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방주'에 태운 마지막 이 동물들 보고가세요

신혜련 2025. 2. 27.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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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엘 사토리의 내셔널지오그래픽 포토아크, 오는 4월 20일까지

[신혜련 기자]

내셔널지오그래픽 사진전 포토아크가 작년 12월 5일부터 올해 4월 20일까지 서울 송파구 뮤지엄 209에서 열리고 있다. 포토아크는 내셔널지오그래픽 전속 사진작가인 조엘 사토리가 기획하고 설립한 프로젝트 이름이다.

전 세계를 탐험하며 1만 2000여 종에 달하는 생명체들을 사진에 담아 기록을 남기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이다. 더 늦기 전에, 동물들이 멸종해 가고 있음을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서, 이들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기 위함이다.

포토아크는 사진으로(photo) 동물들을 위한 방주(ark)를 담아 낸다는 의미다. 나는 과거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내셔널 지오그래픽 특별전에 갔다가 큰 감동을 받았었다. 그래서 이번 전시 소식을 듣자마자 지난 26일에 한 번 더 다녀왔다.

"조류학자 존 제임스 오듀본은 지금은 멸종된 새들을 그림으로 그렸어요. 1800년대에 이미 몇몇 동물들의 멸종을 예견했죠. 나는 나 자신을 돌아봤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야생에서 사진을 찍었으면서도, 정작 대중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만한 일은 별로 못했더군요." - 조엘 사토리(전시회 설명 중)

설명에 따르면 조엘 사토리는 지난 2021년에 동물들 1만 2000여 종을 촬영하는 데에 성공하였다. 포토아크 시리즈를 내셔널지오그래픽을 통해 여러 번 전시해 왔었는데, 이번 전시회는 '멸종에서 희망으로, 사진으로 엮은 동물의 방주'라는 특별한 부제를 가졌다.
▲ 뮤지엄 209 전시장 입구 잠실역에 있는 소피텔 앰배서더 호텔 3F으로 올라오면 전시장 입구가 보인다.
ⓒ 이미지 촬영=신혜련
"이 세상에는 더 중요하거나 덜 중요한 동물은 없다"
- 조엘 사토리

3mm에 불과한 소코로 쥐며느리부터 키가 3m인 아프리카 코끼리까지 다양한 생물들이 짓는 생동감 넘치는 표정과 눈을 조엘 사토리가 생생하게 담아낸 귀한 사진들이다. 사진전에 전시된 몇 가지 동물들을 소개한다.
이번 전시회 포스터 중 하나에 실린 '검은발족제비'는 북아메리카 평원에 서식하는 족제비 일종으로, 한때 18마리까지 줄어들었다고 한다. 이들은 작은 쥐인 '프레리도그'를 먹이로 하는데, 초원이 농경지로 개발되자 농부들이 프레리도그를 대대적으로 소탕하게 되어 그 여파로 검은발족제비도 급격히 개체수가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 검은발족제비 이번 사진전 포스터 중 하나에 실린 검은발족제비
ⓒ 내셔널지오그래픽포토아크
<서유기>에 나오는 손오공의 모델이 된 원숭이는 들창코가 특징이고 털은 부드러운 금발을 가졌다. 그래서 이름이 '황금들창코원숭이'다. 멋진 황금빛 털로 인해 중국에서는 '금사후'라고 불리며, 보호 동물로 지정되었다고.

다른 원숭이와 달리 엉덩이가 파란색이며, 죽순과 과일 등을 먹는 초식 생활을 한다. 이들은 무척 깔끔한 원숭이로 유명하다. 그런데 코가 들창코인 이유가 있다. 이 원숭이는 해발 3천 미터 고지대에서 살아가는데, 혹독한 강추위에 동상에 걸리는 것을 막기 위해 납작한 코를 발달 시켰다고 한다. 현재 약 10,000마리가 생존해 있다.

