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지 손잡은 이재명 "금정구청장 보궐은 2차 정권심판"

김보성 2024. 9. 24.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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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한동훈·조국 이어 24일 서동미로시장행... 10.16 재보선 1박2일 지원전 펼쳐

[김보성 kimbsv1@ohmynews.com]

 24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부산시 금정구 서동미로시장을 찾아 김경지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예비후보 지원전에 나섰다.
ⓒ 김보성
"여기가 머시라고 저래 찾아오노?"

24일 오후 4시 20분쯤 부산 금정구 서동미로시장 주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국 조국혁신당,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에 이어 이곳을 찾는다는 소식에 김아무개(67)씨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듯 툭 말을 던졌다. 여러 당의 지도부가 왜 이곳을 경쟁적으로 방문하는지 알 수가 없다는 얘기였다.

그는 "아무리 이렇게 해도 아직 구청장을 다시 뽑는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라며 여야간의 각축전과 달리 구민들 사이에선 아직 선거 분위기가 뜨겁지 않다고 귀띔했다. 질문이 더 나올세라 그는 무심한 표정으로 황급히 자리를 떴다. 그러나 건너편에 있던 정아무개(45)씨의 생각은 김씨와 달랐다.

정씨는 "그래도 제대로 된 놈을 뽑아야 바뀐다"라며 "나는 이미 찍을 곳을 정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 운영을 매우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정씨는 "의료대란이 없다는 게 말이 되느냐. 지지율이 20%로 떨어지면 달라질 법도 한해 고집을 피우고 있다. 저러면 안 된다"라고 대통령에게 훈수를 뒀다. 그는 이를 바꾸려면 더 요란하게 선거를 치러야 한다고 봤다.

여야 계속되는 서동미로시장 방문... 상인들 "살기 힘들어"
 24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부산시 금정구 서동미로시장을 찾아 김경지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예비후보 지원전에 나섰다. 1시간 가까이 전통시장을 돌아본 이 대표가 마지막에 유세를 펼치고 있는 모습.
ⓒ 김보성
 24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부산시 금정구 서동미로시장을 찾아 김경지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예비후보 지원전에 나서자 한 지지자가 '윤석열 탄핵' 내용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다.
ⓒ 김보성
이로부터 40분 뒤인 오후 5시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서동미로시장이라고 적힌 입구에 드디어 모습을 드러내자 정씨의 말대로 이 일대가 굉장히 소란스러워졌다. 짧게 발언을 마친 이 대표는 취재진과 유튜버, 지지자들이 한데 엉킨 인파를 헤치고 상인들을 하나둘씩 만나기 시작했다.

본선 등록을 코앞에 두고 있지만, 이 대표의 금정구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9일 이재성 민주당 부산시당 위원장이 이 대표의 역할 관련 질문에 "중앙당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것으로 이미 얘기가 돼 있고, 이 대표 역시 적절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날이 그날이 됐다.

여러 상인은 '민주당 지지'를 호소하는 이 대표와 옆에 선 김경지 예비후보에게 먼저 악수를 청하거나 기념촬영을 하는 등 관심을 보였다. 이 대표와 김 예비후보도 가게 곳곳에서 물품을 구매하며 반가운 표정으로 대화를 건넸다.
 24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부산시 금정구 서동미로시장을 찾아 김경지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예비후보 지원전에 나섰다. 생목으로 김 예비후보 지지 유세를 펼치고 있는 이 대표.
ⓒ 김보성
최근 고물가 상황을 반영하는 모습도 언론 카메라에 잡혔다. 김장 시기를 앞두고 이 대표는 한 채소가게에서 1만7000원에 달하는 배추 한 포기 가격을 듣고 놀라는 모습을 보였다. 그의 입에선 "금배추"라는 탄식이 터져 나왔다. 이런 이 대표를 보며 다른 상인은 "살기가 너무 힘들다. 정치권이 신경을 좀 써달라"라는 말을 던졌다.

1시간 가까이 서동미로시장을 둘러보는 과정에서 이 대표는 생목 연설까지 마다하지 않았다. 이는 별도의 대중 유세를 하지 않은 한동훈, 조국 대표의 모습과 대비를 이뤘다. 이 대표가 던진 여러 메시지는 윤석열 대통령을 정면 겨냥하는 데 방점이 찍혔다.

그는 "지난 총선에서 국민께서 정권 정신 차리라고 야당에 압도적 다수 의석을 몰아줬는데 변한 게 하나도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옛날로 돌아가고 있다. 더 나빠지는데도 개선하기보단 고집이 더 늘어나는 것 같다"고 직격했다.

"민주당 뽑아 엉망진창인 국정 바로잡아야"
 24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부산시 금정구 서동미로시장을 찾아 김경지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예비후보 지원전에 나섰다.
ⓒ 김보성
그러면서 그는 "이대로 갈 수는 없다. 훌륭한 준비된 김경지 예비후보를 잘못가고 있는 정권의 경고장으로 잘 활용해달라"고 한 표를 당부했다. 유세마다 이번 보궐이 지난 총선에 이은 2차 경고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앞서 시장에 도착하자마자 취재진 앞에 서서 한 말도 같은 내용이었다.

"지금 이 나라가 참으로 어렵다. 자영업자들이 100만씩이나 폐업했고, 의료대란으로 정말로 많은 사람이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있다. 경제가 나아질 것 같지도 않고, 민생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데, 정부의 대책은 정말로 전혀 보이지 않는다.

(중략) 정권에 대한 2차 심판의 성격이 있다. 지금처럼 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 부산시민들이 금정구민들이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을 꼭 보여주길 부탁드린다. 그래야 엉망진창인 국정이 제대로 다시 정상화될 여지가 생긴다."
 24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부산시 금정구 서동미로시장을 찾아 김경지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예비후보 지원전에 나서자 한 지지자가 '김건희 특검' 내용이 담긴 손팻말을 들고 있다.
ⓒ 김보성
부산의 일정을 전통시장에서 소화한 이 대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25일까지 1박2일 지원전을 이어가기로 했다. 금정구에 당력을 집중하는 구도를 만든 셈이다. 민주당은 "다음날 최고위원회 회의를 열어 선거 지원방안을 논의하고, 부산대에서 대학생 기자단을 만나 대화를 나눈다"고 추가 일정을 설명했다. 특히 최고위 자리에선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류제성 예비후보가 제안한 단일화 관련 입장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이 대표의 부산행에 국민의힘은 윤일현 예비후보 선거대책위를 출범시켜 사실상 맞불을 놨다. 선거 조직에는 다선 전현직 국회의원들이 전면에 포진됐다. 국민의힘은 "서병수 전 의원, 조경태·이헌승·김도읍·김희정 의원이 공동선대위원장을, 총괄선대본부장은 박수영·백종헌 의원이 맡기로 했다"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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