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 170명 안 탔는데 그냥 가버린 비행기…'황당 출발' 전말
최충일 2025. 3. 5.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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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만원 손해 봤다” “입학식 못 가 아쉬워”

“이틀간 일을 멈춰 다른 장비를 보내는 바람에 500만원 이상 손해를 봤습니다” 5일 오후 5시2분 제주국제공항에 도착한 로얄에어필리핀 RW242편에서 내린 승객 김모(55·제주시)씨의 첫 말이다. 김 씨는 이어 “E 티켓에 출발 시간이 정확히 3월 3일 16시30분으로 찍혀 있었다”며 “돈은 돈대로 쓰고 시간도 날렸다”고 강조했다.
다른 승객 양모(61·제주시)씨는 “항공사 등 필리핀 여행업계가 시간관념이 없는 것 같다”며 “가족끼리 필리핀 처가에 간 만큼 나는 크게 불편한 점이 없었지만, 다른 분들은 고생을 많이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초등학생은 “4일 열린 입학식에 참석하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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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 안 태우고 황당 출발한 필리핀 비행기

제주와 마닐라(필리핀)를 잇는 직항 전세기가 탑승이 예정됐던 승객들을 현지에 놔둔 채 제주로 출발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이날 제주 땅을 밟은 승객은 마닐라에서 이틀을 더 체류한 뒤에야 제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여행객은 대부분 제주도민이다. 제주 관광업계에 따르면 애초 3일 마닐라에서 오후 4시30분(현지시각)쯤 제주로 출발할 예정이었던 로얄에어 전세기가 낮 12시30분쯤 170여 명의 승객을 태우지 않고 출발했다. 4시간가량 이른 출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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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현지 여행사, 항공사 불통이 원인”

승객들은 귀국을 준비하고 있었지만, 항공기는 이미 떠난 뒤였다. 항공기 이륙 당시 여행사 측은 관광객들을 차량에 태우고 공항으로 향하던 길이었다. 이동 중 상황을 파악한 여행사 측은 공항 대신 숙박시설로 다시 돌아갔다.
사태의 원인은 제주 지역 여행사와 현지 여행사, 항공사 간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이 꼽힌다. 제주 여행사는 모객을 담당했다. 여행 일정과 항공사와의 운항 시간 조율은 현지 여행사 몫이었다. 제주지역 여행사 측은 항공사 측으로부터 받은 항공기 운항 일정표에 따라 움직였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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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사 측 “처음부터 오후 4시30분 출발 기재”

여행상품을 담당한 여행사 관계자는 “처음부터 귀국편 전세기 항공기 출발시간이 현지시각 오후 4시30분이었고, 항공편 티켓에도 같은 시간이 기재돼 있었다”며 “현재 필리핀 현지 여행사와 로얄항공이 정확한 경위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반면 항공사 측은 전세기 일정 변경은 없었으며 여행사 측이 시간을 잘못 인지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해당 항공기는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이날 첫 운항에 나선 전세기다. 올해 6차례 전세기 투입을 계획하고 있었다.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가 제주 직항 국제노선 전세기에 인센티브를 지원하고, 제주·필리핀 여행사들이 협력해 취항했다.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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