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못 벌었다”… 대형주 쏠림 현상에 투자자 FOMO 확산
반도체·조선 등 소수 업종만 관심
중형주 8% 소형주 1.2% 상승 그쳐
시장선 ‘K자형 양극화’ 우려 커져

코스피 5000시대가 열렸지만 수혜를 모두가 받는 것은 아니다. 이면에는 그늘도 드리워져 있다. 주식투자를 할 수 없었거나, 하지 않았거나, 투자에 실패한 이들 사이에서는 포모(FOMO·소외에 대한 두려움)가 심화하고 있다. 역대급 불장에 특정 업종에 투자가 몰릴 경우 국내 증시의 구조적 취약성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무엇보다 ‘K자형 양극화’가 고착화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열매는 일부에게만 돌아가고 있다는 게 수치로 확인된다. 이달 들어 코스피는 22일까지 17.52%(종가 기준) 올랐다. 반면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은 코스닥지수는 같은 기간 4.85% 상승하는 데 그쳤다. 국내 증시가 사실상 대형주들의 독무대가 되면서 중·소형주 프리미엄이 강하게 나타나는 ‘1월 효과’도 미미한 상황이다. 코스피 시장만 놓고 보더라도 대형주 지수는 이달 들어 약 20% 올랐지만 중형주와 소형주 지수는 각각 약 8%와 1.2% 오르는 데 그쳤다.
불장의 수혜가 일부에게만 향하는 현상은 지난해부터 심화됐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이 증권사 고객계좌 약 303만개 가운데 지난해 12월 30일 기준 손실을 보고 있는 계좌가 전체의 43.1%(130만개)에 달했다. 코스피의 급격한 상승세가 시장 전반으로 퍼지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 코스피 시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대차 등 우량주가 주도하고 있다. 반도체 대형주에서 다른 업종으로 매수세가 옮겨가는 순환매 장세에도 조방원(조선·방산·원전)과 로봇·자동차 등 소수 업종에만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산업별 성장 속도가 극명하게 갈리는 ‘K자형 양극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신현용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는 대형주에 집중된 상승장이 나타나며 쏠림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며 “10% 이상 급등이 나타난 종목의 비율은 약 10.3%로 1년 내 최대 수준까지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개인이나 기관 투자가가 유망한 업종에 투자하는 건 당연한 선택이다. 다만 음식료·화장품·유통·면세 등 다른 종목에 대한 ‘투자 기피 심리’가 강해지는 건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대형주가 흔들리면 증시 전체가 휘청일 수 있기 때문이다.
빚을 내서라도 상승장에 올라타려는 개미들의 ‘빚투’가 늘어나는 것도 문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빚투 지표로 통하는 신용거래융자잔고는 지난해 말 27조2865억원에서 전날 29조821억원으로 6.58%(1조7956억원) 늘었다. 신용거래융자잔고는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자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뒤 아직 상환하지 않은 금액이다.
박성영 기자 ps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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