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실의 알고듣는 클래식](49) 바흐의 아리오소 (Cantata BWV156)
가끔 주위의 지인들에게 받는 질문이 있다. 한 해의 마지막을 장식하면서 듣는 클래식음악으로는 어떤 곡이 좋을가 하는 질문이다. 필자 역시 스스로에게 물어보곤 한다. 한 해의 끝자락에 와서 듣는 음악으로 필자가 꼽은 곡은 바흐의 칸타타다. 그런데 칸타타나 오라토리오는 왠지 길고 성악을 위주로 한다는 고정관념 때문에 쉽게 접하지 않았던 쟝르다. 따라서 좀 가벼운 마음으로 들으려다가 그만 손을 놓아 버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그러나 오늘 소개하는 바흐 칸타타의 아리오소는 좀 다르다. 이미 그 음률이 널리 알려져서 누구라도 들으면 금방 알게 되는 곡으로 서정성이 풍부한 선율로 많은 악기들의 독주나 관현악곡으로 편곡되어 알려진 곡이다. 칸타타는 이탈리아어 칸타레(cantare 노래하다)의 어원으로 바로크시대에 성행했던 다악장 성악곡을 말한다. 바흐의 칸타타는 성서를 바탕으로 한 종교적(교회)칸타타와 일상 이야기나 시대 풍자를 그린 세속적 칸타타(Secular Cantata)로 나눈다. 300여 곡의 교회 칸타타 중 남아 있는 곡은 이백 곡에 불과하고 세속 칸타타 역시 삼사십 곡에 불과하다. 따라서 그의 작품 번호 중 교회 칸타타는 200번 이하로 제한되어 있고 세속적 칸타타의 작품번호는 200번 이후로 되어있음을 볼 수 있다.
그러면 우리가 주로 크리스마스 즈음에서 교회에서 부르는 오라토리오와 칸타타는 어떻게 다를까, 우리에게 둘 다 매우 흡사하게 느껴지는 이 두 쟝르는 사실 다르다. 그 중에서도 분명하게 다른 점은 오라토리오는 훨씬 규모와 길이에 있어서 크고 길며, 내용도 분명히 있고 종교적이다, 심지어는 그 내용이 방대하고 어려워서 해설자가 있어야 할 정도다. 대표적인 오라토리오는 헨델의 메시아나 하이든의 천지창조 등이 있다. 이에 비해 칸타타는 종교 뿐 아니라 세속적인 칸타타도 있고 종교적 내용보다는 서정성을 많이 담고 있다. 17세기 바로크에서 성행했던 쟝르 중 하나인 칸타타는 바흐에 의해 완성된 쟝르다.
오늘 소개하는 바흐의 칸타타 BWV-156의 원제는 "한쪽 발은 무덤을 딛고 나는 서 있도다"이다. 바흐가 이 작품을 작곡할 당시 첫 부인과 사별 후 두번 째 부인과 사이에서 낳은 아이 셋을 모두 잃어버리는 슬픔을 겪었을 때다. 얼마나 신(God)이 원망스러웠을까 그러나 마침내 음악으로 승화시키면서 자신은 죽음 앞에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유한한 존재지만 무한하고 온전한 신(God)께 자신의 모두를 맡긴다는 내용의 칸타타를 작곡하게 된다. 아리오소(Arioso)는 이 칸타타의 서주 부분을 의미하는데 노래하듯이 하라는 뜻의 아리아를 생각하면 된다.
유려하게 흐르는 시작부분은 허밍으로 따라 부를 수 있을 정도로 그리 어렵지 않다. 따라서 현악, 목관, 금관악기는 물론이요, 피아노 쳄발로, 하프시코드, 올갠등 심지어는 기타까지 동원해서 연주되곤 하는 부분이다. 서정성이 풍부하면서도 뒤쪽으로 가면서는 절제의 미가 물신 풍기는 곡, 그리고 마침내는 삶과 죽음이 전혀 다른 세상의 것이 아니고 동일 선상에 있다는 걸 확인 한 순간 나타난 달관자의 모습이 보인다. 잠시 그 당시의 바흐의 모습을 떠올려본다. 무덤에 한쪽 발을 딛고 서 있을 때의 마음가짐이 어땠을까, 얼마나 많이 신을 원망했을 것이며 삶의 의욕을 잃었을 것인가. 얼마나 오랫동안 방황하고 한 가닥 빛도 없는 산속을 헤메듯 깜깜한 날들이 엄습해왔을가, 끝이 안 보이는 터널 속을 혼자 뚜벅뚜벅 걸어갈 때의 공포, 불안 그리고 허무에 싸여 세상을 하직하고 싶을 때, 그때 떠오르는 악상으로 인해 바흐는 자신의 처지를 감사함으로 바꾸고 이토록 훌륭한 곡을 작곡하여 대대에 남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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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출생. 1986년 2월 미국으로 건너감.
2005년 수필 '보통 사람의 삶'으로 문학저널 수필부문 등단.
2020년 단편소설 '사랑법 개론'으로 미주한국소설가협회 신인상수상
-저서:
2015년 1월 '뉴요커 정은실의 클래식과 에세이의 만남' 출간.
2019년 6월 '정은실의 영화 속 클래식 산책' 출간
-칼럼:
뉴욕일보에 '정은실의 클래식이 들리네' 컬럼 2년 게재
뉴욕일보에 '정은실의 영화 속 클래식' 컬럼 1년 게재
'정은실의 테마가 있는 여행스케치' 컬럼2년 게재
'정은실의 스토리가 있는 고전음악감상' 게재 중
퀸즈식물원 이사, 퀸즈 YWCA 강사, 미동부한인문인협회회원,미주한국소설가협회회원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소설가협회회원, KALA 회원
뉴욕일보 고정 컬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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