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억 성과급 부족했나…삼전 직원들, 70만원 위해 서류위조
“안 그래도 성과급 때문에 바깥 시선이 곱지 않아 몸을 사리고 있는데, 일부 미꾸라지 때문에 도매급으로 욕을 먹으니 분위기가 뒤숭숭합니다.”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에서 근무하는 한 엔지니어는 9일 사내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일부 직원들의 월세지원금 부정수급 의혹이 불거지면서다. 삼성전자가 사실관계 확인에 나선 대상만 1000명 안팎으로 알려졌다. 최근 DS부문의 높은 성과급을 놓고 외부 시선이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지원금까지 부당하게 누렸다는 논란이 겹쳤다.
삼성전자는 2022년부터 평택사업장 등에서 근무하는 저연차 직원에게 월 최대 70만원의 주거비를 지원하고 있다. 대상은 전용면적 33㎡(약 10평) 미만 오피스텔·원룸·1.5룸 등이다.

하지만 일부 직원이 주거비 지원금을 받기 위해 실제 본인의 임대차계약과 다른 ‘회사 제출용 계약서’를 따로 만든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실제로는 33㎡를 넘는 집이나 투룸 등에 살면서 제출 서류에는 면적을 줄이거나 원룸·1.5룸으로 기재하는 식이다. 관리비 일부를 월세로 돌려 적은 사례도 거론된다. 삼성전자 측은 “수급자를 대상으로 실제 계약 내용과 제출 서류를 대조하는 내부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를 마친 뒤 징계 여부와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일부 직원은 억울함을 호소했다. 한 재직자는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평택에 강제로 끌려왔고 면적을 바꾸는 방법도 부동산에서 먼저 알려줬다”고 적었다. 또 다른 직원은 “회사에서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왜 이제 와서 난리냐”며 관리 책임을 문제 삼았다.
![[사진 블라인드 캡처]](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9/10/joongang/20260910002809147gvia.jpg)
하지만 내부 시선은 싸늘하다. DS부문 한 연구원은 “일부 구성원의 꼼수 때문에 다른 복지마저 축소될까 봐 걱정이다. 성인이 자기 판단으로 실행한 일인 만큼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지원 기간이 끝났다고 면죄부를 줘선 안 된다”며 과거 수급자까지 전수조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징계 수위를 가를 핵심은 ‘고의성’이다. 지원 기준과 면적 초과 사실을 알았는지, 실제 계약서와 다른 제출용 계약서를 별도로 작성했는지 등이 판단 기준이 될 수 있다.
법원도 회사 비용 부정사용 사건에서 액수보다 고의성과 신뢰 훼손을 무겁게 봐 왔다. 실제 지난해 2월 서울고법은 2명이 참석한 사적인 식사 자리에 8명이 참석한 것처럼 꾸며 법인카드로 23만5000원을 결제한 준정부기관 직원의 징계해고가 정당하다고 지난해 판단했고, 대법원도 이를 확정했다.
2011년 서울행정법원은 승객에게 받은 버스요금 400원씩 두 차례, 총 800원을 빼돌린 버스기사의 해고도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액수가 작더라도 운송수입금을 고의로 빼돌려 노사 간 신뢰를 훼손했다는 이유다.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 대형 이동통신사는 지방 발령 직원들이 월세지원 서류를 장기간 사실과 다르게 작성한 사실을 적발해 일부를 징계해고했다.
형사책임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형사법 전문인 조범석 법률사무소 석상 변호사는 “실제와 다른 계약서를 제출해 회사가 이를 믿고 지원금을 지급했다면 원래 지급액과 실제 지급액의 차액을 편취한 것으로 사기죄가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액수의 문제가 아니라 회사가 추구하는 ‘인테그리티(진실성)’를 훼손했다는 점에서 가볍게 넘어갈 사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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