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쓰의 재발견]③"푸드 업사이클링, 잃어버린 근육…기후 변화 늦춘다"

임온유 2024. 9. 23.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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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공황 시절 나의 할머니는 브로콜리 꽃뿐 아니라 줄기로도 수프를 만들었다. 지금은 쓰레기통에 무더기로 버려지는 그 줄기 말이다. 식재료를 남김없이 먹던 과거의 삶의 방식은 선택의 문제가 아닌 일상을 관통하는 관행이었다."

오엔브링 CEO는 "현재 식량 시장은 너무나도 불안정한 상태"라면서 "푸드 업사이클링을 통해 탄소를 줄이고 기존 식량을 활용한다면 더욱 건강한 미래의 식량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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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푸드업사이클링 협회(UFA)
어맨다 오엔브링 CEO 인터뷰
지구 온난화·식량의 재분배 해법

"미국 대공황 시절 나의 할머니는 브로콜리 꽃뿐 아니라 줄기로도 수프를 만들었다. 지금은 쓰레기통에 무더기로 버려지는 그 줄기 말이다. 식재료를 남김없이 먹던 과거의 삶의 방식은 선택의 문제가 아닌 일상을 관통하는 관행이었다."

어맨다 오엔브링 미국 업사이클링 푸드 협회(UFA) 최고경영자(CEO)는 푸드 업사이클링을 '잃어버린 근육'에 비유했다. 자주 쓰지 않아 퇴화했을 뿐 우리 몸 속에 여전히 남아 있는 능력이라는 뜻이었다. 오엔브링 CEO는 "과거의 우리는 '모조리 먹는 법'에 대해 알고 있었다"면서 "음식이 넘쳐나는 지금 우리는 그 기억을 잊었지만 원한다면 언제든 되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 맨해튼의 한 호텔에서 아만다 오엔브링 미국 업사이클링 푸드 협회(UFA) CEO가 인터뷰하고 있다. 임온유기자 ioy@

지금도 전 세계 곳곳에서 이 기억을 잊지 않고 실천하는 인류가 있다. 그는 "무엇이라 불러야 할지 모를 뿐 한국에서도 푸드 업사이클링은 각각의 방식으로 실천되고 있다"면서 "푸드 업사이클링이란 개념이 널리 퍼져 자주 사용된다면 잃어버린 근육을 회복하기 위한 추진력이 더욱 향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엔브링 CEO는 푸드 업사이클링을 두고 '버려질 뻔한 재료를 믿을 수 있는 공급망을 통해 재생산해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행위'라고 정의했다.

왜 하필 푸드 업사이클링? "식량 재분배와 이상기후 해결 두 마리 토끼"

먹을 것이 넘쳐나는 시대 우리는 왜 남겨진 부산물 혹은 가치가 떨어진 농산물을 소비해야 하는 걸까. 오엔브링 CEO는 푸드 업사이클링을 통한 '식량 재분배'와 '이상기후 해결'을 핵심 이유로 꼽았다.

UFA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는 매년 모든 과일과 채소의 45%, 생선과 해산물의 35%, 곡물의 20%, 유제품의 20%, 육류·가금류의 20%가 손실되거나 낭비된다. 오엔브링 CEO는 "음식물 폐기를 통해 연간 13억t의 쓰레기가 발생하는데 이는 매년 20억명에게 식량을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상에는 많은 음식이 있지만 배고픈 사람도 넘쳐난다"면서 "푸드 업사이클링은 낭비와 굶주림이 공존하는 불균형을 깨고 식량을 재분배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푸드 업사이클링이 지구 온난화에 따른 이상기후를 해결하기 위한 발자취가 될 수 있음도 강조했다. 식품 생산과 폐기에서 발생한 탄소는 폭염·가뭄·홍수와 같은 기후 변화를 가속화할 뿐더러 이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식량 재배 면적이 급격히 감소하는 중이다. 최근 옥수수, 밀, 카카오, 커피 등 생산량 급감으로 국제 시세가 요동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오엔브링 CEO는 "현재 식량 시장은 너무나도 불안정한 상태"라면서 "푸드 업사이클링을 통해 탄소를 줄이고 기존 식량을 활용한다면 더욱 건강한 미래의 식량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리건 주에 사는 그는 "뉴욕행 비행기가 난기류로 몇시간 지연됐었다"면서 "우리는 이상기후 탓에 앞으로 예상하지 못한 나쁜 일들을 더욱 자주 겪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푸드 업사이클링이라는 개인의 작은 행동이 기후 변화를 늦추는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아만다 오엔브링 미국 푸드 업사이클링 협회 CEO가 6월 말 열린 뉴욕 써머 팬시 푸드 쇼의 기조연설자로 나섰다. 임온유 기자 ioy@

뉴욕=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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