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을 한번 해보겠다" 여대생 접대 강요 의혹 대학총장 논란
국립대학교 총장이 과거 여학생 10명에게 노래방 접대를 강요했다는 제보가 뒤늦게 나와 논란이다.
국회 교육위원회는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서울대, 서울대 병원, 서울대 치과 병원, 한경국립대, 경인교대 등을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이 자리에 출석한 한경국립대 이원희 총장은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부터 2009년 있었던 성 비위 사건 제보에 대한 질의를 받았다.
백승아 의원은 이원희 총장을 향해 "총장님의 성 비위 제보가 있다"며 "2009년 충남 천안 한 리조트에서 매니페스토 우수사례 경진대회가 있었는데 이때 이원희 총장께서 직접 1박 2일 행사 도우미 아르바이트 여학생 10명을 모집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여학생들에게 행사 당일 저녁, 교수 및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등의 접대 명목으로 노래방 참석을 강요했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이 학생들에게 사과하실 의향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이 총장은 "만약 그런 일이 있었다면 사과를 하겠다"며 "(지금은) 제가 기억을 하지 못하겠다"고 답했다. 백 의원이 "현재 기억이 안 나면 미래에는 기억이 날 수 있냐"고 하자 이 총장은 "한번 점검해 보겠다"고 했다.
백 의원이 거듭 "이 수많은 제보자들이 다 입을 맞춰서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거냐"고 하자 이 총장은 "그런 일이 있었다면 저는 분명히 사과를…"이라고 같은 말을 되풀이했다. 그러자 백 의원은 목소리를 높이며 "있었다면 이라니요! 제보자가 몇 명인데!"라면서 이 총장을 강하게 질타했다.
이 총장이 또 "반성을 한번 해보겠습니다"라고 하자 백 의원은 "여학생들에게 사과하세요! 기억을 더듬을 게 아니라 지금 학생들을 더듬었잖아요!"라며 호통을 쳤다.
이 총장은 "그 학생들에게는 개별적으로라도 제가 사과를 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에 백 의원은 "학생들은 지금 총장님 무서워서, 뵙기 싫어서, 두려움에 떨면서 익명으로 제보했는데 뭘 만나요!"라며 거듭 이 총장을 질타했다.
이와 관련해 이날 국감에선 "한경대를 즉각 감사해야 한다", "감사가 아니라 형사고발감"이라는 의견들이 나왔다.
한편 국감에서는 이 총장 성 비위 제보 외에도 김건희 여사 논문 대필 의혹을 받고 있는 주요 증인 설민신 한경대 교수가 불참한 것에 대해서도 질타가 나왔다.
민주당 소속의 김영호 교육위원장은 "설 교수가 지난해에는 성 비위 문제가 폭로되고 올해는 등록금 횡령 의혹도 불거지지 않았나. 이미 학교 명예를 심각하게 실추했고, 더 이상의 정상적인 강의는 힘들다고 보인다"며 "학교 측의 조치가 필요하다. 즉각 파면은 할 수 없느냐"고 말했다. 김대식 국민의힘 의원도 "이렇게 의혹이 계속 나오는데 왜 안 나오나, 나와서 떳떳하게 해명하는 게 낫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총장은 "(배임 의혹) 문제는 학교에서 감사를 실시했다. 현재 당사자 사실 확인 관계를 거쳐서 일정한 징계 처분도 이루어질 것이고, 횡령이나 배임의 의심이 있으면 강제적으로 경찰에 수사 의뢰를 하도록 했다. 향후 그 절차를 해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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