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영향력 침투' 한국은 13위…파키스탄 1위, 일본 52번째

이승호 2022. 12. 1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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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파키스탄 남부 바딘 지역에 설치된 중국의 구호 텐트에서 현지 주민이 아이를 안고 서 있다. 신화=연합뉴스

세계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가장 크게 미치는 나라는 어디일까. 한국 내에서 중국의 입김이 가장 큰 분야는 뭘까. 이런 궁금함을 해소해 줄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대만의 비영리단체인 ‘대만민주실험실(Double Think Labs·DTL)’이 최근 발표한 ‘차이나 인덱스(중국의 영향력 지수) 2022’다.

차이나 인덱스는 중국이 정치·경제적인 영향력을 이용해 세계 각국에 침투하고 있는 상황을 지수화한 것이다. 올해 첫 조사에서 DTL은 전 세계 82개국을 대상으로 삼았다.

조사 기간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3월까지로, 82개국의 정치, 경제, 군사, 법, 외교, 학술, 미디어, 사회, 기술 등 총 9가지 분야에 미치는 중국의 영향을 조사했다. 각 분야는 11개 지표로 세분화했으며, 여기서 나온 평가 점수를 모두 합산해 국가별 총점을 산출했다. 조사는 설문 방식으로 이뤄졌고, DTL의 각국 파트너 기관과 학자, 전문가, 언론인, 싱크탱크 및 시민사회단체 연구원들이 응답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조사 결과 중국의 입김이 가장 크게 미치는 나라는 파키스탄이었다. 파키스탄은 중국이 벌이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 해상 실크로드)’ 사업의 핵심 협력 국가다. 이에 지난 10년 간 중국은 파키스탄에 인프라 투자 등을 위해 수천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진행해왔다.

중국과 파키스탄은 파키스탄 과다르항과 중국의 신장위구르자치구 사이 2800㎞ 구간에 철도와 송유관을 건설하는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CPEC)’ 사업도 공동으로 추진 중이다. 자유유럽방송·자유라디오(RFE·RL)는 “조사 결과에선 특히 파키스탄의 군사 관계, 기술 및 외교 정책과 같은 분야에서 최근 중국의 영향력이 급속히 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최근 인도가 미국 주도의 대중국 견제 협의체인 ‘쿼드’(Quad)에 참여하자 인도와 적대관계인 파키스탄과 군사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동남아 영향 최고…중앙아시아서도 존재감 뚜렷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이 지난 2019년 6월 키르기스스탄을 방문해 소론바이 제엔베코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에게 훈장을 수여받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역별로 보면 동남아시아에서 중국의 영향이 가장 컸다. 캄보디아(2위), 싱가포르(3위), 태국(4위), 필리핀(7위), 말레이시아(10위) 등이 상위권에 자리했다. 남미와 아프리카 대륙에서도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었다. 페루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이 공동 5위에 올랐다. DTL은 페루의 사례는 미국이 방심한 틈을 타 중국이 중남미에서 자원 사냥에 나서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남아공은 이른바 브릭스(BRICS·신흥 경제 5개국) 일원으로 중국과 지속적인 경제적 우호 관계를 유지해왔다.

중앙아시아에서도 중국의 영향력이 뚜렷했다. 키르기스스탄과 타지키스탄이 8위와 9위를 차지했다. 카자흐스탄도 15위에 올랐다. RFE·RL는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이 지역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러시아가 지난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외교 관계 다각화를 위해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힘쓰고 있다”며 “당초 이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은 무역과 투자 등 경제 분야에 편중됐지만, 최근엔 국방 및 안보, 외교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에선 경제·법 집행·국내정치·학계 영향력 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일 서울 중구 주한중국대사관에 마련된 고(故) 장쩌민 전 중국 국가주석 분향소를 찾아 조문한 뒤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한국은 82개 나라 중 13위로 조사됐다. 분야별로 보면 경제 영역에서의 영향력이 가장 높았다. 경제 분야에서 중국의 영향력은 82개국 평균이 33.6%인데 반해 한국은 72.7%였다. 다음으로 법 집행(62.5%), 국내 정치(52.3%)와 외교(52.3%), 학계(47.7%)등이 세계 평균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하며 중국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사회(18.2%)와 군사(18.2%) 분야는 세계 평균보다 낮았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한편 중국과 패권 경쟁을 벌이는 미국에서 중국의 영향력은 21위였다. 학계와 국내 정치, 미디어 영역에서 특히 중국의 침투력이 컸다. 일본은 중국과 무역, 관광 등에서 깊이 얽혀있음에도 52위밖에 되지 않았다. 조사 대상국 중 중국의 영향력이 가장 낮았던 국가는 남미의 파라과이였다.

우밍쉬안(吳銘軒) DTL 공동이사장은 RFE·RL에 “차이나 인덱스 조사는 중국의 영향력이 미치는 다양한 측면과 실제로는 어떤 형태를 띄고 있는지에 대해 전 세계의 인식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조사를 통해 중국이 세계 각국에 압력을 가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에 대해 알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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