'필리핀악어'는 악어 중 가장 작은 악어로, 유일하게 사람처럼 두 발로 설 수 있는 신기한 동물이다. 필리핀에서만 서식하며, 이들을 포획하지 못하게 금지되어 있지만 불법적으로 잡는 일이 많아 멸종 위기에 놓여, 현재 약 250마리가 생존하고 있다.
▲ 필리핀악어 가장 작은 악어로, 사람처럼 설 수 있다.
ⓒ 내셔널지오그래픽포토아크
멸종 위기 동물 중 가장 큰 충격을 받았던 동물은 '붉은정강이두크 원숭이'다. 이들은 항상 나뭇가지 위에서 먹고 자며, 높은 나무 사이를 재빠르게 넘나드는 습성을 가진 원숭이다. 땅으로 내려오는 일이 거의 없어서 붉은 정강이를 본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한다.
그런데 베트남 전에서 군인들은 이들이 나무에서 내려오지 않는 점을 이용해서 사격 연습을 했다고 한다. 또한 고엽제를 뿌려서 엄청난 수의 원숭이들이 죽었고, 불법 포획을 통해 식용이나 모피를 얻는 바람에 이들도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 붉은정강이두크 원숭이 정강이만 붉은색을 가진 원숭이
ⓒ 내셔널지오그래픽포토아크
'북부흰코뿔소'는 코뿔소 뿔이 병에 특별한 효과가 있다는 믿음 때문에 희생되는 동물이다. 하지만 그들 뿔에는 혈관이 있어서 윗부분만 잘라도 위험한데 보통 밑둥까지 자르는 일이 많아서 죽게 된다고 한다.
이들 개체 수는 점점 줄었고, '나비레Nabire'라는 예쁜 이름을 가졌던 이 북부흰코뿔소는 촬영 1주일 후(2015년 7월 17일)에 사망하였다. 이후 마지막 남았던 수컷이 사망하면서, 이제 암컷 단 2마리만 남아있다고 한다.
▲ 북부흰코뿔소 나비레 조엘 사토리가 촬영한 며칠 후 사망한 코뿔소 나비레
ⓒ 내셔널지오그래픽포토아크
반면에, 개체 수가 늘어난 동물들도 있다. '멕시코늑대'는 1980년에 5마리뿐이었는데 2017년에는 383마리로 늘어났다. 또한 '검은발족제비'는 18마리에서 꾸준한 번식과 복원 활동으로 300마리 이상 늘어나 이제는 넓은 지역에 분포되어 있다.
"모든 창조물은 크기와 상관없이 모든 생명은 경이로우며, 고유 가치와 생존할 수 있는 기본적인 권리를 가지고 있다"
- 조엘 사토리

사진전에서 본 동물들마다 놀랍도록 아름다운 색을 입은 자태와 생생한 표정, 살아있는 눈을 잊을 수가 없다. 사람들이 환경과 동물에게 조금만 관심을 가져도 생명체가 멸종되는 것을 막을 수 있으며, 그들이 생존해 가는 것을 도울 수 있다고 조엘 사토리는 강조한다.

이번 전시회는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찬찬히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쉴 수 있는 의자도 곳곳에 마련되어 있다. 그들 눈빛을 한 번 깊이 들여다 보며, 그들과 마음속 대화를 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멸종되어 가는 생명체를 위해 우리가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지 돌아 볼 수 있을 듯하다.

내셔널지오그래픽 사진전

2024.12.05 - 2025.04.20.
오전 10시~오후 7시(입장 마감 오후 6시)
MUSEUM 209 ; 서울 송파구 잠실로 209 소피텔 앰배서더 호텔 3F
(매주 월요일 휴관, 3월 3일 공휴일 정상 운영)

성인 15,000원 / 청소년, 어린이 12,000원 / 무료 입장 36개월 미만
특별 할인 7,000원
(65세 이상/국가유공자/독립유공자/상이군경/장애인/기초생활수급자)
오디오가이드 무료
전시 문의 02-6953-8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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