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가 널 떠나기 전에 먼저 네가 떠나라!" 저주에도 우뚝 일어섰던 브라질 미드필더, 맨유 떠난다
-주급 8억 고액 연봉 부담
-맨유, 젊은 피로 미드필더진 세대교체 시동

[더게이트]
카세미루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동행이 막을 내린다. 4년간 팀의 중심을 잡았던 브라질 미드필더 카세미루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정들었던 올드 트래퍼드를 떠나 새 둥지를 찾는다.
23일(한국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 등 현지 매체는 맨유가 카세미루의 계약 연장 옵션을 발동하지 않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카세미루의 계약은 오는 여름 만료된다.

4년간 최소 2320억원 투자… '거액 몸값'에 논란도
맨유는 2022년 여름 레알 마드리드에서 카세미루를 영입하며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했다. 이적료만 최소 6000만 파운드(약 1170억원)에 달했고, 주급은 35만 파운드(약 6억 8000만원) 수준이었다. 챔피언스리그 출전 여부에 따라 연봉이 달라졌는데, 출전하지 못한 세 시즌 동안은 1500만 파운드(약 292억원), 출전한 한 시즌에는 1800만 파운드(약 351억원)를 받았다.
디 애슬레틱의 마크 크리칠리 기자는 "네 시즌 동안 카세미루에게 들어간 총비용은 최소 1억 1900만 파운드(약 232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른 살을 넘긴 선수에게 4년 장기 계약을 안긴 시점부터 적절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이유다.
그럼에도 카세미루 영입이 실패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적어도 합류 초기 6개월 동안은 팀의 구세주였다. 에릭 텐 하흐 감독 부임 첫해, 개막 2연패로 휘청이던 맨유에 카세미루는 확실한 해답을 제시했다. 팀의 고질적인 과제였던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를 완벽히 메웠고, 레알 마드리드에서 챔피언스리그를 다섯 차례나 제패한 경험은 팀 체질을 개선하는 데 큰 힘이 됐다. 2023년 3월 카라바오컵 우승 당시에는 에릭 칸토나 이후 최고의 영입이라는 찬사가 쏟아지기도 했다.
문제는 2년 차부터 나타났다. 프리미어리그의 빠른 템포를 따라가는 데 한계를 보였다. 2024년 5월 크리스털 팰리스에 0대 4로 완패한 날, 스카이스포츠 해설자 제이미 캐러거는 "축구가 당신을 떠나기 전에 당신이 먼저 축구를 떠나야 한다"며 잔인한 평가를 내놓았다.
당시 텐 하흐 감독의 전술적 패착도 카세미루의 부진을 부추겼다는 평가다. 30대 중반에 접어든 선수에게 지나치게 넓은 공간 수비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비단 카세미루 개인의 문제만은 아니었으나, 노쇠화에 따른 운동 능력과 기량 저하는 숨길 수 없었다.
하지만 카세미루는 끝까지 프로다운 면모를 잃지 않았다. 루벤 아모림 감독 부임 초기 벤치로 밀려나고 21세 신예 토비 콜리어에게 기회를 내주는 굴욕을 겪으면서도 묵묵히 훈련에 매진했다. 결국 주전 자리를 되찾은 카세미루를 향해 아모림 감독은 "선수단의 모범"이라며 치켜세웠다.

젊은 피 수혈 위해 용퇴 결정
카세미루와 작별을 앞둔 맨유는 이제 대대적인 중원 개편에 나선다. 주급 43만 파운드(약 8억 4000만원, 옵션 포함)에 달하는 카세미루의 몸값은 세대교체를 준비하는 구단에 큰 부담이었다. 가디언은 "맨유가 젊은 선수 영입을 위한 자금 확보 차원에서 카세미루와 작별을 선택했다"고 전했다.
후임 선수로는 브라이턴의 카를로스 발레바, 노팅엄 포레스트의 엘리엇 앤더슨, 크리스털 팰리스의 애덤 워튼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모두 20대 초반의 전도유망한 자원들이다.
카세미루는 다음 행선지를 조기에 확정 짓기 위해 이달 중 이적 발표가 나오기를 희망하고 있다. 올여름 북중미 월드컵에 브라질 대표로 출전한 뒤에도 현역 생활을 이어갈 계획이며, 현재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와 사우디아라비아, 브라질 구단들이 영입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
카세미루는 개인 SNS를 통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평생 가슴에 품고 살 것"이라며 "아직 작별 인사를 하기엔 이르다. 남은 4개월 동안 팬들과 더 많은 추억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마크 크리칠리 기자는 "2320억원이라는 거액이 가치 있게 쓰였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릴 수 있다"면서도 "분명한 점은 카세미루가 있을 때 맨유가 더 강했다는 사실이다. 그를 대체할 선수를 찾는 것은 맨유에 매우 어려운 과제가 될 것"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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