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기업 감원 칼바람...불안한 한국 법인

연합뉴스

글로벌 IT기업들이 실적 부진을 만회하려고 직원을 대량 해고하고 있다. 이 여파가 한국에도 미쳤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는 이달 초 트위터 코리아 홍보담당자 등 직원 약 25% 이메일 계정 접속을 차단했다. 해고 통보는 개별 이메일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위터 홍보대행 전 관계자는 “우리도 그렇고 트위터코리아 직원들도 갑자기 해고됐다”며 “우리 모두 예측하지 못했고 준비된 게 아니어서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관련법에 따라 보상을 받았을 것”이라고 답했다.

메타, 아마존 등 다른 빅테크 기업도 구조조정 대열에 합류했다.

메타는 전 세계 직원 1만1000명(약 13%) 해고를 결정했다. 마크 주커버그 메타 CEO는 지난 9일 자사 홈페이지에 “감원은 비용 절감을 위한 최후 수단”이라며 “앞으로도 재량지출을 줄이고 내년 1분기까지 채용도 동결 하겠다”고 밝혔다.

주커버그 CEO는 “매출 성장이 예상되는 온라인 상거래 투자규모를 대폭 늘리기로 했지만, 온라인 상거래가 이전 추세로 돌아갔을 뿐만 아니라 거시경제 침체와 경쟁 심화, 광고 시그널 관련 영향 등으로 인해 매출이 기대에 훨씬 미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세계 최대 상거래업체인 아마존도 역대 최대 규모 구조조정을 앞두고 있다.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앤디 재시 아마존 CEO는 17일(현지시각) “인력 감축은 내년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마존 시가총액은 경기 침체 우려로 실적 부진이 예상되면서 1조 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아마존 시가총액은 17일(미국 기준) 9676억 달러다.

한국 근로자 입장에서 보면 일방적으로 비칠 수 있는 대량해고가 미국에서 가능한 이유는 노동법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직원을 고용할 때 ‘임의고용의 원칙’이 적용된다. 이는 회사와 직원이 각자 임의로 고용관계를 종료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한국 근로기준법 상 회사는 정당한 사유 없이 직원을 해고할 수 없다.

미국은 임의고용의 원칙에 따라 회사는 별다른 사유가 없어도 직원에게 미리 해고 통보를 하지 않고도 직원을 해고 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직원도 별다른 사유가 없이도 회사에 미리 사직 통보를 하지 않고도 회사를 그만둘 수 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직원을 자를 순 없다. 미국 기업도 ‘불법적인 이유’로는 직원을 해고할 수 없다. 불법적인 이유로 직원을 해고한 기업은 법적 책임을 진다.

불법적인 이유엔 △직원이 산재 신청이나 시간 외 수당, 휴식, 병가 휴직 등 노동법상 보장된 혜택을 요구했기 때문에 해고한 경우 △사내 불법영업행태를 폭로해서 보복성으로 해고를 한 경우 △법적으로 금지된 차별로 해고한 경우가 해당한다.

대량 해고를 실시한 기업들이 특정 국가를 지목하지 않은 만큼 트위터 사례가 한국에서 우후죽순처럼 퍼질 지는 불확실하다. 한국법인들은 그러나 내심 불안해하는 분위기다. 

메타코리아는 해고 영향이 미칠지에 관해선 “전달 받은 게 없다”고 했다. 구글코리아도 “아는 내용이 없다”라고만 답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