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세가 고공행진… 집 사기도 세 살기도 힘든 세상
씨 마르는 매물에 세입자 애간장
접근성 좋은 경기지역으로 확산
매매가도 덩달아 오름폭 키워

서울 아파트를 구입하기도, 빌려 살기도 어려워지고 있다. 매매가와 전세가가 동시에 오름폭을 키우고 있어서다. 우상향 곡선을 그리던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결국 10년 6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21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5월 셋째 주 주간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29% 상승했다. 2015년 11월 둘째 주(0.31%) 이후 10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 18일까지 누적 3.20% 오르며 지난해 같은 기간 상승률(0.52%)의 6배를 넘었다. 전셋값 상승률은 송파(0.51%), 성동(0.49%), 성북(0.47%), 광진·도봉(0.42%), 노원(0.39%) 순으로 높았다.

서울 전셋값 상승은 인접 경기 지역까지 번졌다. 광명(0.72%), 화성 동탄(0.42%), 안양 동안(0.38%), 성남 중원(0.33%) 등은 0.30% 이상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서울 접근성이 좋거나 직주근접 수요가 있는 곳들이다.
전세 매물 부족이 전셋값 상승으로 이어졌다. 입주 물량이 감소한 데다 토지거래허가제 등으로 부동산 시장이 실거주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시장에 나올 전세 매물이 줄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2만9161가구로 지난해보다 31.6% 감소했다. 내년엔 올해보다 더 줄어든 1만1349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지난 10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가 시작되면서 팔리지 않은 매물 일부가 전세 시장에 나왔지만 쌓인 대기수요를 채우기엔 역부족이다. 이날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전세 매물은 1만7369건으로, 지난 9일(1만6380건)보다 6.0% 늘었지만 1년 전(2만6276건)과 비교하면 33.9% 줄어든 수준이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결혼이나 독립으로 인한 가구 분화가 활발하고 서울 외 지역에서 수요가 유입되면서 임대차 대기수요가 많아졌다”며 “입주 물량과 시장에 나와줘야 할 임대차 물량이 동시에 줄고 있어 전월세 시장 불안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매매가도 덩달아 오름폭을 키웠다. 서울 아파트값은 0.31% 상승하며 지난주(0.28%)보다 상승 폭을 키웠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조치가 발표됐던 지난 1월 마지막 주(0.31%) 수준이다. 강북(0.33→0.45%), 관악(0.20→0.45%), 도봉(0.24→0.37%), 중랑(0.20→0.25%) 등에서 상승 폭이 커졌다. 성북(0.49%), 서대문(0.46%), 동대문(0.34%) 등도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전세값이 오르다보니 서울 외곽에선 전세 대신 대출을 더 받아 집을 매매하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며 “생애 최초 수요가 외곽에 몰리고 있어 집값은 한동안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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