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예배 참석이 필수인 중학교,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토끼풀]
중학교는 의무 교육과정이다. 좋든 싫든 거주지 인근의 중학교에 배정받아 3년을 다녀야 한다. 특히 서울은 일부 지역처럼 지망하는 학교를 작성하는 방식이 아닌, 학교군별 전산 추첨으로 학교를 배정한다. 이 과정에서 교육청은 '교통편'과 '학교군별 중학교 수용 능력'을 고려한다. '희망 종교'나 '기피 종교' 등 요소는 고려 대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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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시내 사립·국공립 중학교 비율(자료출처 : 서울시교육청 '2025년 상반기 학교별 일람표' |
| ⓒ 문성호 |
아침 예배가 필수인 중학교, "신앙 강요는 없다"지만...
법적으로 종교 과목을 듣는 것은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선택해야 한다. 그런데 종교재단에서 세운 종립학교(미션스쿨)들은 예산 대부분을 정부에서 지원받아 사실상 공립적 성격이 있는데도 포교를 위한 종교 교육을 한다.
<토끼풀> 취재 결과, 영락교회에서 설립한 영락중학교의 1·2학년은 '종교' 대신 '환경' 과목을 듣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다. 환경 과목 자체가 개설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영락중학교 교수학습 운영 계획'을 보면, 1·2학년에는 '종교' 과목만 개설됐다. 3학년에만 '종교'와 '환경'이 함께 개설됐다.
영락중학교에 다니는 A 학생(중1)은 지난 1일 기자에게 "친구들이 종교 수업을 들으니까 다들 종교를 듣는다"라고 했다. 실질적 선택권이 보장되지 않는 것이다.
그나마 종교 과목은 선택권이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예배는 선택권이 주어지지 않는다. A 학생은 "종교 수업은 필수가 아니지만, 수요일 아침 예배는 필수 참여"라고 했다. 같은 학교에 다니는 B 학생도 "수요일 아침 8시 25분부터 9시 15분까지 예배를 하는데, 모든 학생이 참여한다"고 했다.
영락중 관계자는 지난 5일 <토끼풀>에 "기독교에 대한 거부감을 갖지 않도록 신앙 강요는 없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영락중학교 교목(학교 소속 목사)은 취재를 거절했다.
종교재단 92%, 법정부담금 미납... 한 푼도 안 낸 곳도
이런 가운데 종교재단 가운데는 법적 의무인 법정부담금조차 제대로 납부하고 있지 않는 곳들이 있다. 사립학교 법정부담금은 교직원 건강보험료 등을 납부하는 데 쓰이는 돈으로, 서울시의 경우 학교가 내지 않으면 서울시교육청 예산으로 충당한다.
마지막으로 통계가 공개된 2022년 기준으로 중학교를 운영하는 종교재단들은 평균적으로 법정부담금의 22%만 냈다. 비종교재단들이 평균 29% 가까이 낸 것에 비해 7%포인트 낮은 수치다.
전체 사립 중학교 재단 가운데 법정부담금을 완납한 곳은 동성중학교를 운영하는 가톨릭재단과 영훈국제중학교를 운영하는 영훈학원, 이화여자대학교 사범대학 부속 이화·금란중학교를 운영하는 이화학당 3곳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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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교재단별 법정부담금 납부 현황(자료 : 서울시교육청 2022년 '관내 사립학교 법정부담금 법인부담률 현황' |
| ⓒ 문성호 |
종교재단이 세운 종립학교(미션스쿨)들은 자신들이 포교를 위해 설립됐다는 사실을 명확히 하고 있다. 재단 정관에는 "사랑과 봉사정신을 체득한 기독교적 인격양성을 위주(영락학원)", "기독교 진리에 기초하여 중등교육을 실시(숭실학원)" 등이 명시돼 있다. 교훈에도 "하나님을 공경하고, 이웃을 사랑하자(영락중)"나 통일교 핵심 이념인 '순결'을 강조한 "정직, 순결, 친절, 봉사(선정중)"처럼 종교적 색채가 드러나 있다.
대학교의 경우 진학을 학생 본인이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종교 교육의 정당성이 인정되고, 고등학교의 경우에도 지망하는 학교로 배정이 되고 극단적인 경우 자퇴할 수 있기 때문에 최소한의 종교 교육의 자유는 인정된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중학교는 학생이 진학을 거부할 수 없고, 자퇴도 불가하기 때문에 종교 교육에 대한 자율성이 더욱 폭넓게 보장돼야 한다.
의무 교육인 중학교에서 이뤄지는 암묵적 종교 강요는 인권 침해라고 볼 수도 있다. 학생인권조례에는 '학생에게 예배·법회 등 종교적 행사의 참여나 기도·참선 등 종교적 행위를 강요하는 행위'와 '학생에게 특정 종교과목의 수강을 강요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조항이 명시돼 있고, 이에 대한 대법원 판례(2008다38288)까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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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의 한 중학교 교목실 |
| ⓒ 문성호 |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토끼풀에도 실립니다. 토끼풀은 은평구 청소년들이 만드는 독립언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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