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재의 인사이트] 불리하면 침묵 뒤에 숨는 윤 대통령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최근 명태균씨와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이 정국 핵심 이슈로 떠올랐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침묵하고 있어 비판이 고조됩니다.
이들 의혹은 윤 대통령과 김 여사가 내용을 가장 잘 알고 있는데도 대통령실에 해명토록 해 신뢰를 훼손했다는 지적입니다.
윤 대통령이 자신과 관련된 사안에 대한 해명을 대통령실에 떠넘겨 망신을 산 대표적인 예가 명씨와의 친분 의혹입니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 비리 의혹들에 대해서도 진솔한 태도로 국민앞에 해명한 적이 없습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충재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1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필리핀, 싱가포르 국빈 방문 및 라오스 아세안 +3 회의를 마치고 귀국하며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
ⓒ 연합뉴스 |
윤 대통령이 자신과 관련된 사안에 대한 해명을 대통령실에 떠넘겨 망신을 산 대표적인 예가 명씨와의 친분 의혹입니다. 대통령실은 지난 8일 윤 대통령과 명씨 만남에 대해 정치인 소개로 두 차례 만났다고 밝혔지만 곧바로 당사자들의 반박에 부닥쳐 되레 진실성에 대한 의혹이 더 커졌습니다. 여러차례 만나 사실이 드러나면서 두 번 이외의 다른 자택 방문 때는 김 여사를 따로 만난 게 아니냐는 의문을 낳았습니다.
대통령실이 이런 부정확한 해명을 내놓은 배경은 윤 대통령의 언급에 근거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권에선 윤 대통령이 명씨와의 친분 관련 논란이 커지자 참모들에게 두 차례 만났다는 말을 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대통령이 사실과 다른 얘기를 발표토록 해 결과적으로 대통령 스스로 정부 최상위 공식 창구 권위에 먹칠을 한 셈입니다. 도대체 국민을 어떻게 보길래 금방 들통날 주장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놓느냐는 비판이 안 나올 수 없습니다.
윤 대통령, 불리한 사안은 의도적 침묵 일관
대선 후보 때 명씨의 여론조사 관련 의혹과 대통령 당선 이후의 '공천 개입' 의혹도 사정은 같습니다. 재정기반이 취약한 명씨가 윤 후보에게 유리한 여론조사를 다수 실시했지만 비용을 받지 않은 저간의 사정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윤 대통령일 수밖에 없습니다.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을 놓고 김 여사와 명씨가 주고받은 메시지의 실상도 윤 대통령 부부가 모를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런데도 윤 대통령은 입을 다물고 무대응으로 버티고 있습니다.
이런 사례는 이른바 '바이든-날리면' 사태를 떠올리게 합니다. 2022년 미국 순방 당시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향한 듯한 윤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이 논란을 빚자 대통령실은 장시간 고민 끝에 '날리면'이란 해명을 내놓았습니다. 관련 발언의 당사자로 윤 대통령이 직접 해명하면 될 것을 대통령실에 떠넘겨 논란을 키우고 결국 법정 공방으로까지 치달았습니다. 자신의 잘못된 언행에 대한 반성과 사과는 한 마디도 없었습니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 비리 의혹들에 대해서도 진솔한 태도로 국민앞에 해명한 적이 없습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사건의 경우 연일 김 여사 개입 정황이 쏟아지는데도 아무런 언급이 없습니다. 배우자인 김 여사가 관련된 사안으로 누구보다 사정을 정확히 알고 있는 만큼 소명할 책임은 윤 대통령 측에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도이치 사건 1심 판결이 나오자 대통령실을 통해 세 차례나 김 여사 주가조작 의혹을 반박했더니 공범 유죄판결이 나온 2심에는 일언반구의 언급도 없습니다.
윤 대통령이 불리한 사안에 침묵하는 모습은 고질처럼 굳어졌습니다. 채 사병 수사 외압의 핵심인 '격노설'에 대한 군사법원의 질의에 아무런 답도 하지 않았고, 극우 유튜버들의 음모론에 심취해 이태원 참사 조작설을 거론했다는 김진표 전 국회의장의 증언에 대해서도 사실 여부를 밝히지 않았습니다. 국민들 사이에선 대통령 부부가 직접적으로 관련된 의혹에 뒤로 숨는 것은 당당하지 못할뿐더러 비겁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국민의 인내심이 점점 바닥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