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찾은 尹 “임기 중 제주에 상급종합병원 지정”
크루즈 출입국 심사 시간 단축
국립탐라문화유산연구센터 건립 등 지시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임기 내 제주에 상급종합병원이 지정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에서 ‘세계로 열린 청정한 섬, 글로벌 휴양도시 제주’를 주제로 연 29번째 민생토론회에서 “제주는 70만 인구에 매년 1000만명이 방문하며 의료 수요가 늘고 있지만, 고난도 중증치료가 가능한 상급종합병원이 없어 많은 환자와 가족이 큰 불편과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를 위해 “현재 서울권과 묶인 제주도 상급종합병원 심사 권역을 조정해 빠른 시일내에 상급종합병원을 지정하고, 병원에 필요한 의료시설과 장비는 국가 재정으로 충분히 지원해 제주에 지역 완결적 필수 의료 체계를 갖추겠다”고 했다.
이어 “제주도는 많은 사람들이 와서 살고 싶어하는 지역인데 의료와 교육 문제가 어려움이 되고 있다”며 “전국적으로 필수 의료분야에 대한 의료개혁을 공정하게 추진하고 있지만, 제주도는 특히 제주도만의 특별한 의료개혁을 추진해 도민이 걱정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답변에 나선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제주도는 1995년부터 서울권역으로 편입해 심사를 받아왔다”며 “섬이라는 점과 관광객이 많은 지역이라는 특성을 고려해 상주 인구 수로만 따지지 않고, 심사 권역을 재조정하겠다”고 후속 계획을 알렸다.
크루즈 관광객의 출입국 절차 진행에 대한 조치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코로나19 이후 제주도에 크루즈 관광객이 늘어나는데 출입국 심사 시간이 길다는 불평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입국 심사를 신속하게 진행할 방안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배상업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은 “인력 증원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자동심사대를 설치할 계획”이라며 “내년 10월까지 제주항에 10대, 서귀포 강정항에 28대의 무인자동심사대를 설치해 심사 대기 시간을 현재보다 50~90분 가량 줄일 수 있게 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내년 설치 전까지 심사관이 크루즈에 미리 승선해 선상 심사를 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했다.
제주 제2공항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지난 9월 국토부가 기본계획을 고시했고, 현재 환경영향평가 등 후속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ㅕ “제2공항이 원활하고 신속하게 추진되도록 제주도와 적극 협조하며 지원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했다.
국립탐라문화유산연구센터 건립도 추진된다. 윤 대통령은 “제주에는 해녀·돌담·오름 등 문화·자연 유산이 매우 풍부하다”며 “이 같은 자원을 잘 개발해 인문학 관광으로 관광의 품격을 높이고 도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겠다”고 했다.
약 400억원을 투입해 국가유산청 산하에 문화유산 조사·연구 및 전시 및 교육을 수행하는 복합역사문화공간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을 시작해 2030년 개관을 목표로 한다.
이와함께 윤 대통령은 내년 상반기 중 제주도를 도심항공교통(UAM) 시범운용구역으로 지정하고, 연내 신항만 개발사업 기본계획을 고시하겠다고도 했다.
제주 신항만 개발사업은 총사업비 2조8000억원을 투입해 제주시 삼도2동과 건입동, 용담동 일대에 방파제 등 외곽시설과 크루즈 4선석, 여객 9선석 등 접안시설, 항만 배후부지 등을 확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2019년 정부의 제2차 신항망건설 기본계획에 포함돼 고시됐으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와 코로나19로 국제 관광객이 크게 줄면서 고시 이후 특별한 움직임이 없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 제주도가 역점 추진 중인 제주형 행정체제개편은 의제로 선택되지 못했다.
오영훈 제주지사가 “강원도와 전북도는 기초자치단체를 그대로 둔 채 특별자치도로 출범했다”며 “제주도가 추진하는 행정체제 개편에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이에 대해 특별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토론회 후 제주지역 기자들과 가진 브리핑에서 우동기 지방시대위원장은 “(행정체제개편은)민생 토론회 의제로서는 적절치 않다”고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2시간 가량 이어진 민생 토론회 마무리 발언에서 “의료·교육 등 제주도민의 정주 여건 개선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많은 사람이 와서 살고 싶어하는 제주도가 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민생 토론회 후 보건복지부장관 등과 제주대학교병원을 방문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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