보이던 로켓 발사대가 기지 안으로 진입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3차 발사 때보다 더 큰 발사대는 계속 제주해군기지에 머무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3차 발사때 쓰였던 발사장은 현무 5 미사일 발사 시험으로 쓰였던 것이며 이번 4차 발사에서는 ICBM 급에 준하는 위력을 가진 발사체에 탑재체 중량도 증가 시킨 발사가 될 것이라 보고 있다. 즉 4차 발사는 표면화 하지 않지만 위성 발사 실험과 미사일 실험 두 가지를 목표로 한다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가장 최근의 보도에 의하면 내년까지 10회 안팎의 발사가 이어진다. 3차 발사때보다 더 큰 위력을 가진 발사체가, 그것도 2년 동안 10번이나 발사된다는 것은 가공할 일이다. 어민들은 어업 활동에 차질이 빚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위에 인용한 키리바시 제도의 경우 발사거리로부터 800km 떨어져 있었다. 2023년 제주 해상 발사는 해안으로부터 겨우 4km 떨어졌던 것을 생각해보라. 주목할 것은 오영훈 제주도정과 한화 시스템은 4월부터 내년까지 10회 안팎의 해상 발사와 대해 현재까지 일절 보도 자료를 내놓지 않았다는 점이다. 언론을 인용하면, 제주도 관계자는 "우주 산업은 군사적 영역을 넘어 위성 데이터 활용 등 산업적 파급력이 크다" 그리고 "정부 주도로 시작된 사업이 점차 민간 중심으로 확대되고 기술 이전도 이뤄지고 있는 만큼, 관련 산업 벨트를 구축할 경우 지역의 새로운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CBS, 2월12일자).

◇ 해상발사는 군-기업-제주도정이 만들 제주의 지옥도
오영훈 제주도정은 한화 특혜라는 말까지 들으면서 지하수특별관리구역에 한화 지분이 72% 이상인 대규모 휴양단지 애월 포레스트를 추진하는 것도 모자라 유해물질을 생산하고 폭발 위험성이 있는 우주산업 클러스터 단지를 추진하고 있다.
또한 1월30일 제주시 썬 호텔에서 있었던 MRO(Maintenance, Repair, Overhaul) 관련 세미나는 제주도정, 제주도의회, 제주 교육청 외에 한화 오션과 해군이 함께 참석했다. 미국의 쇠퇴해가는 선박업이 한국의 선박 정비, 수리, 서비스 사업에 기회를 주고 있다는 것이 공통된 인식인데 해군은 2024년 부터 MRO 정책을 시작했다 말하면서 올해부터 MRO 정책을 크게 확대시키겠다 하고 있다. 또한 "대양으로 나가야 하는 해군에게 있어서 제주도는 가장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이자 기동함대의 모함" 이라 말하고 있다.
이러한 해군의 입장은 "제1도련선의 동맹국 및 파트너들에게 미국 군대가 그들의 항구와 기타 시설에 더 넓게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 그들 스스로의 방위에 더 많은 지출을 할 것, 그리고 무엇보다도 침략을 억제할 수 있는 수단에 투자할 것을 압박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명시한 가장 최근의 미 안보전략과 동맹국들이 "그들 자신의 이익을 위해 행동"한다는, 즉, 동맹국들 스스로의 자발성을 끌어내는 것을 바탕으로 동맹국에 부담 분담을 확대시키는 미 국방전략과 연관되어 해석되어야 한다. 1월 한미연합구성군사령부가 상설화되며 육군, 공군과 마찬가지로 한국 해군의 미 종속은 더욱 강화되었다.
해군의 MRO 추진과 고체 연료 우주발사체에 대한 기지 제공, 그리고 지자체와 전쟁무기 기업 한화와의 협업은 제주의 탈 군사화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다. 오영훈 도정, 제주도의회, 제주도 교육청이 군과 전쟁무기 기업에 대한 친화적인 정책들을 지지하고 옹호하는 것은 암담한 일이다. 제주를 더욱 더 한미동맹의 도구로 전락시키는 것이며 제주의 군사화를 심화시키는 것이다. 한화는 더구나 이스라엘 무기 기업들과 협력하며 팔레스타인 민중을 학살하는데 기여하고 있지 않은가.
위정자들이 전쟁과 군사적 긴장 고조로 이윤을 버는 산업을 지지할 때, 제주의 해양과 하늘이 우주 발사체의 시커먼 연기와 굉음과 파편으로 지옥도가 되기 전에 누가 제주의 군사화를 막을 것인가. 2월 26일 이면 제주해군기지 준공 10년이다. 이 글을 함께 하는 우리 모두에게 묻는다. <최성희 / 평화활동가>
글쓴이 최성희는 제주 서귀포 강정마을에서 15년 이상 거주하는 평화활동가이자 우주군사화와로켓발사를반대하는사람들, 비무장평화의섬제주를만드는사람들, 평화의바다를위한섬들의연대 제주위원회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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