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이에 부끄럽지만…" 언론에 편지 보낸 중년 배우, 왜
유명 드라마 '더 글로리' '재벌집 막내아들' 등에서 감초 역할로 인상을 남긴 배우 이병준(60)이 생애 첫 주연을 맡은 영화 공개를 앞두고 자필 편지를 언론에 보내는 등 적극적인 홍보에 나섰다.
14일 연예계 등에 따르면 이병준은 지난 13일 기자 50여명에게 e메일 등을 통해 편지를 보냈다. 그의 첫 영화 주연 작품인 '카인의 도시'가 다음 달 20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 시사회 및 관객과의 대화(GV)를 앞두고 있어서다.
이병준은 기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20살 젊었던 시절 마냥 좋아서 올랐던 연극 무대, 그리고 1995년 '영원한 제국'의 단역으로 시작한 영화배우의 생활, 솔직히 그 시절엔 잘 몰랐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진정 연기가 무엇이며, 배우 생활이 어떠하리란 것을. 이 길이 저에게 얼마나 많은 기쁨과 눈물을 줄 것을 (몰랐다)"이라며 "그렇게 걷기 시작한 배우라는 직업, 감사하게도 지금껏 무대와 카메라 앞에 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뒤돌아보면 많은 분의 응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고, 그동안 우여곡절과 어려움도 많았지만 그래도 한결같이 제 길을 계속 걸어올 수 있었던 것은 오롯이 고마운 분들의 따뜻한 지원 덕분"이라며 주변에 감사함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육십 간지가 한 바퀴 돌아 지금 나이에 이르러 부끄럽지만, 처음으로 주연을 맡은 영화를 완성했다"라며 "11월 말 개봉에 앞서 시사회 및 GV를 개최하고자 하며, 이 자리에 ○○○ 기자님의 참석을 간청드린다"고 덧붙였다.
이병준은 "(참석한다면) 배우로서 앞으로 연기를 해나가는데 크나큰 힘이 될 것"이라며 기자들에게 시사회 참석을 당부했다.
이병준은 '영화제' 등 영화 관련 키워드로 기사를 검색해 나오는 기자들에게 모두 편지를 보냈다고 한다. 이를 전한 '카인의 도시' 송창수 감독은 14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병준과 함께 색다른 영화 홍보 방안에 대해 고민했다"며 "어떻게 하면 진심이 더 잘 전달될까 하는 생각에 직접 편지를 쓰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병준을 제외하고 신인 배우 위주로 영화를 만들었다"며 "관객 한 분이라도 더 와줬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카인의 도시'는 최근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는 가짜뉴스와 학교폭력, 청소년 마약 등을 소재로 한 스릴러 영화다. 이병준은 가짜 제보에 따른 보도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된 기자 강현수 역할을 맡았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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