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삼성전자 노사 협상 최종 결렬 총파업 현실화…팹 셧다운 30조원 증발 위기
17시간 마라톤 협상 성과급 이견 못 좁혀…21일 5만명 규모 총파업 예고
팹 가동 중단 시 하루 수조원대 피해 불가피…글로벌 AI 공급망 붕괴 우려

[디지털데일리 배태용기자] 삼성전자 노사가 정부의 마지막 중재 시도에도 불구하고 성과급 제도를 둘러싼 견해차를 좁히지 못한 채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사측은 노조의 결렬 선언에 대해 국민적 불안을 끼치는 행동이라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으나 노조는 사상 초유의 총파업 강행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어 반도체 공급망 30조원규모의 손실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12일부터 이날 새벽까지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2026년 임금협약 체결을 위한 2차 사후조정 회의를 가졌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전날 오전 10시 시작된 논의는 17시간 동안 이어졌으나 이날 오전 3시경 노조 측의 협상 종료 선언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협상 결렬 직후 최승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사측이 성과급 상한 50%를 유지하는 등 퇴보된 안건을 가져왔다며 적법한 절차에 따라 오는 21일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측은 협상 결렬 직후 입장문을 내고 정부의 다양한 대안 제시에도 불구하고 노조가 일방적으로 결렬을 선언한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했다. 삼성전자는 "노조의 이번 결정은 회사측은 물론 협상 타결을 기다리는 임직원 그리고 주주와 국민들에게 큰 걱정과 불안을 끼치는 행동이다"라며 매우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사측은 "노조가 경영 실적에 따른 유연한 제도화를 거부하고 경직된 제도화만을 시종 고수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도 "마지막까지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한 대화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덧붙였다.
◆ 멈추면 다 죽는다…30조원 손실 팹 셧다운 공포
이번 협상 결렬로 인해 삼성전자는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노조는 오는 21일 예정된 총파업에 5만명 이상의 조합원이 참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도체 공장은 24시간 내내 멈춤 없이 가동돼야 하는 특성상 단 한 시간의 중단만으로도 치명적인 결과가 초래된다. 라인이 멈추면 공정 중이던 웨이퍼 전량을 폐기해야 하며 한 번 멈춘 장비를 다시 가동해 정상 수율을 확보하기까지는 수개월의 시간이 소요될 수도 있다.
재계에서는 실제 총파업이 단행될 경우 반도체 초호황기에 따른 고객사 이탈과 공급망 훼손 등 직간접적으로 30조원에서 40조원이상의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개별 기업의 손실을 넘어 국가 수출의 핵심인 반도체 경쟁력 자체를 뒤흔드는 사안이다. 최근 평택 P4 공장의 3페이즈 및 4페이즈 라인 장비 셋업 일정을 앞당기며 AI 수요에 대응하던 회사의 전략에도 급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1분기 호실적을 발판 삼아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려던 삼성전자의 미래 청사진이 파업이라는 암초를 만나 표류하게 된 셈이다.
정부는 국민 경제를 해칠 우려가 있을 때 쟁의를 강제로 중단시키는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하지만 노조 측은 사측이 제기한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에 강력히 대응하며 파업 수순을 밟겠다는 의지가 확고해 노사 간의 강 대 강 대치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번 파업 위기는 글로벌 IT 밸류체인 전체를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변수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고용량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물량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생산 차질은 글로벌 빅테크 고객사들의 인공지능 서버 구축 일정 지연으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핵심 고객사들이 공급 안정성을 이유로 경쟁사로 물량을 돌릴 경우 삼성전자가 공들여 쌓아온 시장 신뢰도는 순식간에 추락하게 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태가 기술 초격차 확보를 위한 골든타임을 허비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대만 TSMC와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경쟁사들은 막대한 투자를 앞세워 인공지능 시장 점유율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경쟁사들이 전력 질주하는 엄중한 시기에 내부 갈등으로 발목이 잡히는 것은 삼성전자 반도체 경쟁력을 스스로 깎아먹는 자해 행위가 될 수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패권 경쟁이 국가 대항전으로 번진 상황에서 노사가 대승적인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 반도체 시장 전문가는 "인공지능 메모리 시장은 속도전이 핵심인데 이번 파업으로 생산과 연구개발 리듬이 깨진다면 그 영향은 수년 뒤에나 나타날 만큼 치명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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